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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GTA를 제대로 잡아보았습니다. 이전에도 조금씩 해 본 적이 있는데 잠깐 하다 만 게 끝입니다. GTA2는  아마 많은 학교에 이른바 립버전으로 많이 깔려있었을 거에요. GTA2는 3편과는 달리 탑뷰 시점에 2D게임이었는데 영어를 몰랐던 저 같은 학생들은 사람을 쏴서 죽이는 게임이라며 탱크 타고 사람 죽이고 한 판 하고 말았을 겁니다. 제대로 해 본 사람은 많이는 안 될 거고 저도 그랬습니다.


 2001년작 답게 지금 보여지는 그래픽은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별로입니다. 하지만 나올 당시에는 굉장한 그래픽 중 하나였죠. 그때 당시에도 인물은 각이 많이 져서 못났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인물은 굴곡이 많아서 여전히 안 좋아 보입니다. 옛날 게임이라 인물들의 행동이 엉성한 것도 지금 보면 우스꽝스럽습니다. 옛날 게임이지만 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점은 놀랍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경하나는 최고입니다. 리버티 시티를 배경으로 한 배경 하나하나가 아름다워서 최고인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큰 도시를 통째로 넣어서 표현한 것이 당시에는 정말 놀라움 중에 하나였습니다.


 2편에서 3편으로 넘어오면서 3D로 탈바꿈을 했고 시점도 바뀌어서 건물을 표현하는데 좀 더 세밀해져야 했는데, 대단히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차가 아니면 다 둘러보기도 힘들만큼 큰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고 오가는 차, 수 많은 사람들, 비도 오는 날씨 변화, 낮과 밤의 존재는 도시를 생동감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각진 모습이 인상적인 인물 표현]


[인상적인 도시 표현]


  제가 어렸을 시절에는 일본RPG가 강세였고 거기서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순수하고 강하며 정의로운 녀석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GTA2는 지나가던 사람도 죽일 수 있고 경찰도 다 때려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소문대로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남의 차를 훔칠 수도 있으며 매춘부를 태워 으슥한 곳에 데려가 잠자리를 가질 수도 있는 등 범죄를 적나라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게임의 특별한 점이자 즐거운 면이며 최고의 자유도를 자랑하는 오픈월드, 샌드박스 게임의 선구자라는 수식어를 듣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시 놀라웠던 점은 사람을 죽이는 것 뿐 아니라 그 이후의 상황입니다. 사람을 때리거나 차를 훔치면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을 맞서 싸우기도 합니다. 자유롭게 때리다가 갱의 일원을 치기라도 하면 근처에 있는 갱들이 몰려와 보복을 하기도 하고 살인사건을 경찰이 알게되면 경찰차가 출동하는데 경찰을 따돌리겠다고 경찰을 죽이기 시작하면 헬기에 FBI에다가 심지어 탱크까지 출동해서 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도색을 통해서 차량의 색을 바꾸거나 미션을 해결하면 경찰을 따돌릴 수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놀라운 상호작용이 도시를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거죠.


[아무 꺼리낌 없이 사람조차 죽일 수 있는 GTA시리즈]


 오래된 게임이라서 그런지 요즘게임보다는 부족한 면이 많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출입할 수 있는 건물이 거의 없으며 돈이 있어도 사용할 곳은 무기를 사거나 특정 미션 몇몇개 뿐이며 도시 사람들은 거의 다 똑같이 생겼고 대화도 안되며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닐 뿐입니다. 하지만 나올 당시에는 멋진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마약 거래를 하며 욕설에 경찰에 대한 총기난사가 가능한 게임내용 때문에 뉴스에서도 폭력게임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했었습니다. 저는 게임때문에 사람들이 살인마가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러한 걱정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할 정도로 상당한 자유도가 보장됩니다.


[돈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무기상점]


 게임의 제목인 위대한 차도둑답게 GTA3에서 차량은 필수적입니다. 넓은 도시를 뛰어다닐만큼 인내심이 좋은 사람이 있을수도 있지만 특정 미션은 시간제한까지 있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안됩니다. 차는 어디에서든 탈 수 있습니다. 공원에 주차되어 있는 차는 물론 길거리에서 다른사람이 주행중인 것도 빼앗아서 탈 수 있습니다. 도대체 사람들이 차 문을 안 잠그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차도둑답게 잠긴 차 문을 벌컥벌컥 여는 것인지 비법은 모르겠으나 어쨌든 다 탈 수 있습니다.


 그란 투리스모도 아니기 때문에 핸들링도 자유롭긴한데 그렇다고 해서 차량을 운전하는 게 쉬운 건 아닙니다. 몇몇 유저는 신호를 다 지키고 제한속도를 지키면서 플레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가면 답답해 미치기 때문에 속도를 내게 됩니다. 속도를 내다보면 코너를 도는게 쉬운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차체가 대부분 가벼운지 엄청나게 들리기도 하고 한 번 부딪히면 종이작처럼 날아가는데다가 대부분의 차량은 내구도도 별로라서 한두번 부딪히면 보닛 뚜껑이나 좌석의 문이 다 날아가는 것은 예사도 아닙니다. 그래도 조금씩 적응하면 운전하며 도시를 헤집고 다니는 것 자체가 꽤나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차 종류도 꽤나 되기 때문에 골라서 탈 수 있어서 좋고 특정 지역 혹은 특징 미션에서만 나오는 차량도 존재합니다. 이동을 할 때는 빠른 스포츠카 종류를 타게 되고 갱들과의 전투가 있을때는 대형차처럼 크고 단단한 차량을 타게 되는데 어떤 차든 특성이 있어서 취향에 맞게 탈 수 있습니다. 게임 아니면 언제 이렇게 많은 차를 몰아보겠습니까.


 차량은 보통 1회용으로 한 번 몰았다가 버리고 다른 것을 타기 마련이지만 얻기 어렵거나 아끼는 차량이라면 자신의 보금자리에 마련되어 있는 차고에 넣어놓으면 제한된 수량까지는 보존할 수 있으며 넣어놓고 차고 문을 닫으면 수리까지 됩니다.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많은 차가 준비되어 있다]


[특정미션에서는 차 이외의 탈 것도 존재한다]


 장르가 액션 어드벤쳐게임인 GTA3에는 전투 부분 또한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미션에서 살인 청부를 상당히 많이 받게 되고 때로는 갱들을 쓸어버리거나 특정 인물을 죽이라는 임무를 받게 되죠.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 대부분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고 사람을 죽이는 것 또한 차로 할 수 있습니다. 차로 사람을 밟아버리면 소세지 터지는 소리를 내며 죽습니다. 차에 탄 채로 양 옆을 보면서 우지라는 총으로 난사를 하는 것도 가능해서 차에서 내리지 않아서 미션을 완수할 수 있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차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맨주먹으로 모든 미션을 깨는 것도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무리수고 적어도 집 앞에 항상 존재하는 몽둥이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총을 가진 있는 적에게 이것 또한 무리이기 때문에 총을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초반 미션 몇개를 깨면 상점의 위치를 알려주고 이 상점에서 우지와 권총을 구입할 수 있고 초반 시작인 포트랜드 섬을 벗어나 스톤튼 섬으로 가면 더욱 많은 종류의 총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경찰에 잡히거나 체력이 다해 죽어도 게임오버를 당하지 않고 약간의 돈과 모든 무기를 박탈당하고 경찰서 혹은 병원 앞에서 바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일반 시민이 다치면 말도안되는 운전실력을 뽐내며 달려온 구급차가 그들을 금방 살려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화타들이 즐비한 곳이 바로 GTA3의 무대인 리버티 시티입니다.


[차로 치어 죽이거나 차 안에서 우지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먹이나 몽둥이질은 기본]


 문제는 이 총 쏘는 것이 너무 구식이라 재미가 없다는 점입니다. 총을 선택하면 화면 가운데에 조준점이 나타나서 쏘면 되는데 총알 튀는 맛도 없고 박력도 없지만 이런 것은 옛날 게임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작감이 정말 거지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플스패드를 연결해서 괜찮긴 했지만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GTA3은 오래된 게임답게 엑스박스 패드가 지원하는 X-input을 지원하지 않고 D-input을 지원해서 엑박패드를 사용하려면 유저가 만든 패치를 받아야 하는 점도 요즘에 하기엔 불편한 점입니다. 


 엑박패드를 기준으로 보면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시점을 이동하고 A버튼으로 달리기 B버튼으로 방아쇠를 당길 수 있습니다. 보통 오른쪽 스틱과 A,B,X,Y 모두 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준을 하는 동시에 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검지손가락으로 A와 B버튼을 사용해야만 하는데 그것이 무지하게 불편한데다가 패드 감도조절까지 안됩니다. 돌격소총 같은 경우에는 적을 정확히 중앙에 두고 사격하면 맞질 않고 약간 왼쪽 아래를 노리고 쏴야 정확하게 나가서 도대체 뭘 조준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여기에 저격총 같은 경우는 줌을 한 이후 시점조절을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해야하는 해괴망측한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난이도도 상당히 올갑니다. 저격총이나 돌격소총으로 머리나 팔 다리를 쏘면 절단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특이한 경험을 선사해주기도 합니다만 총 쏘는 데에서는 재미를 느끼긴 힘듭니다.


[쉽지 않은 총격전]


[멀리서 저격하는 것이 가장 괜찮은 선택]


 전투와는 다르게 미션의 구성은 지금 해봐도 나름 괜찮습니다. 처음에는 갱단의 똘마니처럼 형수님 운전기사 역할을 하지만 그 이후에는 다른 갱들을 유인해서 폭탄으로 처리한다던가, 에잇 볼과 협력하여 갱단의 배를 침몰시키기도 하고 보스를 암살하기도 합니다. 때론 경찰서를 폭파시켜 특정 인물을 빼내오기도 하며 부패 경찰을 도와서 증인을 사살하거나 증거를 없애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차를 이용한 미션이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갱단의 일을 하기 위해서 레이스를 펼치기도 하고 미끼가 되어 경찰에게 쫓기기도 해서 주가 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주어지는 미션과 전화기를 통해 받는 미션은 구성도 좋고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물론 차에 내려서 하는 전투는 크게 재미있진 않지만 GTA답게 차에 타서 해결하는 미션이 많으면 갱단 그리고 경찰과의 숨막히는 추격전, 암살작전도 많아서 재미집니다.


 하지만 초기 오픈월드작답게 그 이외는 즐길만한 것이 많이 없습니다. 게임 내에 다양한 미니게임도 없는 편이고 다른 미션은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택시 등을 타면 주는 미션들인데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며 대단히 반복적이라서 2~3번 하다보면 더 이상 하고싶은 마음이 없어져 버립니다.. 초기 오픈월드작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이정도는 넘어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여전히 이 게임이 즐거운 이유는 다양한 미션 구성 때문이다]


 리버티 시티 은행을 터는 주인공과 일행 두명은 일이 끝난 후 도망을 치지만 연인이라고 믿었던 카탈리나가 주인공을 쏜 후에 가방을 가지고 다른 한 남자와 도망을 가면서 게임이 시작합니다. 10년형을 받고 교도소로 이송되는 와중에 한 갱단이 같이 이송되던 할아범을 구해주기 위해 차량을 습격하게 되고 어부지리로 자유의 몸이 된 주인공은 함께 이송되던 에잇볼과 함께 마피아 갱단에서 조그마한 일부터 시작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이 게임에 과연 줄거리가 중요한가 싶을 정도로 별 내용이 없습니다. 마피아와 일을 하다보면 마피아 보스의 여자인 마리아와 엮이게 되면서 스톤튼 섬으로 건너가게 되고 그곳에서 야쿠자와 일하게 되는데 그 사람이 또 부패경찰을 소개시켜주고 하다보면 갱단의 보스들도 죽이게 됩니다. 뜬금없이 무슨 일만 터지면 열심히 일한 주인공을 탓하질 않나 갑자기 사라지는 놈도 있어서 도저히 이게 제대로 이야기가 연결되고 있는건가 싶을정도로 엉망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션까지도 내용이 단편적이라 서로 연결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흥미로운 점은 처음 주인공을 쏘고 간 카탈리나라는 여성이 후반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데 이것 또한 별 내용이 없습니다. 갱단과의 권력다툼 속에서의 비열함이나 처절함 같은 것은 느껴지지도 않고 그저 이름도 없고 말도 없는 주인공이 수동적으로 미션만 해결하는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각 미션마다 대사가 10마디면 많은 편이고 오프닝과 엔딩때 나오는 뉴스 아줌마 대사가 가장 길 정도이며 잘 꾸며진 컷신조차 없어서 이 게임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습니다. GTA3의 가장 큰 단점은 주제를 알 수 없는 이야기 전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인에게 버림받은 주인공]


[천운이 따라 감방으로 가던 도중 탈출에 성공한다]


  발매하고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서는 멍청하고 단조로운 인공지능, 엉성한 구조의 이야기, 바보같은 조작감을 자랑하는 총격전, 다양한 미니게임도 없어서 최신 오픈월드, 샌드박스게임에서 오는 재미를 느끼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션 구성이 다양해서 쏠쏠한 재미를 주는 편이고 차를 운전하며 넓게 펼쳐진 도시를 돌아다니는 맛은 여전히 살아 있는 편이라 할 만한 점도 분명 있기는 있는 게임입니다. 3편보다는 바이스 시티를 기대하고 있어요.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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