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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사일런트힐3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넘버링을 달고 나온 사일런트힐4 : 더 룸을 잡았습니다. 처음으로 부제를 달고 나왔으며 게임 내의 변화 또한 대단히 큰 시리즈였습니다.

 사일런트힐4는 부제에 걸맞게 방안에서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시작하자마자 놀라운 것은 주인공 방안에서 1인칭 시점으로 진행이 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조사를 시작하는 다른 장소에서는 3인칭으로 표현이 됩니다만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1인칭 시점이 나와 놀라웠습니다.


 인물 표현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전작 또한 인물의 표현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도 얼굴표정은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배경 표현이 상당히 심심한 편입니다. 압도적인 어둠과 공포를 상징하는 이면세계가 없어서 인상적인 배경도 없는 것도 한 몫을 하고 1인칭으로 표현한 방에 존재하는 물건들의 표현이 1인칭에 어울리지 않게 세세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주인공 타운셴드의 침대 옆에 있는 전화기는 절망적인 수준을 보여줘 실망감을 안겨줍니다. 3인칭으로 표현된 모습은 꽤나 좋은 편입니다.


[인물표현이 좋다]


[1인칭으로 표현되는 방의 모습과 대단한 표현을 보여주는 전화기]


[3인칭 표현은 대단히 좋은 편이다]


 사일런트힐4는 시리즈의 전통적인 전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만 근접무기의 활용도가 조금 더 올라갔습니다. 공격자세를 잡고 공격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게이지가 차고 버튼을 떼면 공격을 할 수 있는데 게이지를 끝까지 채우면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어 좀 더 공격법이 다양해졌고 시야도 탁 트여있어서 전투가 어렵진 않습니다. 


[자기 턱이 돌아갈 정도의 풀 스윙이 가능하다]


 이번작에서는 최초로 유령이라는 존재가 추가되면서 유령을 되치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이 추가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령은 퇴치가 불가능하여 설사 무기로 공격해 죽는척 하며 바닥에 쓰러져도 곧 일어나 플레이어를 공격합니다. 거기에 성자의 메달을 착용하고 있지 않으면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대미지를 입게 되니 골치아픕니다. 

 유일한 방법은 복종의 검을 꽂는 방법인데, 유령을 퇴치할 순 없지만 검을 박아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종의 검은 게임 전체를 통틀어서 얼마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게 써야합니다. 복종의 검을 꽂았다가 빼서 재활용을 해도 되긴 합니다. 당연하게도 검을 뽑으면 같이 꽂혀있던 유령도 활동을 시작합니다. 


유령의 존재가 사일런트힐4의 신선함을 가져다 주었냐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날아다니는 것 말고는 큰 특징도 없으며 차라리 다른 괴물들이 더욱 더 기괴하고 끔찍해 게임의 분위기와 더욱 어울립니다. 유령의 숫자를 극도로 제한하여 놀라게 하는 용도로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이 나와요.


[게임 내내 괴롭히는 유령]


[복종의 검으로 묶어둘 수 있다]


 이 게임의 큰 문제가 하나 있는데 바로 시리즈의 전통적인 면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조작이나 공격방식에서 유사성을 느낄 순 있지만, 사일런트힐 마을 특유의 안개와 라디오소리, 무엇보다 이면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어둠과 공포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시리즈의 대표적인 것이 사라져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차라리 게임 중반 이후에 집에서 등장하는 심령현상이 더욱 무섭게 느껴집니다. 이 현상은 양초를 키거나 성자의 메달을 착용하면 없앨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같은 맵을 두번씩 쓰는 원가절감이라는 효율적인 개발방식을 택해 참된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사일런트힐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던 퍼즐이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난이도에 따라 다른 퍼즐을 구성했던 전작과 비교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퇴보하게 되었으며, 덕분에 탐색과 전투가 반복되는 단순한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일정 이상 진행하면 집에서도 심령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사일런트힐4의 설정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헨리 타운셴드가 애쉬필드라는 작은 도시의 사우스 애쉬필드 하이츠라는 아파트 302호로 이사를 온지 2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5일 전부터 같은 악몽을 꾸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방에서 나갈 수가 없게 됩니다. 큰 목소리로 외쳐도 밖에선 들리지 않고 모든 문은 잠겨 열리지도 않게 되는데 이러한 심령현상은 공포 스릴러 장르에 잘 어울리는 좋은 소재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집에 갇힌 상황]


  그렇게 방 안에 갇혀 5일을 보낸 후 갑자기 화장실에서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구멍을 통해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가는 곳마다 본 적 없는 괴물과 유령이 등장함은 물론이고 한명씩 희생자가 생겨나는데다가 희생자의 몸에는 알 수 없는 숫자까지 새겨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가도 방에서 탈출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주인공인 헨리는 자신이 살기 전 302호실에 살았던 저널리스트가 남겨놓은 붉은 종이를 발견하며 진실에 접근해 갑니다.


[벽의 구멍과 붉은 종이를 통해 사건을 조사해 나가야 한다]


 사일런트힐의 한 고아원에서 살았으며 몇년전 감옥에서 자살한 살인마 월터 설리반을 조사하고 있던 저널리스트는 주인공처럼 302호실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버렸다고 합니다. 바로 이 월터 설리반과 그가 행하려고 했던 21성사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데 너무 처지지 않게 하지만 지나치게 급하지도 않게 전개되는 과정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인상적인 연출로 인해 주술적인 묘사 월터 설리반이 믿고 있는 종교의식 그리고 그의 출생과 성장과정을 알아가는 전개가 웬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더욱 높은 몰입도를 선사해 줍니다.


 딱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바로 성우의 목소리 연기입니다. 특히 주인공인 헨리 타운셴드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차분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한 문장 한 문장 어색함을 심어줍니다. 물론 제가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이 정도의 연기력은 게임의 질을 낮출 정도에요.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듣자마자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바로 듭니다. 외국어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어색하게 느끼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계속해서 생겨나는 희생자]


[뛰어난 연출들]


사일런트힐4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공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시리즈 특유의 요소들이 사라져 안타까운 작품입니다. 사일런트힐의 종교가 중요한 설정으로 쓰이긴 하지만 플레이 할 때 느껴지는 유사성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여기에다가 같은 맵을 두번 재탕하는 모습은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사라진 퍼즐요소는 그야말로 게임의 단순함만을 불어넣었습니다.


 전작에 비해 아쉬움이 남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작품입니다. 액션게임처럼 화려하거나 공포라는 이름하에 지속적인 잔인함만을 내세우지 않음에도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긴장감이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길지 않은 플레이시간과 함께 이야기의 흡인력이 높아서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사일런트힐 시리즈의 높은 기대감 때문에 지나치게 저평가 된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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