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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팔콤이 최초로 만든 풀 3D게임인 구루민입니다. 그 전 하늘의 궤적이나 이스는 인물이 2D였기 때문에 이 작품이 모든 것을 3D로 표현한 첫 작품입니다. 물론 팔콤이 2D를 넘어서 3D로 갈때부터 그래픽이 최고 수준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이 게임도 2004년 작품이며 그래픽이 최고 수준은 아닙니다만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게 아기자기함을 강조해 나름 봐줄만한 그래픽입니다. 최근의 행보에 비하면 2004년 발매된 구루민은 그래픽에 어느정도 신경을 썼다고 볼 수 있고 개성도 살아있어서 고전작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보면 HD화까지 된 스팀판은 지금도 그럭저럭 볼만합니다. 히지만 역시 뛰어나진 않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네요.


 더불어서 최초로 더빙을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메인 스토리는 더빙이 되어있는데 주인공인 파린은 국어책 읽기식으로 더빙이 되어 있습니다. 초 슈퍼 프리티 미사일 킥을 직접 들어보면 기절초풍을 하게 되죠. 일부러 이런 식으로 더빙을 한 것이 확실한 것이 다른 인물은 제대로 된 더빙이 들어있는 것을 들어보면 알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엉뚱하긴 하지만 주인공이 감정이 없는 사람도 아닌데 왜 이래 해놨는지 모르겠네요. 나름 중독성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제대로 된 더빙이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이런 국어책 읽기가 하다보면 어울리긴 합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

[별 내용없는 오프닝 영상도 준비되어 있다]


 구루민은 기본적으로 액션RPG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어린 소녀가 전설의 드릴을 들고 도깨비들을 쳐부수는 겁니다. 이스처럼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진 않지만 느리지는 않고 다양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기술도 준비가 되어 있어서 평타에서 이어지는 다양한 콤보를 먹이는 재미가 있습니다. 중반을 넘어가면서 강한 갑옷을 입은 적이 있어서 차지공격으로 갑옷을 벗겨내야 하기도 하고 속성을 가지고 있는 적도 나타나기 때문에 차근차근 얻게되는 3개의 속성부품을 잘 바꾸어 가면서 공략하는 맛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약간 심심한 면도 있으면서 의외로 질리지 않는 면이 있는 전투입니다.


 특이한 것이 크리티컬 체계인데, 화면 상단에 음표가 나타나고 그 음표가 중앙에 정확히 모이는 순간에 공격하게 되면 크리티컬이 차게 됩니다. 그런데 굳이 이 음표를 맞춰서 크리티컬을 열심히 맞추지 않아도 공격횟수가 워낙 많아서 잘 터지는 편입니다. 이 크리티컬 횟수가 100번을 채우게 되면 드릴이 레벨업을 하게 되는데, 이 드릴의 레벨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드릴 레벨을 올리면 통상공격이 강해질뿐만 아니라 게임을 진행해나감에 따라 실린더라는 인물에게 살 수 있는 기술을 쓰게되는 조건이 됩니다. 즉, 드릴레벨이 1이라면 레벨1 수준의 기술만이 나가고 레벨이 3이면 레벨3 수준의 기술이 나가게 됩니다. 기술은 커맨드 입력으로 나가는데 입력조건이 대단히 널널해서 대충 해줘도 나가기 때문에 어려울 건 없지만 드릴 레벨이 낮아서 레벨3 기술이 나가지 않게되면 보스전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드릴레벨은 파린이 대미지를 입을 시 조금씩 떨어지기 때문에 보스전에서 대미지를 입게 되어 드릴레벨이 떨어지면 제대로 된 기술을 쓸 수 없게 되니 큰 문제가 생깁니다. 노멀 난이도 기준으로는 블랙빈 정도만이 어렵다고 할 수 있는데 드릴레벨과 회피등의 요소 때문에 보스전이 꽤나 스릴있는 편이라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나름 화려한 전투]


[마지막 보스보다 어려운 난적 블랙빈의 무시무시한 공격]


 구루민은 전형적인 RPG보다는 던전 하나하나를 공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나로 된 마을에서 밖으로 나오면 여러 던전이 있고 그곳을 하나하나 공략해가면서 진행을 해나가는 것이죠. 던전은 짧으면 10분도 걸리지 않고 길어도 20분 정도로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에 팔콤이 잘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 던전 표현이 심심하지 않다는 겁니다. 최근 이스8도 하고 있지만 최근에 나오는 팔콤 게임은 던전이 대단히 단순합니다. 과거 스토리보다는 플레이 자체에 더 신경을 많이 쓸 시절에 만들어졌던 회사라 복잡하고 어렵진 않지만 심심하지 않은 퍼즐요소를 던전에 넣었었는데 구루민은 다행히도 던전구성이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갈수록 퍼즐요소와 숨겨진 요소가 등장을 해서 던전을 공략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광산차를 타고 다니는 던전이나 스위치 조작을 통해 보물상자를 먹어야 하는 등 수집요소를 위한 요소들도 준비가 되어 있고 던전마다 점수를 내서 메달을 주기 때문에 메달을 모아 좋은 모자를 구입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던전 안에 있는 모든 항아리를 깨고 보물상자를 먹어야 해서 나름 머리를 써야합니다. 어렵진 않지만 반드시 막히는 구간이 등장하니 머리도 써야하고 필수적으로 얻어야 하는 장비부품도 얻어야 깰 수 있어서 던전을 파헤치는 것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각 던전마다 나름대로의 퍼즐이 준비되어 있다]


 12세 어린 소녀 파린은 부모님의 출장으로 인해 할아버지를 포함해 고작 5명이 살고 있는 광산마을 티스로 오게 됩니다. 하지만 돈 벌러 온 어른들밖에 없는 이 마을에서 친구하나 사귈 수 없다는 절망감을 느끼는 그 때!! 마을의 경비견에게 쫓기는 소녀를 발견하게 되고 구해주게 되는데 이 소녀는 자신을 도깨비라고 소녀하며 자신의 마을로 초대하게 됩니다.


 도깨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파린, 하지만 곧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게 됩니다. 바로 얼마 전 이 근방에 나타났다는 또 다른 도깨비, 팬톰이라는 녀석들이 도깨비 홈을 파괴하고 도깨비 친구들을 잡아간 겁니다. 우리의 파린은 도깨비 전설에서 나오는 용 토카론을 봉인했다는 드릴을 뽑아내고 그 드릴로 팬톰과 맞서며 도깨비 친구들을 구해내고 평화를 가져다줘야 합니다.


[재미없는 광산마을에서 만나게 된 도깨비 친구들]


[전설의 드릴로 팬톰을 무찌르자]


 딱 봐도 알듯이 피터팬과 같은 동화적인 내용입니다. 유치하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며 실제로 크게 몰입감이 있진 않습니다. 그래도 유쾌한 매력의 도깨비들을 잘 표현했고 짧은 플레이시간이라서 내용이 빠르게 빠르게 전개되어 질질끌지 않아서 좋고 컷신도 길지 않고 알맞은 분량으로 적절한 배치가 되어 있어서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연출은 기대할 수가 없어서 보는 맛이 좋진 않습니다. 


 밝고 유쾌한 소녀의 모험담을 담은 이야기인데, 마지막 팬톰 왕자의 정체는 의외라서 한 방 준비되어 있기도 합니다.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거나 대단히 짜임새가 좋진 않지만 아주 가볍게 동심으로 즐기면 어렸을 적 동화 보던 느낌도 있어서 나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엔딩 장면이 찡한 것이 있는게 좋아서 기억이 남습니다. 그 전까지는 그냥 별 느낌이 없었거든요.


[도깨비 홈을 부수고 친구들을 데려간 팬톰 왕자]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바로 번역입니다.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들이 보이는데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라지카세입니다. 이건 라디오 카세트의 일본식 표현인데 그걸 그대로 한글로 적어놔서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이렇게 번역하지 맙시다!!

 스팀에서 공짜로 얻은 게임이라 그런지 할만하게 느껴졌습니다. 유치하고 밋밋한 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회차요소도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고 몇가지 수집요소와 미니게임들이 부족한 게임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채워주기도 해서 짧고 가볍게 즐기기에 좋은 액션 RPG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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