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제가 사랑해 마지않은 파이널 판타지4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접해 본 파이널 판타지이기도 하며 파이널 판타지에 빠지게 해준 작품이자 음악만 들어도 여전히 가슴이 뛰는 작품입니다. 친구집에서 처음으로 봤는데 주인공 세실과 친구인 용기사 카인이 함께 성을 나갈 때 나오는 영상미가 사람의 마음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불행히도 일어도 모르고 공략도 없어서 당시에는 엔딩도 못보고 후에 봤지만 멋진 그래픽과 음악 무엇보다 그 중심에 있는 이야기 때문에 정말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파이널 판타지입니다.
항상 쓰는 것 같지만 지금 보면 이 시기의 그래픽이 좋아보일 리 없습니다. 다만 1991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봤을때 상당히 좋은 그래픽은 확실합니다. 전작인 파이널 판타지 1부터 3까지 패미컴이었고 이번작은 슈퍼패미컴으로 발매가 되었기 때문에 한 눈에 엄청난 변화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색감, 인물, 배경, 월드맵, 던전등 표현이 훨씬 다양해지고 화사해졌으며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카메라의 줌인과 줌 아웃, 회전기능까지 사용하면서 압도적인 변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달까지 가면서 우주를 넘나드는 대단한 연출 때문에 눈이 호강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2017년 이거 가지고 놀랄 일은 없을 겁니다. 1편부터 차례대로 쭉 해본 저야 차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 놀라웠지만요.
참고로 에뮬레이터 중 Snes9x는 1.53버전 이상 버전부터 정확성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는데, 과거에 완료된 한글패치는 상대적으로 에뮬레이터 정확성이 떨어지는 버전을 기준으로 제작이 되어서 오히려 최신버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파판4도 과거에 완성된 패치로 정확성이 높아진 Snes9x 1.53 이상버전이상이나 슈퍼패미컴 에뮬레이터 중 가장 정확성이 좋다고 알려진 Higan에서는 문제가 생깁니다. 대사창 아랫쪽에 소인 그림이 가득 차게 되는 것이 바로 그 예인데 1.52 이하버전에서는 괜찮습니다만, 한글패치의 문제인지 마지막 보스전을 물리치면 약간의 그래픽 오류가 있습니다. 이건 에뮬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더군요.
[전편에 비해 확연히 발전된 그래픽]
[월드맵도 상당히 깔끔해지고 색감도 좋아졌다]
[달까지 달아가는 아름다운 모습]
그래픽만 바뀐 것이 아니라 전투도 변화했습니다. 우선 1,3편과 같은 마법의 횟수제한이 아니라 2편처럼 MP를 활용하게 바뀌었으며 마침내 전투시 배경화면이 나타나게 되었으며 슈퍼패미컴으로 오면서 마법 또한 대단히 화려한 연출을 자랑합니다. 전투인원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는 무려 다섯명이 참가하게 바뀌었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동료와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서 4편의 5명 너무 좋습니다. 다른 시리즈들도 많은 동료들이 같이 전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늘기는 커녕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전열, 후열 배치도 여전히 가능하지만 이전, 이후 시리즈와는 다르게 한명한명 각각 대열 설정이 불가능 합니다. 전열2 후열3 혹은 전열3 후열2, 이렇게밖에 설정이 안 되어서 동료의 직업에 따라 배치를 잘 해줘야 합니다. 장단점이 있는데 백어택이 발생했을 때 후열과 전열이 뒤바뀌고 적과의 위치가 바뀌었을 때 한번의 선택만으로 전열, 후열 모두가 한번에 바뀌어서 좋지만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단한 변경점은 바로 액티브 타임 배틀 시스템 ATB의 채용입니다. 파이널 판타지의 전투하면 딱 떠오르는 특징 중 하나가 이것이고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이후 시리즈에도 정말 오래도록 이 전투를 사용하게 됩니다. 기존의 턴제를 개량해 실시간 개념을 조금 첨가하여 만든 전투체계로 민첩에 따라 턴이 빠르게 오는 방식과 유사하게 타임 게이지가 빨리 차오르고 그 게이지가 다 차면 비로소 한 번의 턴을 사용할 수 있게됩니다. 이것은 적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자신의 턴에 빠른 판단이 필요하고 이전 시리즈처럼 자신의 턴이 왔을 때 멍하게 생각만 하고 있다가는 계속해서 얻어맞게 될 겁니다. 참고로 4편에서 액티브 게이지는 화면에 표시되진 않습니다.
이 전투체계 덕분에 전투양상도 많이 달라지고 마법의 효과도 바뀌었습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공격횟수가 늘었던 전작과는 이제 안녕입니다. 물론 공격력은 오르지만 공격횟수가 증가하진 않으며 쌍수무기를 착용하는 것은 특정 동료뿐이 없습니다. 헤이스트는 공격횟수를 늘려주는 대신 턴이 빨리 돌아오게 만들어주며 블라인드가 걸려 암흑 상태가 되면 공격횟수가 주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미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불어서 도망명령이 사라지는 대신에 L+R 버튼을 동시에 누르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도망이 성공할때까지 시간이 흐르며 그 동안에 적은 계속해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아군도 물론 행동을 할 순 있지만 액티브 게이지가 다 차서 자신의 턴이 돌아온 상태일 때 도망이 성공하기 때문에 도망갈 것이라면 한두대 맞더라도 반격하지 말고 미련없이 도망가야합니다.
개인적으로 정통적인 턴제보다 훨씬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 ATB 방식은 많은 게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국산 게임중에도 씰이나 머털도사 같은 경우가 이 게임에 큰 영향을 받았고 이 체계를 개량한 그란디아 또한 전투가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이며 그란디아의 전투와 거의 흡사한 악튜러스도 이 영향력 아래 있으며 자사의 게임인 크로노 트리거등등 많은 게임에서 이 전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투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옛날게임답게 전작과 마찬가지로 노가다가 좀 있는 편입니다. 랜덤인카운터율을 자랑하는 이 게임에서 인카운터율도 높은데 보스전도 쉽지만은 않고 무엇보다 동료들의 이탈이 많고 새로운 동료의 레벨이 낮은 경우도 많아서 좀 키우면 나가고 좀 키우면 나갑니다. 주인공 세실 말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붙어있는 이가 한 명도 습니다. 심지어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서슴치 않으며 세실마저 레벨1 강등을 겪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게임입니다. 덕분에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육성하는 재미가 좀 떨어집니다. 3편처럼 직업변경도 없고 키우는 방식도 다양한 게 아니라 레벨 올리는 거 말고는 육성의 재미가 떨어지는데 허구헌날 나가니 정 붙이기가 힘듭니다.
[새롭게 채용된 ATB로 박진감 넘치는 전투]
[마법도 화려해졌다]
이 ATB 덕분인지 아니면 슈퍼패미컴으로 옮겨와 더욱 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인지 모르겠는데 게임내에서 설정이 가능합니다. 메뉴에서 설정에 들어가보면 전투 속도, 전투대사 속도는 물론 새로운 전투체계에 맞춰서 전투시 마법이나 아이템을 고를 때도 시간이 흐를 것인지 그동안은 시간을 멈출 것인지 설정할 수가 있으며, 레벨 노가다시 정말 유용한 커서위치 기억 기능까지도 있으니 많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고 이후 시리즈에도 4편의 설정을 바탕으로 조금씩 편의기능을 늘려나가서 플레이하기 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여전히 가방칸의 제한이 있지만 훨씬 많은 공간을 제공함을 물론이고 무려 아이템 정리 기능을 제공해서 편하게 아이템을 정렬하거나 깔끔하게 정리할 수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이템창을 열면 정리기능이 가장 아래에 있어서 커서를 아래까지 쭉 내려야한다는 것이 아쉽지만 정말 필요한 기능이라 반가웠습니다. 이 기능이 반드시 필요했던 이유가 한가지 더 있습니다. 상점에서 아이템을 사면 같은 아이템끼리는 당연히 겹쳐져야 합니다. 게임에서 같은 아이템 99개까지 겹쳐지게 되어있는데 이상하게 상점에서 사는 아이템은 겹쳐지지 않습니다. 포션을 1개씩 열번 사면 아이템칸 10칸에 포션 1개씩 쌓이게 되는데 정말 어이없는 경우입니다. 파이널판타지2처럼 애초에 겹치지 않는 경우라면 모를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경을 많이 쓴 편의기능]
파이널 판타지4편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토리의 비중이 대단히 커집니다. 주인공들의 이름이 처음부터 고정되어 있는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시작하자마자 붉은날개 비공정단의 세실 부대장은 미시디아에서 크리스탈을 강탈해 옵니다. 제국을 위해서 암흑기사까지 되었지만 힘 없는 사람들을 약탈하는 짓을 참을 수 없던 세실은 황제에게 충언을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좌천되어 환수퇴치에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환수퇴치에 나선 그들에게 황제가 준 것은 환수의 마을을 불질러버리는 반지였던 겁니다. 회의감을 강하게 느낀 세실은 황제에게 복수를 결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최종 목적은 결국 황제가 크리스탈을 모으고 있는 이유를 파악하고 세상을 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저세계와 달까지 오가며 크리스탈을 모으고 있는 황제와 골베자 그리고 그들을 막으려 하는 세실 일행의 이야기도 꽤 괜찮지만 주 이야기보다는 개인의 이야기가 좀 더 인상적인 편입니다. 그 동안의 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번 작에서는 대사도 대단히 많아짐은 물론이고 풀죽은 모습까지 화면으로 표현이 되면서 그 감정을 충실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황제의 계획에 회의감을 느끼는 세실]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모험시작시 화면]
세실이 암흑기사가 되어 회의감을 느끼다가 암흑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적을 상대하기 위해 시련의 산에서 파라딘으로 변하는 장면은 정말 드라마틱하며 짧게 합류하지만 천재 꼬마마법사 파롬, 포롬의 통통튀는 개성, 수도사 양의 우직함,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골베자의 정체와 반전등 주 스토리와 떨어지지 않게 이어지는 동료들의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저는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자와 세실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서로의 감정을 알고있지만 백마도사와 암흑검사라는 차이등 여어가지 이유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실이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뜨거워지는 연인의 힘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실과 어렸을적부터 친구이지만 로자를 짝사랑하는 카인의 질투와 시기를 표현한 삼각관계가 어린 제 마음을 아주 흔들어 놓으면서 이 게임에 빠지게 만들었고 파이널 판타지4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로자가 나오면 흘러나오는 음악이 사랑의 테마인데 그 음악을 잊을 수가 없어서 처음 엔딩을 봤을 때도 그 음악을 찾아서 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멋진 연출들이 즐비해 보는 즐거움이 한층 늘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파이널 판타지4였습니다. 오랜만에 하니 레벨 노가다도 좀 있는 편이고 난이도도 조금 있는 편이라 반복적인 면은 지루하지만 ATB를 채용한 즐거운 전투와 화려한 볼거리,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 강한 개성의 동료들과 그들의 이야기 때문에 게임 내내 지루하지 않고 희극과 비극이 반복되는 멋진 구성은 지금봐도 뛰어납니다. 개인적인 추억보정 때문에 더 재미있게 했는데 벌써부터 리메이크작을 하는 것이 기다려집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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