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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어드벤쳐 모드는 한글패치가 없는 관계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폴란드의 작가 안제이 사프콥스키(Andrzej Sapkowski)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으로 2007년에 발매된 게임인 위쳐1편입니다.

사실 크게 관심이 있던 게임이 아니라서 미뤄왔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너무 나이 든 것이 아닌가 , 못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고 오프닝과 홍보 영상을 너무 못 만들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RPG를 사랑하는 제가 위쳐3편의 홍보영상을 보았고 검색을 해 보니 위쳐2편의 평도 좋았고 1편 또한 RPG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좋아할 것이란 말만 듣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 보는 위쳐의 그래픽은 빼어나진 않지만 보기에 나쁘지 않은 그래픽입니다. 특히나 게임이 2007년에 나왔다는 것을 감안해 봤을때 괜찮다고 볼 수 있는 그래픽입니다. 특히나 인물표현은 지금 봐도 좋은 수준입니다. 물론 주.조연급 인물에 한정해서이지만요.

 

[지금 봐도 거슬릴만한 수준의 그래픽은 아니며 , 인물표현은 지금봐도 좋다.]


  문제는 주연급이 아닌 다른 사람인데  마을사람 1,2 정도의 단역들의 우려먹기가 너무나도 심하다는 겁니다. 특히나 위쳐1편에서 갈 수 있는 가장 큰 도시인 비지마에서 첨단 기술의 끝이라고 볼 수 있는 유전자 복제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 알 수 있는데 , 직업에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이 똑같이 생겼습니다. 모든 간호사가 다 똑같이 생겼고 , 할머니들은 할머니들끼리 똑같이 생겼고 , 엘프들은 물론 매춘부까지 같은 직업 혹은 같은부류의 사람이라면 생김새가 대부분 똑같습니다. 내 할머니가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어서 누가 내 할머니인지 구분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애플이 꿈꾸는 아이 클라우드인가? 황우석 박사가 연구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비지마로 가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희한하게도 도적들은 그나마 3,4가지의 외형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전투가 일어날 수도 있기에 전투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서 몇가지로 나뉘어 놨나 봅니다.

 몇몇 주.조연급의 인물 또한 양산형이 될 때도 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한 명을 꼽자면 챕터 2,3에서 나오는 조연급 인물인 리우바든인데 마을에 한 명씩 꼭 있는 상인처럼 생겼어요. 그나마 옷 색깔은 조금씩 다른데 많은 게임에서 우려먹기를 봤으나 이 정도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한 사람 돌려막기였습니다.


[왼쪽 리우바든 , 오른쪽 마을상인 절대 동일인물 아님]

 

 전투체계가 조금 독특합니다. 적에게 마우스 커서를 두면 칼 모양으로 커서가 검 모양으로 바뀌고 클릭을 한 번 하면 공격을 하는데 공격을 하는 도중에 커서 모양이 불꽃모양이 될 때 다시 한 번 클릭하면 콤보가 들어가 연쇄공격을 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홍보영상을 보면 상당히 액션성이 가미된 전투라고 보여지지만 사실은 그냥 타이밍 맞춰 클릭만 잘해주면 됩니다. 회피가 있긴 있으나 적의 강력한 공격을 피할 때 사용된다기 보다는 많은 수의 적이 한꺼번에 몰렸을 때 잠시 피하는 용도로 사용이 되기 때문에 역동적인 전투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처음엔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게 되는 전투지만 클릭 한 번 해놓고 1,2,3,4 번 누르며 기술과 물약만 먹어대는 전투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하다보면 중독성 생깁니다. 호불호가 갈릴거라 생각되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연쇄공격을 여러번 성공하면 회심의 일격을 날릴 수 있다.]


 근접공격 중에 특징을 하나 더 뽑자면 전투 스타일이 있는데 실버소드나 스틸소드를 착용하게 되면 강한 타입 , 민첩한 타입 , 그룹 타입으로 나뉘어 지는데 말 그대로 하면 됩니다. 강한 적에겐 강한타입을 하면 되고 민첩한 적에겐 민첩한 타입의 공격을 하면 됩니다. 민첩한 적에게 강한 타입의 공격을 한다면 공격을 흘려버릴 것이고  여러 적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는 그룹 타입의 공격을 강하고 단단한 적에게 한다면 방어구 혹은 몬스터의 피부가 단단해서 공격이 통하지 않을 겁니다. 적의 유형에 맞게 공격타입을 선택해서 공격해 주면 됩니다.


 아쉬운 것은 위쳐가 쓸 수 있는 마법이 공격의 주 전술이 되기 힘들다는 겁니다.. 마법사 만큼 다양하고 강력한 마법은 아니더라도 위쳐는 표식을 기억하게 되면서 몇가지 마법을 사용할 수가 있는데 상대를 날려버리거나 함정을 설치해 대미지를 주거나 보호막을 치는 등의 마법들이 큰 대미지를 주지 못하기에 설정상으로도 그렇지만 위쳐가 마법사로 살아 가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지만 , 사실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능쪽의 기술을 잘 올리고 포션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공격마법인 이그니 표식을 사용하여 대단한 대미지를 줄 수도 있습니다만 , 포션이 없으면 여러번을 쓰기 힘들고 연금술의 활용도가 낮다보니 이렇게 해본 적은 없네요. 하지만 연금술만 적절히 사용해 준다면 검술로는 하기 힘든 큰 대미지를 한 번에 줄 수도 있습니다.


[표식은 거둘뿐]

 

 이야기를 살펴보기 전에 위쳐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는데 , 위쳐는 특수 제조된 약물과 음식을 먹고 특수 훈련을 받아 인위적으로 탄생하는 일종의 돌연변이로 일반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한 신체를 가지게 됨은 물론이고 독 면역에 빠른 치유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포션의 제조와 마법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인간병기입니다. 하지만 훈련과 신체의 변형은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이가 많아 위쳐가 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위쳐는 불임이랍니다. 위쳐가 되고싶진 않군요.

 위쳐1편의 시대는 완성된 위쳐를 만드는 비법을 소실하여 더 이상의 위쳐가 탄생하긴 어렵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때문에 챕터0에서 보면 주인공인 게롤트가 아닌 다른 위쳐들의 눈은 위쳐를 상징하는 고양이의 눈이 아닌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위쳐를 상징하는 고양이 눈과 표식을 이용한 마법]


 초반 이야기는 위쳐의 본거지인 케어 모헨에 살라만드라 도적들이 공격해 들어와 위쳐의 비밀을 훔쳐가고 위쳐 훈련을 받던 리오가 변고를 당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위쳐들은 살라만드라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그들의 행방을 쫓아 흩어지게 됩니다. 모두가 죽은 줄만 알았던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 게롤트 또한 복수를 위해 , 도둑맞은 위쳐들의 비밀을 되찾기 위해 ,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남쪽땅 테메리아로 여정을 떠납니다.

 많은 RPG 게임들 (특히 일본 RPG)들이 여정을 떠나고 사람들을 만나며 절대 악을 만나 그 적을 무찌르며 영웅이 되는 이야기로 진행이 되는데 위쳐는 이와는 조금 다른 방향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게임 진행을 하다보면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의뢰인의 부탁을 들어 줄 것인가?? 보상을 위해 악을 행할 것인가? 하는 간단한 것도 있지만 , 선의로 도와 주었지만 그 일이 자신도 모르게 악한 일을 도와줘 버리는 상황도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결정을 할 때는 신중해야합니다.


 게임 중반부터 이러한 선택의 강요가 더욱 가속화 되는데 , 기본적으로 인간과 그 외의 종족의 갈등이 굉장히 심합니다. 인간은 엘프 , 드워프 등의 종족을 멸시하고 천대하여 이러한 인간들에 맞서는 반란군 조직인 스코이야텔 조직이 만들어지고 이 스코이야텔 조직 또한 굉장히 폭력적으로 변하여 인간들을 괴롭히며 인간도 디 오더라는 조직으로 스코이야텔을 박멸하려 합니다. 각자의 정의를 행하려고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가운데 위쳐 또한 선택을 점점 강요받게 되고 절대악이 없는 가운데에 선택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디 오더의 대표인물 지그프리드(왼쪽) , 스코이야 텔의 대표인물 예빈(오른쪽)


 서로의 갈등으로 인한 분쟁 ,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육과 정치적 문제들을 다룬 이야기를 심도있게 잘 그려냈으며 이것은 단순히 게임에서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들의 인종차별과 연관지어 생각 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종족갈등의 이야기를 너무 파고들어서 살라만드라는 약간 쩌리신세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어려운 선택을 마치면 그에 따른 주요 인물들의 대화와 적들 , 그리고 세계의 변화를 감상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위쳐의 세계 안에서 함께 살아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되고 여러 단점이 있는 이 게임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입니다.


 미니게임도 몇가지 있는데 사실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다이스 포커와 격투술이 있는데 이것은 초반부터 후반까지 계속 이어지는 임무로 완료를 하게 된다면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포커는 전통적인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할 만 하지만 격투술 같은 경우에는 너무나 단순하여 푼돈마련 이외에는 거의 하지 않게 됩니다. 재미가 없거든요.

 

[큰 재미를 주기엔 부족한 다이스 포커와 격투술]


 하지만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여인들과의 사랑입니다. 위쳐는 불임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앵겨붙는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퀘스트를 통해 여러 여인들과 잠자리를 할 수가 있는데 대화를 잘 봐야 합니다. 일지에 등록되지 않는 퀘스트도 꽤 있기 때문에 대화를 잘 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아름다운 카드를 얻게 됩니다. 이 카드 수집이야말로 이 게임의 백미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카드는 곧 사랑이라]


  연금술 재료가 쓸데 없이 많아서 가방칸을 차지하는 점은 또 별로이긴 합니다. 식물이나 몬스터에게서 연금술 재료를 얻으려면 사전에 책 등을 읽어 지식을 쌓아야 하고 해당 지식이 있는 식물이나 몬스터에게서만 갈무리를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을 얻어야만 연금술 재료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연금술 재료의 종류를 줄이고 조합법을 다양하게 가져간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 큰 아쉬움은 연금술 재료를 통해 만드는 물약(포션)들의 활용성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인데 , 주로 회복과 대미지를 올리는 포션 정도인데 포션을 활용하면 정말 막강하지만 사실 회복포션 정도만 있어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안그래도 가방칸 없는데 여러 포션들을 싸들고 다닐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연금술에 대해서는 조금 더 다듬어서 후속편이 나오면 좋겠네요. 사람들이 힘들고 지겹더라도 확실한 보상이 있는 포션을 만들 수 있다면 연금술에 목을 맬 테니까요.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무장한 더 위쳐. 비록 버그가 많았고 패치를 여러번 한 상태에서도 잔버그가 조금 남아있고 프레임 드랍도 있지만,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세계와 그 세계를 잘 녹여낸 게임으로 대작이 되기엔 세련되진 못하나 상당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바이오웨어식의 이야기 위주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겁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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