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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1회차만 진행해서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캡콤의 오랜 RPG 시리즈인 브레스 오브 파이어. 그 중 유일하게 한국어화를 거쳐 2004년 3월(일본은 2002년 11월)에 발매된 5편 드래곤 쿼터입니다. 제가 5편 이전 시리즈는 해보지 못했고 사진만 좀 봤는데 전형적인 일본 판타지 RPG 형태로 보이더군요. 드래곤 퀘스트 혹은 과거 파이널 판타지 같은 판타지 RPG였지만 5편은 던전RPG의 형태를 살짝 가져와 완전히 다른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옛날 게임이라 그래픽을 논하는게 조금 그렇긴 하지만 별 볼 일 없습니다. 2015년인 지금의 시선으로 본 게 아니라 PS2 시절에도 다른 게임에 비해서 조금 떨어진다고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파이널 판타지10이 2001년 발매였던 것을 보면 콘솔 초기라 적응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돈과 시간의 문제 때문에 그래픽에 신경을 많이 안 쓴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게임의 배경이 지하에 만들어 놓은 구조물 안에서만 진행이 되기 때문에 화려한 장소도 없고 아름다운 자연배경은 더더욱 없어서 보는 맛은 굉장히 떨어집니다. 보는데 무리는 없는 정도의 그래픽인데 캡콤 자신의 유일한 RPG이자 5편까지 나올 정도의 인기 시리즈물에 이토록 투자를 안 한 건 왜일지 이해가 안됩니다. 인물 그래픽이라도 신경썼다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나마 게임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은 지금 봐도 화면이 이뻐서 마음에 듭니다다만 분량이 극도로 적어서 아쉽습니다.


[보는데 무리는 없다. 그게 전부이다]


[게임 내 애니메이션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분량이 극도로 적다.]


 "먼 옛날, 세계에 거대한 재앙이 있었다. 하늘은 불타고, 지표는 독기로 가득 찼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지하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절대로 밖으로 나가지 않았죠. 


 주인공인 류는 지하 1000M에서 레인저 생활을 하는 인물입니다. D수치 1/8192 밖에 되지 않는 하층계 인물이죠. 이 D수치라는 것은 드래곤 쿼터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D수치가 높을수록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사회 계급이 높아지며 좀 더 윗층에 거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이 D수치에 숨겨져 있습니다.


 D수치 1/64인 보쉬와 함께 레인저 활동을 하던 류는 반정부 조직 트리니티의 공격을 받게 되고 최하층 지역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이곳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니나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고 아픈 니나에게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위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류는 용의 힘을 얻게되고 강력한 D수치를 가진 통치자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하늘로 가야합니다.



[니나의 정체는..?]


전체적인 내용은 단순하나 좋은 연출과 표현으로 몰입감이 좋습니다. 하지만 음성지원이 되지 않는 점은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니나의 정체 그리고 D수치의 의미, 용의 목적이 하나하나 밝혀져가면서 점점 지상으로 다가가는 여정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정말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들이 머리에 가득 차게 되죠. 


 아쉬운 점도 있는데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게임 내에서 매우 부족합니다. 용에 대한 설명은 철저하게 부족한데 이것은 통치자 몇만 아는 사실이라 그렇다 쳐도 인간이 지하로 내려오게 된 이유나 과정 등 충분히 설명되어도 좋을 법한 내용들이 거의 제공되지 않습니다.


 또 니나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류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류와 니나는 처음 만난 사이인데 마치 자신의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인 친오빠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둘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설명해 줄 상황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야 했다고 봅니다.


[죽음의 끝에서 용과 링크되는 류]


 게임의 진행은 보통의 일본RPG와는 다릅니다. 보통의 일본식RPG는 목적지가 다음 마을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마을에 가서 깨알같은 대화를 포함한 이벤트를 보고 그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해결해 주고 또 다음 마을로 넘어가는 형태인데 드래곤 쿼터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드래곤 쿼터는 마치 던전RPG를 연상 시키는 듯한 진행을 보여줍니다. 물론 전통적인 던전RPG와는 거리가 있지만 단 하나의 던전이 존재하고 이 던전에서의 전투가 게임의 주요 구성이라는 점(물론 전투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저장을 하기 위해서는 소모성 아이템인 세이브 토큰이 있어야 하고 텔레코더라는 장치가 있는 곳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용의 힘을 사용할수록 D카운터가 올라서 100%가 되면 게임오버가 된다는 점이나 게임 초반 적디 적은 가방칸 등  여러 제약이 따릅니다. 이러한 면 때문에 긴장감을 가진 상태로 게임을 진행 할 수 있습니다.

[텔레코더, D카운터 등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주구가 있는 층은 있지만 아이템 정리정도만 하는 장소이고 특별한 이벤트도 일어나지 않고 의뢰를 주지도 않으며 큰 정보를 주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게임이든 마을마다 사건이 발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드래곤 쿼터에서 보여주는 거주구의 활용은 나쁘지 않아 보이나 게임의 배경설명이 부족한 이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 긴 대화,문서 혹은 의뢰가 있었으면 훨씬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에게 생동감이 부족해요.


[아이템 감정 말고도 좀 더 생동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을 기반으로 했는데 상당히 잘 짜여져 있습니다. 던전을 돌아다니다 보면 적들이 있고 이 적들과 부딪히면 전투에 돌입하게 되는데, 적이 나에게 부딪히기 전에 먼저 공격을 하게되면 Ex턴이라고 하여 추가적인 선제공격 턴을 얻게 됩니다. 그 반대의 경우는 적이 추가적인 턴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 추가적인 턴을 얻기 위해 적을 유인할 수 있는 고기덩이, 전투 돌입하기 전 미리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다양한 폭탄 다이너마이트, 상태이상을 줄 수 있는 혼란버섯 등 단순한 전투가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놓아 두었는데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마나,마력도 존재하지 않고 이동, 공격등의 행동은 AP를 소모하는데 이 AP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적을 제압해야 합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버튼에는 최대 3개까지 각가 기술을 장착할 수 있고 이 기술로 공격이 가능한데 특정한 기술들을 조합하여 콤보로 넣으면 특별한 기술이 발동됩니다. 콤보를 넣고 조합을 찾는 것 또한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레벨이 올라서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전투를 통한 전리품, 강탈 혹은 보물상자에서 얻어야 한다는 것 또한 특이한 점입니다.


 하지만 적들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움직임이나 공격패턴이 다양하지 못해서 여러 장점들이 있음에도 대부분의 전투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그래도 장점이 훨씬 더 많은 전투체계라고 생각이 되는데 적의 종류나 공격방식이 좀 더 다양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기술을 조합하여 콤보를 넣으면 특별한 기술이 발동된다]


 드래곤 쿼터에서 가장 특이한 건 바로 SOL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오버레이 시스템인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는 난이도이지만 결코 쉽지않은 이 게임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메뉴화면에서 기브업을 선택하거나 전투에서 전멸, 혹은 D카운터가 100%가 된다면 SOL 메뉴가 뜹니다. 이 SOL 시스템을 선택하면 처음부터 혹은 마지막 저장부터 이어서 할 수 있으며 파티경험치, 스킬, 금전등이 계승됩니다. 파티 경험치가 계승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레벨을 올릴 수 있어서 난이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라 게임의 진행이 어려워졌을 경우 선택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SOL을 선택하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이벤트 장면이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게임을 완료하거나 기브업을 선택하면 류의 D수치를 상승시킬 수 있어서 1회차에는 낮은 D수치때문에 가지 못했던 장소도 갈 수 있는 등 다회차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도 받습니다. 게임 파고들기를 좋아하며 여러번 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볍게 즐기는 사람도 있을텐데 중요한 내용을 놓치게 만들어 놓은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몇몇 장면이 추가되는 것 뿐이고 이야기가 바뀌진 않습니다. 류의 D수치가 높아져도 인물의 대사나 행동이 똑같은데 이러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운 시스템입니다. 반복플레이를 강요해 놓았다면 그에 맞게 대화를 비롯한 이야기의 큰 변화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장화면에서 클리어 횟수와 재시도(SOL)횟수, D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공동체 시스템이 있어 자신만의 아지트를 설계하여 기술이나 장비를 마련할 수도 있고 던전공략도 가능하며, 다회차 플레이를 통하여 최대 D수치인 1/4도 만들 수도 있어 도전욕구를 만족시켜줍니다. RPG치고 상당히 짧은 플레이시간과 일직선 진행, 그리고 몰입도 높은 이야기가 좋지만 작은 스케일과 반복적인 전투의 흐름이 아쉽습니다. 게다가 불편한 카메라 시점을 보고 있노라면 이거 게임은 해 보고 내놓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는 나쁘지 않은데 몇몇 장소에서 카메라를 돌려도 원하는 곳을 볼 수 없어서 불편함을 겪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엔딩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엔딩에서의 감동 때문에 다시 하게 된 게임이고 다음에도 꼭 한 번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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