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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영웅전설 1편을 한지도 한참이 지났고 드디어 2편을 잡았습니다. 빠르게 이어하고 싶었지만 개인시간이 부족해지면서 게임을 잘 하지 못해서 뒤로 많이 밀렸네요.

 

 1992년도 게임이라 2D 게임중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여주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2D 그래픽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적엔 이런 그래픽의 게임이 많아서 추억이 서려있는 그래픽이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죠. 도트가 좀 튀긴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1편과 흡사한 그래픽을 보여주지만 2편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좀 더 좋아보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게임 화면은 전체 화면의 반밖에 안 되고 나머지 반은 주인공과 동료의 상태창으로 채워넣는 만행을 1편에 이어 또 다시 보여줍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죠?? 어차피 턴제 게임이라 전투중에만 상태창을 보여줘도 되고 그게 아니라면 조금 더 작게 해도 됐을텐데 말이죠.

[1편과 비슷한 그래픽 비슷한 장면]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1편과는 달리 이번작은 처음부터 적의 모습이 보입니다. 적과 부딪치게 되면 전투 화면으로 돌입하고 턴제 전투가 시작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화면에 보이지 않고 적만 보이며 민첩이 빠른 사람에게 턴이 빠르게 돌아오는 방식입니다.

 

 이번작은 전작에 비해 연출이 상당히 좋아졌는데 전투도 마찬가지입니다. 1편에서는 그림마냥 움직임이 없었던 적이지만 이번작에서는 특정 기술을 사용하면 적도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적을 처치하면 하늘로 승천하는 연출도 있습니다만 쓸데없이 시간 잡아먹어서 없는게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작 마법이 MP도 없고 좀 특이합니다. 마법 주문서를 상인에게서 구입할 수 있고 마법을 누구나 배울 수 있으며 주문서 1개만 사면 계속해서 그 주문서를 사용해 마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마법칸이 총 7칸인데 중복으로 마법을 넣는 것도 가능합니다. 회복마법인 레스로 7칸 전부를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해당 칸의 마법을 사용하면 일정 시간이 흐르거나 중후반부에나 나오는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마법자체는 적의 약점속성을 이용하면 큰 대미지가 들어가기도 하고 사일레스 등의 보조마법도 적절히 사용하면 꽤 좋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마법 사용하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게임 난이도도 높고 후반에 가면 적을 피하기도 어려워서 전투가 잦은데 마법 한 번 사용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전투에 자주 사용할 수도 없어서 일반공격만 계속하게 되어 게임이 지루해 집니다. 전투도 지금 하기에는 아무런 특징없는 턴제 게임이라 재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적의 공격, 사망 연출이 생겨서 생동감이 더해지다]
[마법을 구매하고 배우는 방식]

 이번작 전투 난이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게임 난이도가 계단식으로 상승합니다. 서장에 나오는 슬라임과의 전투가 끝나고 1장으로 넘어가면 곧바로 엄청난 난이도에 직면하게 되고 노가다를 해야하는데 마법사용은 제한되고 돈은 없어서 장비도 못 삽니다. 

 

 적의 레벨보다 일정 이상 높아지면 경험치가 줄어드는 것은 이해를 하는데 획득 경험치가 0이되면 얻게되는 돈의 양도 0원이 되는 기적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 정도까지 노가다를 할 필요는 없긴 하지만 왜 이렇게 해 놓았는지는 의문이네요.

 

 서장에서 1장으로 넘어가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구간에서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다보니 노가다를 자주 하게되어 굉장히 지치게 됩니다. 게임의 마법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어렵지만 헤쳐나갈 수 있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이 게임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보다 노가다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도스박스의 터보 기능을 이용하면 빠르게 레벨도 올리고 돈을 모을 수 있긴 합니다. 1편의 도박이 그립네요. 노가다하기 너무 싫어요.

[자주 봤던 기절 장면]

 이번작의 주 무대는 지하세계로 햇빛하나 들지 않는 곳이지만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지하 던전에서는 빛이 들지 않아 횃불을 들고다녀야 하는데 게임 초반에는 돈의 압박 때문에 횃불이나 램프사기도 굉장히 꺼려지며 시야가 좁기 때문에 굉장히 답답한데다가 모든 마을과 마을이 이런 지하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높은 난이도까지 더해져 엄청난 짜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마을과 특정 몇몇 장소를 제외하곤 계속 지하를 다녀야 하는데 다 비슷비슷하게 생기고 특징도 없어서 정말 지루하기 짝이없고 길기만 합니다. 그 와중에 중요 아이템들도 챙겨야 자금 압박도 덜 수 있는데 요슈아의 거울을 사용해서 지도를 봐도 볼 수 있는 구역이 너무 좁고 한정적이라 전체를 다 볼 수가 없습니다. 지하를 탐험하는 건 정말 최악이었어요. 시야를 제한하는 건 그나마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던전처럼 구성을 해서 짜임새 있게 마련을 해놓던가 해야 했습니다. 너무 지루해요.

[어딜가나 똑같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지하세계]

 1편 주인공인 세리오스가 악신 아그니쟈를 무찌르고 평화로운 시대가 계속 이어집니다. 세리오스의 아들이자 파렌 왕국의 왕자인 아트라스가 15세가 되던 해 세계에 대지진이 일어나게 되고 용의 알이 세계 여기저기에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점차 지진의 피해를 복구하며 살아갑니다.

 

 아트라스는 세계를 둘러보고 오라는 세리오스의 명을 받고 전 세계를 돌며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떠납니다. 슬라임 말고는 몬스터의 모습이 사라져 매우 평화로운 세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온리크 왕국의 용의 제사를 보려고 온리크 국왕을 알현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용의 알이 붉게 변하게 그곳에서 몬스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나게 됨을 직감한 세리오스 국왕을 비롯한 1편의 용사들은 이 사태를 알아보기 위해 길을 떠나며 아트라스 또한 아버지를 돕기 위해 아버지의 뒤를 쫓아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번작에서는 1편의 맵을 그대로 쓰는가 싶지만 결국 주 무대는 지하세계에서 이루어 집니다. 대지진으로 인해 지하세계와 지상이 동굴로 연결이 되게 되고 용의 알과 몬스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아트라스와 동료가 지하세계로 향하죠.

[용의 알이 붉게 변하고 몬스터가 나타나는 사건을 조사하러 떠나는 세리오스]

 지하세계의 또 다른 문명이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소재이고 기대했던 부분입니다. 드래곤퀘스트처럼 정석적인 판타지 계열도 나쁘진 않긴 하지만 저는 역시 그것에 SF 요소가 섞이거나 뭔가 한 가지 특이한 소재가 있는 것이 좋아요. 의외로 과거 RPG 하다보면 고대문명이라는 이름하에 SF 요소가 섞인 게임들을 꽤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좋아해요.

 

 하지만 지하세계만의 특징을 잘 담아내진 못했습니다. 지상세계와 별 다를 것 없는 생활방식, 생김새 등 차별화 되는 부분이 없으며 지상세계보다 훨씬 더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표현되나 지상에서 검과 방패들고 온 어린 왕자와 동료들을 당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고대문명을 멸종시킨 야그니자를 광선검 하나로 무찌른 세리오스와 동료들은 지하세계의 인간들에게  간단하게 붙잡히는 모습을 보여주어 도대체 왜 야그니자에게 멸망당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모습도 연출이 됩니다. 그런 놈들이 또 16세도 안 되는 아트라스에게 당하는 모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1편처럼 여신이나 악신의 존재보다는 제국 황제의 악행을 막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황제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모습을 좀 더 깊이있게 다뤘어야 했는데 깊이가 좀 떨어져 몰입감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레지스탕스로의 활약을 좀 더 다루거나 지상세계 지하세계와의 연합 구도를 그리거나 1편처럼 마지막에 신 같은 존재라도 등장해 큰 스케일을 보여줬으면 좀 더 흥미로웠을텐데 이야기가 평탄하기만 해서 재미있는 편은 아닙니다. 동료도 그닥 매력적이진 않고 마지막 동료 한 명의 정체는 정말 뜬금없었어요.

 

 그래도 여신이라 추앙받는 프레이야, 용의 알 등 전작에서 이어지는 여러 설정들의 비밀이 밝혀지는 점만은 좋았으며 각 장이 끝날때마다 일러스트로 화면을 보여주는 연출로 전작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나이들어서 그런지 영 힘들 못 쓰는 1편의 영웅들]
[화면 연출은 상당히 좋아진 편]

 고전게임이 현재 하기 어려운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2편입니다. 스토리도 아주 참신하거나 구성이 뛰어나진 않고 평이합니다. 설사 좋았다고 하더라고 지금 하기엔 너무 낡은 전투에 난이도 조절이 너무 엉망이라 노가다가 심해 플레이하기가 괴롭습니다. 난이도 조절만 됐더라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이번 작품은 노가다가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해봤던 팔콤 게임 중 가장 재미없었습니다.

 

영웅전설 이셀하사편의 마무리를 짓는 2편이었으며 다음 영웅전설3편은 저도 추억이 많은 가가브편이 되겠네요.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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