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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과거 PSP로 발매되었던 파이널 판타지의 또다른 외전 영식의 HD버전을 플레이해보았습니다. PSP도 없었던 시절이라 발매가 된지도 몰랐었는데 HD버전이 나온다고 해서 뭔 게임인가 찾아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3편에 나왔던 르씨의 개념이 등장하는 게임이며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아주 큰 연광성은 없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PSP판을 HD화한 것이라 그래픽적으로는 현시대와 전혀 맞지 않습니다. PSP판 치고는 꽤 괜찮은 것 같지만 현재 보기에는 부족합니다. 사실 이정도만 되어도 게임을 즐기는 데 전혀 무리가 없긴한데 인물의 얼굴을 비롯해서 화면이 전체적으로 뿌연게 마음에 안듭니다. 또 게임 내 동영상은 옛날 것을 그대로 썼는지 영상과 실제 게임과 느낌이 다릅니다. 인물 그래픽이 차이가 느껴지진 않지만 영상의 배경이 전체적으로 녹색계통이고 실제 게임화면은 좀 더 밝은 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 게임 정말 오랜만에 월드맵이 있는 게임입니다. 처음에 사실 좀 놀랐어요. PS2로 발매되었던 파판10부터 월드맵이 없어졌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뭔가 신선합니다. 월드맵 있는 게임을 오랜만에 하니 역시 게임이 발전하구고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확실히 월드맵이 있는 것보다 마을과 던전까지의 길이 잘 꾸며져 있는 것이 훨씬 생동감이 넘치더군요. 그래도 이런 게임이 옛날 느낌도 나고 나쁘지 않습니다.


[PSP 게임의 리마스터 버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린다]


[연출이 나쁘진 않지만 뛰어나진 않은 게임내 영상]


 게임의 진행방식은 그동안의 전통적인 파판과는 조금 다른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따라서 던전을 통과해 다음 마을로 진행을 하던 방식과는 달리 주작의 마도원에서의 자유시간과 미션을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게 됩니다. 자유시간에는 시간제한이 있고 마도원 내의 인물들과 대화를 할 수가 있는데 ,머리 위에 느낌표가 있는 사람과 대화하면 2시간이 소모되며 대화 이벤트가 진행이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 미션 당일이 되면 더 이상 대화 이벤트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초반에는 대화이벤트를 모두 볼 수 없기도 합니다. 미션 당일이 되면 필수 미션을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이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모험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고 국가의 전쟁을 다루고 있고 주인공 0반은 주작을 위해 전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주인공인 0반의 인물들은 빼앗긴 주작의 땅을 되찾고 백호와의 전쟁을 이겨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도원 내에 의뢰를 부탁하는 사람도 존재하며 의뢰는 한번개 한 개만 수락이 가능합니다.. 역시나 머리 위에 의뢰라고 써져 있고 아이템을 구해다주거나 몹을 잡으라는 의뢰를 내주기도 합니다. 이중에는 월드맵으로 나가서 해결해야하는 의뢰도 상당히 존재하는데 월드맵으로 나가면 6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역시 시간배분을 잘 해야합니다.


 대부분 의뢰는 단순하고 내용도 없는 것이 많습니다. 대화 이벤트 역시 가볍고 필요없는 내용도 꽤나 있어서 완벽하지 않지만 그 중에는 음성도 있고 렘이나 마키나처럼 0반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좋은 면도 있는 편입니다. 


[0반 친구들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마도원 대화 이벤트]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의뢰는 별 내용이 없다]


 실전연습이란 것도 존재하는데 필수미션 이외에 즐길 수 있는 미션입니다. 이 실전연습은 월드맵에 나가서 해야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6시간이 흐르고  실전연습 미션을 시작하면 추가로 6시간이 소모되어서 총 12시간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한 번 나갔을 때 월드맵에 있는 마을에서 의뢰해결과 실전연습을 동시에 하며 시간 배분을 잘 해야합니다. 의뢰보다는 실전연습이 확실한 목표도 있고 필수미션보다는 부실하지만 전투내용도 충실하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습니다.


 몇몇 실전연습이나 의뢰는 다회차 혹은 심각한 노가다에 의해서만 깰 수가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게임의 설정도 그렇고 영식은 게임이 다회차를 요구합니다. 스토리도 한 번만 깨서는 전체를 다 이해하기가 어렵고 실전연습같은 경우 메인만 진행해서는 절대 깰 수 없는 난이도이기 때문에 게임 디자인이 상당히 후집니다. 2회차 3회차 한다고 해서 게임이 극적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라서 억지로 다회차를 요구하는 방식은 그저 플레이시간을 늘리기 위한 바보같은 방식이라고 보여집니다.


[1회차에서 하기는 조금 버거운 난이도인 실전연습]


 영식은 파판 정식시리즈와는 다른 전투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액션 RPG를 표방하고 있으며 주인공인 0반의 학생중 3명을 전투에 출격시킬 수 있습니다. 얘네는 왜 이렇게 세명을 좋아하고 고집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세명을 출격시킬 수 있으며 언제든지 세명중 원하는 인물을 조작할 수 있으며 사망하면 리저브에 있던 멤버를 출격시킬 수도 있습니다.


 상당히 빠른 이동력과 연속적인 회피를 통한 시원시원한 전투가 매력입니다. 상대를 록온을 한 후에 공격을 피하다보면 록온 된 상대에게 띠링 소리가 나면서 붉은색으로 록온 색과 모양이 바뀌는데 이 때 공격을 하면 바로 즉사공격이 들어갑니다. 킬사이트라고 불리는 이 게임의 아주 특징적인 부분인데 대부분의 적은 큰 공격을 한 직후에 킬사이트를 노릴 수 있습니다. 레벨차이가 좀 나더라도 킬사이트만 노릴 수 있으면 얼마든지 쉽게 풀어나갈 수가 있어서 속도감도 있는데다가 약점을 노리는 재미도 있습니다. 


 필살기성으로 삼위일체, 주작, 소환수 격인 군신 소환도 있어서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게 준비를 해두었습니다만 군신을 사용하면 사용한 인물이 사망하고 삼위일체나 주작은 효율이 떨어져서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강하지도 않아서 그닥입니다. 강해지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키워야 하는데, 0반 애들 키우기도 바쁜데 이거까지 하고싶지 않더군요.


  빠른 속도감을 강조할 거였으면 다양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콤보를 이어가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평타보다 마법이 워낙에 강력하기도 해서 마법의 효율이 굉장히 높은데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을 여러키에 배정할 수 있게하고 화려하게 콤보를 이어가면 빠른 속도와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예 속도를 조금 죽이고 킬사이트를 노리는 묵직한 방식으로 가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이렇게 안해도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과 특징이 전투일 정도로 전투하나는 괜찮습니다.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는 영식의 전투]


[킬사이트를 노리는 것이 전투의 핵심]


 근데 시점이 모든 장점을 갉아먹습니다. 일단 게임에 감도조절 자체도 없어서 시점에 홱홱 돌아가는데 록온한 상대를 계속해서 가운데 보여주지 않고 뒤늦게 따라갑니다. 거기에다가 록온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화면을 흐리게 하는 블러처리까지 되어 있습니다.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주 어질하고 아파는데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근접공격을 하는 0반 학생을 조작할 시, 상대가 황국군 강화병처럼 행동이 빠르고 민첩한 놈과 대결을 하게되면 시점이 아주 그냥 360도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이 PSP 출신이라서 그런지 맵 이동할때마다 로딩도 있고 저장도 특정장소에서만 가능하며 조작캐릭터 변경은 물론 장비변경도 특정장소에서만 해야합니다. 마법 강화야 그럴 수 있지만 장비변경까지 특정장소에서 해야하다니 당황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파판10, 파판12 리마스터에는 있던 자동저장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서 죽으면 타이틀 화면으로, 불러오기밖에 선택할 수 없으니 저장을 필히 자주 해줘야 합니다. 그야말로 옛날느낌 나요.


[답 없는 시점]


[자동저장을 포함한 편의기능이 아쉽다]


 일반적인 전투 외에도 제압전이라는 전투가 존재합니다. 전쟁의 상황을 묘사한 대규모 군사전투인데 약간의 미니게임처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군사들이 일정시간마다 자동으로 생성되어 적의 기지를 공격하고 0반은 적의 지원을 끊고 목표 도시를 함락해야합니다..  여기에도 상성이 있어서 상대방이 기계 병력을 보낸다면 전격 마법을 쓰는 부대를 보내는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비공정이나 비룡등이 등장하기도 해서 질리지 않게 여러가지를 만들어 두었고 제압전은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것도 아니라서 원한다면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월드맵에서 바로 전투를 해야하는데 깊이있는 전투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계속되는 전투와 마도원 대화 이벤트 사이에서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기도 하고 나름 소소한 재미까지 좋은 장치였다고 봅니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제압전]


 아주 먼 옛날 세계에 4개의 빛이 나타나고 인간은 그곳에 4개의 페리시티움을 건설합니다. 주작, 백호, 창룡, 현무란 이름으로 페리시티움을 건설하고 각자의 믿음을 가지고 문명을 구축해 나갑니다. 그리고 9와 9가 9를 맞이할 때 근원의 의지가 세계의 피니스를 가져다주리라는 요상한 예언도 있죠.


 페리시티움 백호가 있는 밀리테스 황국이 주작령 루브룸을 침공하며 전쟁이 시작됩니다. 기계병기를 앞세운 그들에게 주작은 마법으로 맞서지만 크리스털 재머를 통해 마법을 봉인한 백호에게 속수무책으로 밀리게 됩니다. 그 때 마도원에서 전설로만 내려오던 0반이 출현하며 봉인당한 마법을 사용하며 백호를 밀어내고 수도 방어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주작은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마력이 강한 마도원의 학생들까지 동원이 됩니다.


 오프닝에서부터 주작의 병사가 피를 흘리며 등장하는 모습부터 이 게임의 분위기가 가볍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 설정상 어느 한 사람이 죽으면 다른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슬픔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상실감과 공허함이 남아있고 그것이 이 게임 마지막에 고스란히 전해져 오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엔딩은 음악과 연출도 좋아서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세계의 창조와 멸망에 대한 전설]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백호]


  파이널 판타지 영식은 이야기 전달력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의 개연성은 없다시피하고 너무나도 뜬금없습니다. 세계의 창조부터 시작되는 전설, 종말을 의미하는 피니스 그리고 구원 혹은 구원자를 뜻하는 아기토에 대한 내용이 갑자기 후반부 마지막장에 나오면서 게임의 목적이 완전히 변합니다. 물론 전쟁의 승리가 피니스로 연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그 동안 열심히 전장에서 사람들을 마구 죽여가며 승리를 쟁취했던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전쟁에서 종말까지 이어지는 구조인데 그 과정에 대한 묘사가 전무하며 백호의 시드가 전쟁을 일으킨 결정적인 이유 그리고 주작이 마법을 쓸 수 없을 때 0반만이 마법을 쓸 수 있었던 이유 등 중요한 내용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게임을 완료했어도 내용이 전체적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그 궁금증들은 대부분 게임을 2회차를 해야만이 알 수가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게 정말 최악인게 게임 하나 완료하는 사람도 드물고 20~30시간 이상 게임을 열심히 했는데 내용이 부실해서 알아보니 한번 더 깨라고 하면 그 어느 누가 이 게임을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한 번 깨는 데에도 시간과 정성을 들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내용이 듬성듬성 빠져 있어서 한번 더 깨야 하는데다가 몇몇 중요내용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 찾아가서 역사 기록을 찾아야만 알 수 있는 내용도 있어서 전달력에 있어서 심히 문제가 있습니다.


영식의 세계관, 0반의 이야기나 아리시아와 관련된 내용은 흥미롭기 때문에 이야기는 자신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게임의 주제와 분위기는 좋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잘못되어 있는 게임이라 안타깝습니다. 한 번 플레이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었어야 합니다. 아니면 전투같은 건 간략화하고 어드벤쳐 게임으로 만들었으면 이해를 하겠어요.


[이야기를 보충해 주는 역사기록]


 영식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게임입니다. 나름 재미있는 전투를 가졌으나 감도조절도 지원하지 않아서 화면이 홱홱 돌아가는 바보같은 시점을 가지고 있고 멋진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나 반복적인 플레이를 강요하며 흥미를 뚝 떨어뜨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파판이란 이름을 달고 있지 않았다면 2회차 플레이는 하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 하고나니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고 마지막 엔딩의 연출도 좋아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 때문에 좋은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진 않지만 색다른 파판 시리즈를 좋아하는사람에게라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도 있는 게임입니다. 


 리마스터인데 발매당시 가격이 더럽게 비싼 것도 말도 안되는 짓이었습니다. 새롭게 발매된 대작게임과 맞먹는 가격인 7만원으로 나와서 파판15 체험판을 인질로 팔아먹는거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PSP로 나왔을 때 즐겼다면 또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PS4로 즐기기엔 부족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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