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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파판 시리즈 중 6편과 더불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그 파급력은 어떤 일본 RPG도 따라올 수 없는 파이널판타지7의 리메이크가 드디어 발매가 되었습니다. 높은 관심도를 대변하듯이 온라인에서는 정가보다 최소 1만원은 비싼 금액으로 판매중입니다. 조금만 인기 있으면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데, 정말 화가 납니다.

 

 언제나 환상적인 그래픽을 보여줬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답게 이번 리메이크작 역시나 멋진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인물 묘사가 대단히 환상적인데 특히, 모두가 기대하던 티파와 에어리스가 이쁘게 잘 나왔습니다. PS1 시절의 네모네모 각진 인물을 현세대의 그래픽으로 만나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PS1 시절에는 CG 영상과 실시간 그래픽의 차이가 워낙 심해서 언제쯤이면 CG영상 수준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그 당시 CG보다 더 좋은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배경 그래픽이 처참한 수준입니다. 멀리서 볼 때는 눈치채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컷신에서 배경이 잡힐 때 생각보다 많은 장면에서 형편없는 수준의 배경화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어리스의 꽃밭 그래픽이 최악이며, 이 외에도 많은 배경 그래픽은 도저히 2020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떨어집니다.

[멋진 그래픽을 선사하는 파판7]
[많은 장면에서 수준 떨어지는 배경 그래픽을 보여준다]

 과거 파이널 판타지는 ATB라고 불리는 턴제 전투였으나 이번 리메이크 작에서는 실시간 액션으로 바뀌었습니다. 대미지가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기도 존재하며 피하기도 마련되어 있어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빠른 키 설정에서 마법이나 기술을 등록해 사용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과거 ATB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닙니다. 전투 중 시간이 흐르거나 적을 공격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액티브 게이지가 차오르고 이 게이지를 채워야만 마법, 기술은 물론이고 아이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긴박한 상황이어도 이 게이지가 없으면 회복조차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기술,마법,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 메뉴를 불러내면 시간이 거의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러가서 어떤 행동을 할 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화려한 액션게임으로 변화한 전투]
[액티브 게이지를 활용한 전투]

 실시간이긴 하지만 핵앤슬래시 형태의 전투가 아닙니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단순한 물리공격으로는 상대를 공격하기 어려워집니다. 간파 기술을 통해 상대의 상태와 약점을 알아낸 후 그에 맞는 속성 마법공격으로 적을 히트상태로 만들고 히트상태 일 때 버스트 게이지를 올려주는 기술을 퍼부어 버스트 상태로 만들면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어려운 보스전일수록 간파는 필수적입니다.

 

 피하는 동작중에 무적 상태가 아니고 적의 공격 범위가 비교적 넓은 편이라 피하기를 활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액티브 게이지를 통해 기술을 사용해야하고 약점 공격이 아닌 단순한 평타 위주의 물리공격으로는 적을 공략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호쾌한 액션을 기대한 사람에겐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또, 전투시 시점이 약간 불편한 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몇몇 단점에도 이번 전투는 실시간으로 ATB를 즐길 수 있는 멋진 방법이었습니다. 때론 약하다고 생각했던 잡몹들에게도 액티브 게이지 관리에 소홀하다보면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하고 어렵다고 느꼈던 보스전에서 약점 공략과 버스트 활용을 통해 의외로 쉽게 이길수도 있습니다. 이런 전략적인 면이 이 게임의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단지 전투에 들어가기 전엔 적의 속성을 알 수가 없는게 단점이긴 하죠. 이 매력적인 전투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마테리아입니다.

[간파는 필수적이다]
[약점을 간파해 히트상태를 만들고 버스트를 노리자]

 마테리아는 파판7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무기와 방어구에는 마테리아라는 구슬같은 놈을 장착할 수 있는 홈이 파여져 있고 여기에 장착을 하면 됩니다. 마테리아는 기본적인 회복, 화염, 냉기 등의 마법부터 HP, MP증가같은 능력치 증가도 있으며 간파, 훔치기 같은 보조적인 마테리아도 있습니다.

 

 이 마테리아를 주인공인 클라우드와 동료에게 적절히 배분을 해야만 모든 전투상황에 대비할 수가 있습니다. 무기와 방어구에 장착할 수 있는 마테리아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현재 지역에서 자주 나오는 적의 특성을 파악하고 마테리아를 활용해야 합니다.

[조합하는 재미가 있는 마테리아]

 마테리아 착용은 동료가 되는 어떤 인물이라도 장착할 수가 있기 때문에, 대검을 들고 다니는 클라우드가 반드시 물리위주로 설정할 필요도 없고 로드를 끼는 에어리스가 꼭 마법 위주로 착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나누는 것이 효율적이긴 하지만 얼마든지 회복 마법을 주로 쓰는 클라우드, 대마법사 티파를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과거 파판7 원작이 발매 되었을 때는 이런 면 때문에 인물간의 개성이 사라진다며 비판받기도 했습니다만 이번작에서는 파티원이 워낙에 자주 바뀌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장치였습니다.

 

 무기의 종류가 많진 않지만 각 무기마다 물리나 마법에 특화된 무기와 균형감 있는 무기가 나누어져 있습니다. 또, 무기에 SP가 존재해서 이 SP를 활용해 마테리아 확장, 물리 혹은 마법 공격력 등 무기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마법 능력이 높은 클라우드의 대검이나 티파의 글러브를 착용하고 신나게 마법을 날려주고 그것도 부족하다면 MP증가와 매지컬 마테리아를 껴서 더 높은 MP와 화력을 뿜어낼 수도 있습니다.

 

 무기에도 고유 어빌리티가 있어서 새로운 무기가 있다면 반드시 장착해서 어빌리티를 마스터해야 다른 무기로 바꿔도 해당 어빌리티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무기마다 개성있는 어빌리티가 마련되어 있어서 이런 것들을 때에 맞춰 잘 활용하면 훨씬 전투가 즐겁습니다. 물론 파판답게 시각적인 즐거움도 제공해줍니다.

[무기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원작도 한명 한명 인물에 공을 많이 들였지만 이번작은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초반 미드가르에서 만나는 주요 인물인 에어리스와 티파는 물론이고 바렛의 촐싹거림이 엄청나게 부각이 되고, 원작에서 분량과 비중 모두 낮았던 아발란치도 상당히 역할을 해줍니다. 특히, 아발란치의 유일한 여성인 제시는 엄청난 분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어찌보면 이번작에서 티파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힘 주고 만든 리메이크작답게 전작에서 유명한 장면은 물론 사소한 장면까지도 컷신으로 재현해 냈으며 그 유명한 클라우드 여장 장면은 이번작에서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었습니다. 물론 저 같은 사람은 클라우드 여장은 관심없고 티파, 에어리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기에 바빴지만요. 시각적으로 정말 즐거운 게임이며 탄탄한 연출력을 보여주어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캐릭터성이 더욱 부각된다]
[티파와 에어리스는 말할 것도 없다]

 열차를 타고 도착한 아발란치 일원들은 신라 병사가 지키는 1번 마황로를 파괴하기 위해 잠입합니다. 신라의 전직 솔저였던 클라우드 또한 이 작전에 참여해 화려한 솜씨를 뽐내며 마황로 파괴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신라가 아발란치의 공격에 맞춰 의도적으로 1번 마황로를 파괴해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아발란치는 성명학을 기반으로 별의 생명인 라이프 스트림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으며 신라가 계속해서 라이프 스트림을 뽑아내 마황 에너지로 사용한다면 결국 별의 생명이 다 해 죽고 말 것이라는 생각으로 신라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아발란치의 용병으로 참여해 마황로를 파괴하고 신라가 마황에너지를 활용할 수 없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번 마황로 폭파]

  이번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출시 초기부터 엄청난 비판과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분할 판매 때문인데요. 제작진은 파판7의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여 한꺼번에 담을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당치도 않는 변명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를 빼고 메인만 달린다면 20여시간 정도면 완료힐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보다 훨씬 더 긴 게임도 존재하는게 RPG인데 뭔 헛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쓸데없는 사이드 퀘스트 넣지 말고 밀도있게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게 훨씬 좋았습니다. 이번 리메이크작의 가장 빼어난 요소가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미드가르 부분까지만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처음하는 분들은 마치 마황 에너지를 다룬 사투가 이 게임의 주제라고 느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실제 원작은 신라와 마황에너지를 둘러 싼 싸움은 프롤로그에 불과합니다. 이 후, 더 큰 싸움에 직면하는데 이번 리메이크작에서는 후반부에 대화로만 살짝 언급만 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이 게임을 아무리 재미있게 즐겼어도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오로지 돈만을 원한 스퀘어 에닉스가 상업적 성공을 위해 시리즈의 명성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판매방식입니다.

[20년을 넘게 기다려왔던 것이 과연 분할 판매였을까?]

 분할 판매방식임에도 신라와 아발란치의 갈등과 대립 요소를 효과적으로 배치한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물론 중간에 열차 유령 부분을 비롯한 몇몇 부분은 사족같이 느껴지지만 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밀도있게 잘 다루었습니다. 특히, 바레트의 단순 무식한 모습과 대변되는 권력가 신라의 모습이 아주 볼만했습니다.  뛰어난 연출력도 더해져 정말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하지만, 좀 더 후반에 엄청난 카리스마와 함께 등장해야 할 세피로스가 지나치게 자주 등장해 아주 수다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후반을 장악하는 이 악역을 벌써부터 등장시킨다면 다음 파트에서는 무엇을 보여줄지 걱정까지 될 정도입니다.

[초장부터 느끼한 대사를 퍼부어주는 환각 속의 세피로스]

 또 한가지는 전작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필러라는 존재입니다. 유령같은 모습을 한 필러는 게임 초반부터 가끔씩 등장해 주인공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또 어떤 장면에서는 오히려 클라우드 일행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엔딩 부분에 가서는 오히려 원작을 부정하듯, 리메이크를 부정하고 리부트를 하려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스토리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되 멀티 엔딩, 혹은 한두가지 선택지를 주어졌으면 했는데 이 필러라는 존재로 인해 후반부 내용이 아예 틀어지거나 우리가 알고 있던 원작의 내용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릴 수가 있는데, 원작을 현세대의 모습으로 보고싶었던 저는 당황스러움이 더 컸습니다. 또, 처음 파판7을 접한 사람에게는 알지도 못하는 세피로스를 비롯해 몇몇 인물이 뜬금없이 등장만 하고 결론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느꼈을 거라 봅니다. 그리고 필러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속작에서 이어질 내용이 너무나도 기대되는 마음도 큽니다. 다만, 빌어먹을 분할판매 때문에 언제 뒷내용을 알 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몇 개로 분할 판매할지 자신들도 모른다는 쓰레기 집단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향후 후속작을 기다리다가 저의 흰머리만 늘어갈 것이 눈에 선합니다.

[원작충이라 불리우는 필러의 맹활약(?)]

  록온시 카메라 시점이 상당히 요상하고 배경 그래픽은 버그가 의심될 정도로 형편없으며 원작의 미드가르 부분을 늘려놔서 필요 없는 부분이 길게 만들어진 챕터가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분할판매 방식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방법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그래픽과 빠져들 수 밖에 없는 화려한 연출, 전술적인 면모를 요하는 뛰어난 전투체계, 매력적인 세계관과 전개능력 등, 오랜만에 많은 면에서 훌륭한 면을 갖춘 스퀘어의 게임입니다. 분할 판매만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합니다. 발매되면 초코보도 키워보고 온갖 숨겨진 마테리아도 찾아보는 상상을 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어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만 원작의 마을 하나인 미드가르 분량으로도 최고의 재미를 선사해주는 파이널 판타지7 리메이크여서 다음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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