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덕후들의 소울 시리즈라고도 알려진 덕후소울, 코드 베인을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처음 게임 영상이 공개 되었을 때 꽤나 재미있어 보여서 기대를 했는데, 체험판을 해보니 손에 잘 맞지 않고 별 흥미를 못 느껴서 제쳐두고 있다가 최근 덤핑이 되어서 싼 맛에 잡아보았습니다.

 

  흡혈귀가 사는 암울한 게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그래픽이지만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일본게임을 하면 자주 볼 수 있는 형형색색의 머리색과 과장된 인물 표현을 이 게임에서도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어두운 분위기 답게 옷 표현은 아주 어울리게 느껴집니다. 특히 저 마스크 표현 정말 별로이면서 멋지게 느껴지기도 하는 요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에 주인공의 외형을 설정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대단히 정교하진 않지만 이런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없는 것보다 훨씬 낫죠. 물론 PC판이라면 모드나 패치로 훨씬 더 자유롭게 꾸밀 수도 있을 겁니다.

[배경은 밋밋한 편이지만 드물게 멋진 화면도 있다]
[쓸데없이 노출이 많다]

 전형적인 소울류 액션 게임으로 상대적으로 무거운 움직임과 느린 박자의 전투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공격과 약공격을 가지고 있고 당연히 강공격이 더 큰 대미지를 줄 수 있지만, 동작이 훨씬 더 커서 빈 틈이 많고 스태미너를 더 많이 소모합니다. 개인적으로 강공격이 왜 필요한 지 잘 모르겠어요.

 

 상대의 행동을 보고 공격, 방어, 회피를 결정해야 합니다만 모든 행동에는 스태미나가 소모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회피를 하고 싶어도 공격을 하고 싶어도 스태미나가 없으면 할 수 없고 방어를 해도 적의 공격을 방어 할 수 없습니다. 스태미나가 충분해서 방어에  성공해도 체력이 조금은 소모됩니다. 이거 마음에 안 들어요.

 

 코드 베인은 이에 더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서 다크 소울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멀리서 마법처럼 공격하는 방식 말고도 무기를 활용해 여러번 적을 베거나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이 회피를 한다거나 공격, 방어 혹은 속성 공격등의 버프를 걸어주는 등 다양하게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거 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기본적인 전투]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근접, 원거리 기술]

 소울류 게임답게 흡혈공격류로 패링과 뒤잡기가 있는데 이게 문제가 좀 있습니다. 뒤잡기는 우선 판정이 굉장히 요상합니다. 어느정도 타이밍을 익히면 쓸 수 있긴 하지만 어떨 때는 바로 뒤에서 공격을 해도 뒤잡기 공격이 안 나가기도 하고 옆구리를 공격했는데 갑자기 뒤잡기 공격이 나가기도 하는 등 판정이 좋질 않아요. 그래도 중2병 가득한 뒤잡기 연출은 봐줄만 합니다.

 

 패링은 사용하기가 까다로운 대신 확실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갑옷류인 아장마다 패링 넣는 타이밍이 다릅니다. 아장 중에서 스팅거와 아이비 같은 경우에는 적의 공격을 보고서 패링을 넣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느려터져서 공격을 예측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매력있는 뒤잡기 공격 연출]

 전투가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위에 서술한 패링 타이밍 문제나 뒤잡기 판정 문제도 그렇지만 적들 공격 방식의 문제도 심각해요. 이 게임에서 잡몹조차 공격하기 전 예비 동작이 너무나도 빠른 적이 많이 존재합니다.

 

 특히 방패 돌격이나 설원에서 마주하는 녀석의 구르기 같은 경우는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과연 이걸 반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빨라요. 심지어 거의 죽음에 가까운 대미지를 줍니다. 소울류 게임은 느린 박자의 전투답게 예비동작을 공격마다 다르게, 치밀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죠.

 

 보스전은 보스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예비동작 없는 공격이 있어야 한다고 보지만 예비 동작 없는 공격이 너무 많습니다. 보스전 중에서도 중요한 보스들은 중간에 한 번 폭주를 해서 공격범위가 더 길어지고 빨라지며 강력해지는데, 공격하기 전 예비동작마저 너무나도 빨라집니다. 특히 금색의 사냥꾼 이 녀석은 지만 공격하려고 발악하는 녀석입니다. 이렇게 게임을 설계하면 죽어가면서 공격방식을 익히고 파악한 후 전투를 하는게 아니라 유저의 빠른 반응속도를 가지고 싸워야 해서 피로도가 높고 불합리하게 느껴집니다.

[게임의 꽃인 보스전]

 그런데 놀랍게도 이 게임 전투 재미있게 했습니다. 블러드 코드라는 직업 같은 개념이 있어서 직업을 바꾸면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고 기술 숙련도를 올려 마스터하면 다른 블러드 코드로 변경해도 해당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그것을 활용하는 게 굉장히 재미집니다.

 

 전투가 조금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보스전도 도전욕구를 불러일으킬만한 난이도라 즐길만 하고 몇 번 죽으면서 공격방식을 파악하면 대부분 이길 수 있습니다. 물론 빠른 반응속도는 필수입니다.

 

 어려운 게임이지만 혼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동료 한 명과 같이 싸울 수 있으며 이것으로 인해 난이도 조절이 됩니다. 체력을 모두 잃더라도 동료가 빠르게 체력을 채워주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어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잡몹같은 경우는 동료에게 맡겨도 될 정도로 강력합니다. 같이 싸우는 게 재미있어요.

 

 오히려 전투보다 마음에 안 드는 건 처음에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때려넣는 다는 점입니다. 직업이라고 볼 수 있는 블러드 코드 그리고 블러드 코드에 맞는 아장과 무기를 장착해야 하고 그에 따라 무게가 변합니다. 또, 고유명사도 많고 블러드 코드와 아장, 무기마다마다 흡혈, 연혈, 명혈 능력이 다 달라서 이걸 이해하는 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블러드 코드]
[클러드 코드에 따라 아장과 무기도 교체해주어야 한다. 강화도 가능]

 지구에 갑작스러운 대붕괴가 일어나고 심장만 멀쩡하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불사의 존재인 흡혈귀가 생겨났으며 그 후 퀸이라는 강적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은 흡혈귀를 생산해 내게 됩니다. 결국 퀸을 제거하는데 성공하지만 너무 많은 흡혈귀가 생겨나게 되었고 흡혈귀가 필요로 하는 피의 양 또한 급격하게 많아졌으나 붉은 안개라는 장막이 쳐져 베인이라는 곳을 벗어날 수 없게 되어 피의 수급이 대단히 제한적이게 됩니다.

 

 흡혈귀는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혈액의 열매가 열리는 혈루라는 곳을 찾아 매일매일 헤매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 혈루마저 말라가고 있어 많은 흡혈귀들이 갈증을 참지 못하고 자아를 잃고 타귀가 되어 버립니다. 타귀는 흡혈귀와는 다르게 심장을 공격당해도 죽지 않으며 보이는 모든 것을 공격하는 존재입니다.

 

 주인공은 기억을 잃어버렸으며 자신만의 정해진 블러드 코드없이 다른 사람의 블러드 코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말라버린 혈루의 샘을 되살리고 혈영 조각을 통해 다른 이의 기억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인물입니다. 자신을 따르는 이오와 함께 혈루를 구하던 중 말라가는 혈루의 샘을 연구하고 있는 루이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혈루의 샘의 근원지를 찾고 흡혈귀들의 갈증을 해결하는데 협력하게 됩니다.

[말라버린 혈루의 샘을 되살리는 기억 잃은 주인공]

 내용이 매우 흥미로운 편입니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라는 식상한 소재이지만 코드 베인 만의 세계관은 아주 매력적이며 기억을 잃은 주인공과 혈루의 샘의 진실과 퀸의 과거 그리고 미치광이 과학자 미도를 추적하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또, 혈루의 샘을 쫓다가 세계에 닥친 또 다른 위험을 알아가는 과정도 재미있습니다.

 

 후반부는 전달력도 개연성도 매력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미치광이 과학자를 표현하는 것이나 언제나 정의롭게만 살아가는 것 같은 주인공 일행은 너무나도 식상합니다. 갈증에 시달려야 하는 흡혈귀지만 주인공 일행에게서는 그 절박함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며 엔딩에서 이오의 행동은 그 이유가 설명이 잘 안 됩니다. 이오에게 어떤 능력이 있었던 것인지 설명이 되질 않으니 납득하기가 어려워요.

 

 혈영 조각을 모으면서 동료들의 과거 기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 코드 베인의 세계관을 잘 이해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연출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찰흙과 음성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걸 모든 중요한 회상장면에서 사용하면서 돈 정말 안 들였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다가 대부분 내용이 신파쪽으로만 흘러가서 후반부에는 지겨울 정도에요.

 

 일본게임답게 중2병이 가득한 대사가 넘쳐나서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 게임의 매력을 죽입니다. 차라리 대사가 거의 없는 편이 나을 수도 있어요. 또,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 이오를 표현하기 위해서 꼭 무미건조한 음성만으로 표현해야하나 하는 개탄스럽습니다. 일본게임에서도 조금 다른 표현을 보고 싶네요.

[혈루 연구를 하고 있는 루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겹도록 나오는 혈영 속 기억을 보는 박물관 연출]

   잘 짜여지지 않은 전투체계, 부족한 후반부의 개연성, 반복적인 연출이 아쉽습니다. 전체적인 맵 디자인도 평이하며 초반 튜토리얼이 너무 길고 복잡한 것도 흠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기술을 쓸 수 있고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보스전도 동료와 함께 싸울 수 있어서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효율적으로 표현되진 않지만 흡혈귀의 잔인한 삶을 그린 코드베인의 세계관 설정도 좋습니다. 전투의 기본은 소울류 게임에서 가져오고 이야기는 일본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부족한 점도 많지만 이유를 알 수 없게 재미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