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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최근에야 제대로 된 한글패치가 나온 스퀘어의 RPG인 트레저헌터G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만드는 게임마다 명작 반열에 올렸던 슈퍼패미컴 시절 스퀘어의 게임이기도 하고 오래전 미완성된 한글패치로 초반만 감질맛나게 살짝 즐겨보아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스퀘어의 게임답게 그리고 슈퍼패미컴 말기의 게임답게 그래픽은 좋은 편입니다. 물론 당시 기준으로요. 개인적으로 슈퍼패미컴으로 나온 스퀘어의 게임 중에는 성검전설3의 디자인을 가장 좋아합니다만 트레저헌터도 볼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2D 그래픽 정말 좋아요.

[이 시절 스퀘어의 그래픽은 명불허전]

 게임 진행은 파이널 판타지처럼 전통적인 진행방식이지만 전투는 스퀘어의 RPG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전략RPG 형태의 전투를 보여줍니다. 던전을 탐험하다 배회하는 적과 부딪치면 전투화면으로 돌입합니다. 보통 스퀘어는 액션 RPG이거나 전통적인 턴제 게임이 대부분인데 의외였습니다.

 

 문제는 제목과는 다르게 전혀 트레저헌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게임의 진행대로라면 7개의 보물을 찾아야 합니다. 보통 이런 귀중한 보물은 정보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 후 도착한 던전에는 온갖 함정과 퍼즐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야 하고, 눈 돌아갈 만한 유적과 숨겨진 문명 등이 존재해야 고생하고 찾는 보람이 있는 법인데 이 게임에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은 아예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너무나도 단순한 진행을 보여줍니다. 제목을 왜 트레저헌터G로 지었을까? 

[월드맵도 멋진 트레저헌터G]

  전투 화면으로 돌입하면 SRPG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트레저헌터는 민첩이 빠른 순서대로 차례가 돌아오고 자신의 ACT만큼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최대 ACT 수치가 높을수록 한 턴에 더 많은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적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액트 수치가 더 필요합니다. 바닥의 색깔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바닥에 아무런 표시가 없으면 액트 수치가 한 칸이 필요하지만 노란색일때부터는 조금씩 늘어납니다. 파란색일 때는 노란색의 2배, 빨간색일 때는 노란색의 3배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후반가면 더욱 심각해 집니다.

 

 전투 시작 전 그리드 레벨이 표시가 되는데, 초반에는 그리드 레벨1이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그리드 레벨이 올라가고 그리드 레벨이 올라갈수록 적과 가까이 있을 때 더 많은 액트 수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아니었으면 점점 늘어나는 주인공 일행의 액트수치 때문에 지나치게 쉬운 게임이 될 뻔했는데 난이도 조절을 적절히 잘 한 편입니다. 하지만 적이 가까이 있지 않은 곳에서는 여전히 액트 수치가 적게 들기 때문에 게임 후반에 적이 없는 지역을 이동할 시 빠른 이동이 가능합니다.

[턴제 전략 RPG 형태의 전투]

 총 4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스토리 진행상 빠지는 잠깐 잠깐을 제외하면 다 같이 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레드는 강력한 근접공격을 가지고 있고 블루는 올가미를 활용해 다양한 함정을 설치할 수 있으며 레인과 퐁가는 마법 사용이 가능합니다. 

 

 사실 마법이 그렇게까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질 않습니다, MP 사용량이 많기도 하고, 마법을 쓸때마다 보여주는 긴 연출도 귀찮은데다 대미지가 강력하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레드를 잘 키우면 압도적인 물리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에 마법은 보조적으로 쓰이고 체력이 약한 마법사는 2칸이나 3칸정도의 범위공격을 할 수 있는 무기를 착용해 공격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블루의 올가미인데, 그 중 날으는 올가미를 바닥에 설치하고 그 장소를 밟으면 임의의 장소로 날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까다로운 적이 오는 장소에 설치해서 멀리 보내버릴 수도 있습니다. 혹은, 멀리 떨어져 전체마법을 사용하는 적을 잡기 위해 아군이 날으는 올가미를 밟아 날아가는 전술을 택할 수도 있어서 아주 신박했습니다. 물론 날으는 올가미를 비롯해 다른 올가미도 자주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재미있는 기능이었어요.

 

 대각 공격이 가능하고 정면과 후방 방어력이 달라서 대부분의 적은 측면이나 뒤에서 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이동시 액트 게이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정면에서 3번 공격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측면으로 이동해서 1~2번을 치는 게 나을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약간의 전술적인 면도 있고 올가미 같은 특이한 것도 있어서 전투는 나름의 특색을 갖추어 재미있습니다.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날으는 올가미]
[화려한 마법연출]

 트레저헌터 집안에서 태어난 레드와 블루. 아버지가 그토록 찾던 강철새가 근처 동굴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할아버지 실버와 함께 동굴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선 날아오르는 강철새와 그것을 조종하는 아버지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이내 강철새는 저 멀리 추락하고 맙니다. 레드와 블루는 아버지가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고 길을 나섭니다.

 

 하지만 잠시 집을 비운 사이 할아버지가 있는 루리 마을은 공격당하고 불타버리게 됩니다. 마음을 다잡고 할아버지가 집으로 데려 온 레인과 퐁가와 함께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길을 떠나는 도중 봉인된 요정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정은 어리적은 자가 마왕을 부활시켰으며 요르문간트의 봉인마저 풀려고 한다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버지의 모험방에서 세계의 위기와 보물 오파츠, 그리고 세계수에 가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하게 되고 새로운 모험 길에 오릅니다.

[꿈에서 본 예언의 모습]
[부활한 마왕을 저지하자]

 굉장히 밝은 분위기의 게임입니다. 농담도 굉장히 많은 편이고 여관에서 잘때마다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데, 어린 블루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침대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침대가 없으면 방 구석까지 굴러가기도 하며 형인 레드가 떨어지는 블루를 잡아주기도 하는 등 재미있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다른 대부분은 단점 투성이입니다. 인물관계가 굉장히 좋지 않은 편인데, 정확히는 필요없는 인물을 등장시키기도 하며 가장 중요한 인물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도 부족하기도 합니다. 결국 마왕이 부활해서 세계수를 지켜야 하는데, 마왕이 세계수를 차지하려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고 마왕이 봉인되었던 시기의 묘사도 대단히 부족해서 마왕이란 인물의 뒷이야기나 목적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르문간트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왜 봉인을 풀려고 하는거지?? 알 수가 없어요.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가볍고 빠른 진행 그리고 작은 스케일이 이 게임에 발목을 잡습니다.  대부분의 이벤트가 빠르게 진행되고 단순해서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적고 쉽게 잊혀집니다. 닥터 헬로, 마인 미오, J.레드, 거북이까지 독특한 개성의 등장인물을 너무 웃음승화 장치로만 사용한 것도 아쉬웠어요.

 

 오파츠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보물을 찾으러 가는 여행에 함정과 퍼즐 부분이 거의 생략되어 있다는 것은 게임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심까지 될 정도입니다. 물론 결국 목적은 마왕을 없애는 것이지만 보물을 찾는 여행부터 좀 더 천천히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면 더 좋았을 겁니다. 평범하지만 흥미를 끌 수도 있던 설정을 크게 살리지 못하고 평범함에서 끝내버려 특색없는 이야기만을 전달해 줍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만은 좋았습니다. 놀라웠어요.

[뒷 이야기가 궁금한 인물이 상당히 많다]

 멋진 그래픽과 매력적인 전투를 가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난이도가 어렵지 않고 랜덤 인카운터가 아니라 강제전투의 압박도 덜하고 연출력도 상당히 좋아서 보는 맛도 좋습니다.

 

 하지만 여섯 요정의 역할이나 과거 대전은 물론 중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부족해서 세계관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지나치게 가벼우며 빠른 진행은 이야기를 평범하게 혹은 평범함만도 못하게 만듭니다. 슈퍼패미컴 시절 항상 명작을 만들어냈던 스퀘어지만 이 게임만큼은 평범함 이상을 넘지 못했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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