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이젠 시리즈가 사라져 추억으로만 남은 게임 중 하나이고 90년대 많은 인기를 끌었던 SRPG중 하나인 용기전승 시리즈의 척작품을 해보았습니다. 국내에는 도스용으로 용기전승1편이 먼저 발매가 되었고 후에 제작사에서 윈도우판으로 음성더빙을 포함해 몇가지 추가요소를 곁들여 이식을 하자 그것까지도 국내성우진으로 더빙하여 내놓은 작품입니다. 최신 OS과 PC사양에서는 게임이 너무 빠르고 몇가지 문제가 좀 있는데 강제로 창모드로 하면 좀 나아집니다.


 그래픽은 그저그렇습니다. 지금은 2016년이니까요. 하지만 원작이 일본의 PC98이라는 것과 발매시기를 생각해 보면 나쁜 그래픽은 아닙니다. 팔이 너무 일자로 뻗어있는 것이 아쉽지만 색감도 좋고 옛스러운 일러스트와 디자인으로 충분히 괜찮은 2D 그래픽은 게임의 가볍고 밝은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국내발매된 도스판과는 다르게 용기전승 플러스는 마치 영화처럼 위아래가 검게 잘려져 나옵니다. 아쉬운 부분이에요.


[괜찮은 그래픽]


[이따금씩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등장한다]


 SRPG하면 흔히 전투 후 대화를 비롯한 이벤트가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유저가 관여하는 것은 상점이용이나 전투정도라 플레이어가 게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극도로 제한적인 게임을 떠오르게 하는데 용기전승은 고전적이며 정형적인 일본RPG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즉, 마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마을사람과 대화하고 정보를 얻고 장비를 구입하며 월드맵을 통해 다음 목적지까지 가야하는 진행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제가 과거 RPG장르에서도 SRPG를 많이 안 했던 이유가 전투를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할 게 없고 자동으로 진행되는 대화만 바라보는게 마음에 안 들어서였는데 용기전승은 좀 더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해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마우스를 쓰면 무려 전방향 이동이 가능한데 당시에는 4방향 이동이 많았어서 전방향 지원되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다만,  아무리 마을을 돌아다니고 월드맵을 다닐 수 있어도 일방통행 RPG라는 점은 변함이 없어서 스토리 진행을 하지 않으면 못 가는 곳이 대부분이며 준비해놓은 부가적인 이야기나 의뢰가 전무하다시피 해서 돌아다닐 수 있는 것 말고는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없다는게 단점입니다. 숨겨놓은 것이 없으니 지도도 대단히 단순해서 길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퍼즐요소도 없고, 숨겨놓은 아이템도 거의 없어 고속도로 수준의 일방통행 던전이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NPC와의 대화를 좋아한다]


[단순하지만 월드맵도 존재한다]


 전형적인 SRPG 형태의 전투체계를 가지고 있는 용기전승은 AP라는 행동포인트가 주어져 행동포인트 한도 내에서 몇번이고 이동, 공격, 기술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미 여러 게임들에서 이러한 방식을 채용했었죠.

 전략적인 면이 강조되는 전투이지만 지형의 높낮이에 따른 유불리도 없고, 물고 물리는 속성관계가 있긴 하나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무의미하며 지형효과를 받기 위해 주요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주요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것 역시 별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게임 난이도가 쉽기 때문입니다. 상점무기만 제대로 맞춰주고 필수전투만 해줘도 엔딩을 보는 것이 무리가 없어서 굳이 지형효과나 대형을 갖추며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후반에 강력한 적이 몇명 나오긴 하지만적 AI도 뛰어난 편이 아니라 천천히 전진하면 적들은 자신의 AP를 한껏 사용하면서 죽으러 마중을 와주고 주인공 세디의 강력함으로 없애주면 그만입니다.

  게임에서 전투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전략적인 면이 지나치게 무시되는 쉬운 난이도라는 것은 조금 아쉬운 면입니다. 아무래도 게임이 전투의 비중이 높지 않아서인지 한번 한번의 전투가 길지 않고 쉽습니다.


 경험치 얻어 레벨업을 하면 클래스 변경이 가능합니다. 상위 클래스로 변경하면 능력치가 올라가며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직업을 빼고는 외형이 변화하거나 전투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고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클래스 변경시 선택권이 없어서 육성에 대해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클래스변경이라고 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레벨업과 별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SRPG, 공격연출 화면이 존재한다]


[클래스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 게임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역시 장비창이었습니다. 한 명당 총 4개의 아이템을 가질 수 있는데 그 4개에는 장비가 포함되어서 무기, 방어구, 장신구까지 착용하면 남는 칸은 단 한칸 뿐인데 회복제 하나라도 넣으면 빈 칸이 없게되죠. 부대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가방이 있고 개인 소지량이 정해진 방식인데, 이런 방식은 아이템을 교환할 때 항상 불편합니다.


 이름을 보면 게임경력이 있으니 대강 알 수 있지만, 아이템과 장비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어서 장비를 살 때 어떤 게 누구를 위한 장비인지 파악도 힘듭니다. 그나마 장비는 착용하면 능력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으니 다행이긴 합니다. 장비를 살 때도 개인에게 사줄 것인가 전체가방에 넣을 것인가 결정을 해야하는데, 개개인에게 직접 사줘야 이게 누구의 착용장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비칸에 빈칸이 없으면 살 수가 없어서 전체가방으로 하나 넣어놔서 빈칸 만들어놓고 구입한 후에는 빼놓았던 아이템을 다시 채워넣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전투시 지나치게 많은 아이템 사용을 막기 위한 장치인 것 같은데, 의도도 나쁘지 않은데 장비구입과 교환이 좀 더 편하게 됐어야 합니다. 이런게 고전게임의 문제랄까요? 이런 게임이 몇몇 있는데 루나도 그렇고 창세기전도 이런방식입니다. 그래도 창세기전1은 전체가방도 없어서 그것보단 낫긴 하네요.


[불편한 아이템 교환방식]


 시작하자마자 전쟁이 시작되는 악몽을 꾼 세디는 검수련을 하기 위해 마을을 나섭니다. 마을을 나서자 병사에게 잡힌 뮤라는 소녀를 구출하게 됩니다. 정신을 차린 뮤라는 소녀는 기억을 잃었고 우리의 세디는 뮤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페알드성에서 또 다시 뮤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쫓기게 됩니다. 그래도 뮤의 기억을 찾는 여행은 계속되고 다양한 동료들과 만나고 사건을 겪으면서 세계는 전운에 휩싸이게 되고 옛 전설과 뒤섞이는 이야기와 함께 모두가 이 전쟁의 소용돌이속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이야기에, 정의로움과 의리가 넘치는 주인공이 동료들과 함께 몇년간의 전투에서 승리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사도 많고 스토리의 비중이 큰 게임이라 동료들의 이야기도 부각이 되며 그들의 뒷 이야기가 나오는 편이라 동료 한명한명의 개성과 뒷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보면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뻔한 이야기가 많아요.


[모험의 시작이 되는 뮤와의 만남]


 몇년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긴하지만 1부는 15살짜리 소년의 모험 이야기라 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조금 유치한 대사와 순수한 이야기가 반겨주고 있습니다. 한 사건으로 뿔뿔이 흩어져버린 동료들과의 3년간의 시간은 간단히 글로만 설명이 되어 전쟁의 서사시란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2부격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 청년이 된 세디가 최종 적을 물리치는 부분은 앞부분보다 1부보다 비교적 짧고 후다닥 진행이 됩니다.

 1부에서는 동료 개개인의 성격과 잡담이 많이 나오는 반면 2부는 주요 스토리에 집중하고 있어서 몇몇 동료의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고 언급조차 거의 안되는 동료도 생깁니다. 대표적인 것이 프틸과 마르. 프틸 부모님은 어디있는거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생물인건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르도 마찬가지. 부모가 누구인지 왜 어린애가 혼자 다니는 것인 귀가 큰데 종족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대사도 거의 없어요.


 제가 소년이었다면 이야기에 흠뻑 빠졌을수도 있지만 역시 전쟁이라는 이야기를 다뤘다기엔 정치,외교 상황보다는 개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치밀한 구성은 아닙니다. 마지막에 최종보스의 정체나 뒷이야기도 의외성이 있어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너무 뜬금없어서 개연성도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모험이라 역시 좀 유치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가볍고 꿈과 희망이 넘치는 이야기를 보는것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느껴집니다. 역시 추억보정의 힘은 무섭네요.


[이야기의 중요한 근간 필소레이나의 전설]


[과거 일어났던 전쟁이 다시 한 번 일어나려 한다]


 가끔씩 이렇게 밝은 옛날게임하면 옛 생각이 많이 납니다. 자주 보던 애니메이션이나 그걸 보더 어린 저도 생각이 나고 그 시절 생각이 나서 추억에 빠지네요. 아무 걱정없던 시기이기도 했고 이런 게임들에 여린 감성으로 눈물흘려가며 했던 생각이 납니다. 용기전승이 모든면에서 뛰어난 명작이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RPG치고는 짧은 플레이시간과 마우스로만 조작 가능한 간편한 조작, 가벼운 이야기와 전투,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국내성우진의 멋들어진 더빙이 이 게임을 걱정없이 즐겁게 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영상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