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오랜만에 최신게임을 잡아보았습니다. 정확히는 콘솔로 나온지 4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스팀으로는 올해에 나온 따끈따끈한 게임입니다. 캡콤이 야심차게 준비한 오픈월드 RPG인 이 게임에 대한 좋은 평들을 읽어 본 적이 있어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험블번들에 나온김에 사 놓았습니다.
이 게임 그래픽 꽤 괜찮습니다. 이스나 용기전승 그래픽 보다가 이 그래픽 보니까 정말 눈이 호강하는 그래픽이었어요. 주요 인물에 대한 묘사도 좋고 몬스터 디자인도 뛰어납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가 거대 몬스터와의 전투인데 거대 몬스터의 종류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그 표현이 좋아서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특히나 처음으로 만나는 거대 몬스터인 키메라의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등장하는 녀석이자 이 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용의 위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밤낮이 바뀌는 것이 마음에 들었는데, 저녁에 노을을 지는 모습이 주위 배경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서 감탄이 나옵니다.
인물 묘사도 괜찮다고 위에도 썼습니다. 그런데 외모마저 서양의 RPG를 따라갈 것은 없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일본게임의 특징인 미형의 남녀가 등장했다면 더욱 더 아름다웠을텐데 아쉬워요. 캡콤은 바이오하자드에서도 지나치게 미형의 인물은 없었던 것을 보면 애초에 그럴 생각이 없나 봅니다. 그런데 브레스 오브 파이어는 이쁘게 만들었잖아?? 아무래도 시대배경이 중세풍이라 거기에 어울리는 그래픽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필드 그래픽마저 좋다]
[훌륭한 몬스터 디자인]
[컷신 연출도 볼만하다]
드래곤즈 도그마의 특징적인 것이 폰 시스템입니다. 폰은 사람의 모습을 했으나 사람은 아니며 주인공을 포함한 각성자의 명을 절대적으로 따르며 용을 처리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자신의 메인폰은 주인공처럼 외형을 꾸밀 수도 있고 주인공이 직업을 바꿀 수 있듯이 직업의 변경도 가능하며 플레이어와 함께 전투를 해나가며 레벨도 함께 오릅니다.
여기에서 정말 특이한 것은 플레이어, 메인폰을 포함해 총 4명의 파티를 꾸리게 되는 이 게임에서 나머지 두 자리도 폰이 차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나머지 두 자리를 차지하는 폰은 바로 다른 플레이어가 생성하고 육성한 폰을 불러와서 사용을 하게 됩니다. 설정에서 온라인을 활성화하면 가능한 기능이며 이렇게 고용한 폰은 성장을 하지 않으니 좀 더 강한 폰으로 자주 바꿔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대로 내가 생성한 메인폰을 다른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에 메인폰이 선물받은 아이템을 가지고 오기도 하는 등 정말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전투 중 적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적의 약점을 알려주기도 하며 적에 대한 지식이 없을 경우 멀뚱멀뚱 서있기도 하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합니다. 폰은 전투 뿐만 아니라 퀘스트를 해결해나갈 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고용한 폰이 현재 진행한 퀘스트에 대한 지식이 있을 경우 누구와 대화를 해야하고 목표지점이 어디인지 지도에 표시되거나 대화를 통해 알려주기도 합니다.
플레이어들끼리의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메인폰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은 대단히 독특한 발상이며 이 게임만의 특징을 나타나는 멋진 기능입니다.
[주인공처럼 꾸미기가 가능한 메인 폰]
[림을 통해 다른 폰들의 영입이 가능하다]
이 게임을 극찬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며 플레이를 하면서 결코 질리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이 전투입니다. 간단한 버튼액션으로 통상공격을 날릴 수 있고 무겁지 않고 가벼운 액션성을 보여줍니다. 여러가지 기술을 배울 수 있으며 그 중에 6개의 기술을 등록하면서 전투중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위에 떨어져 있는 화약통을 들어 던질 수도 있고 적 자체를 들어 멀리 던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나 잡기 등의 기술은 스태미너를 소모하기 때문에 스태미너 관리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월드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필드에서 바로바로 전투가 이루어지며 보다 높은 지형에서 공격해대는 궁수나 카멜레온처럼 숨어있는
리자드맨 등 지형을 이용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녀석들의 습격을 받을 때도 많아 조심스럽게 진행을 해나가야 하며 그래서 모험할
때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편입니다. 다만, 적들이 항상 같은 자리에 다시 나타나는 것은 대단히 좋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적 중에는 약점 부위가 아니면 제대로 공격이 들어가지 않는 적이 있기도 해서 특정 부위를 노리거나 마법사의 인챈트를 통해 무기에 속성마법을 걸어 공격을 하는 등의 전술적인 면도 필요합니다. 또한, 적에 따라서는 꼬리같은 부위가 절단이 되는 경우도 있고 이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따로 있기도 하니 간단한 버튼액션이지만 다양한 전략이 필요해 상당히 즐거운 전투가 이어집니다.
[신명나는 전투]
여기에 세 명의 폰과 함께 파티플레이를 이루어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 또한 가능합니다. 하피같은 하늘을 나는 적을 파이터가 방패를 치며 유인을 해서 땅에 가까워 지면 공략을 하거나 적을 붙잡고 있을 때 공격을 하면더 많은 대미지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폰의 인공지능이 상당히 별로입니다. 적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멀뚱멀뚱 서 있을 때도 있지만 그냥 멍청할 때도 많습니다. 폰에게 원호 명령을 내려서 무기에 속성을 넣어주길 바라는데 아무 행동을 안하기도 하고 마법사가 적 무리에 달려들더니 거기서 계속해서 점프를 하며 근접 공격을 피하질 않나 파이터가 활을 쏘는 유저 옆에 붙어서 대기를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서 사람을 너무나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전투중에 같은말만 되풀이 하는 건 덤이에요.
[폰과의 연계공격]
멍청한 폰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이 게임이 전투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거대 몬스터와의 전투 때문입니다. 처음 등장하는 키메라를 포함해 오우거, 사이클롭스등 거대 몬스터와 전투를 치르는 것은 RPG를 하며 항상 꿈꿔왔던 전투인데, 그 동안의 게임들에도 대형 몬스터와의 전투는 많았지만 체력이 많고 강력하기만 할 뿐 필드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 적들과 비교해 봐도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드래곤즈 도그마 같은 경우에는 이 거대 몬스터 몸에 기어 올라가서 평소에는 공격이 불가능한 사이클롭스의 눈을 공격하거나 용의 심장을 공격하게 되는 등의 행동이 가능합니다. 사이클롭스가 착용하고 있는 갑옷을 부수거나 키메라의 꼬리를 잘라버리는 등 부위파괴를 통해 얻게 되는 아이템도 존재해서 전투의 만족감이 한껏 높아집니다. 하늘을 나는 거대 몬스터에 매달려 있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사망을 하게 되고, 사이클롭스나 오우거나 넘어질 때 깔리게 되어도 죽음을 경험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준비해 놔서 긴장감이 넘칩니다.
대형 몬스터의 종류가 많지 않고 올라 탔을 때 할 수 있는 공격방식이 적은 것은 조금 안타깝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이벤트 컷신 정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투를 실시간으로 구현을 해 냈으며 마침내 꿈에만 그리던 전투에 한층 더 가까워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최근 해본 게임들중 가장 환상적인 전투를 갖추고 있어 플레이 하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드래곤즈 도그마의 백미, 거대 몬스터와의 전투]
이 게임에서 아쉬운 것이 이야기 전개입니다. 초반 프롤로그부터 등장하는 각성자와 폰, 그리고 그들이 무찔러야 하는 용의 존재에 관해 궁금증을 충분히 자아냅니다. 주인공은 갑자기 나타난 용에게 심장을 빼앗기게 되지만 살아남게 되어 각성자가 되고 각성자를 따르는 폰과 함께 세계를 어지럽히는 망할 용을 물리쳐야 하는게 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게임의 극후반부에 가서 밝혀지는 용의 정체와 이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 그리고 알지 못했던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데 그 세계관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컷신의 연출도 훌륭하고 용의 웅장함은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질 정도입니다. 근데 영어 음성으로 플레이 할 시에 입이 안 맞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본어가 기본이기 때문에 입이 안 맞을 순 있는 일이고 항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처음 입 떨어질 때와 마지막 입 닫을 때는 맞춰줘야 하는데, 이미 캐릭터는 말을 다 했는지 입을 닫았는데 음성은 계속해서 흘러나오기도 하고 그 반대의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아쉬운 부분이에요.
[이 땅에 내려오는 용]
[칼 한 자루 들고 싸우다가 심장을 빼앗기다]
하지만 전달 과정이 좋지 못합니다. 극후반에 전혀 생각도 못한 인물이 나타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설명충이 되어 그때서야 이 세계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이런 문제는 게임 중반의 전개가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초반 영도로 향하게 되는 플레이어는 본격적으로 용잡을 준비를 해야합니다. 그런데 용 잡는 준비가 전체 스토리와 큰 관련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구원이라는 단체가 용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 이 중간 단계에서 중요한 점인데 이 단체가 벌이는 일과 메인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용과 큰 관계가 없어 기승전결이 부족하게 느껴지며 그 끝도 허무합니다.
부가 임무를 같이 하다보면 이게 도대체 주요 임무인지 부가 임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중간이 텅 빈 느낌이 심하게 듭니다.용을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면 그 중간 과정을 통해 준비한 병력등이 마지막 전투에 등장해야하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습니다.
게시판 퀘스트는 내용이 전혀 없고 아이템 수집이나 돈을 벌기 위한 단순한 퀘스트라서 전혀 하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안갑니다.
[얘는 도대체 왜 자꾸 나오는 건지?]
[뜬금포로 나와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중요인물]
드래곤즈 도그마는 근래 한 게임중에 가장 재미있게 한 게임이었습니다. 자동 이동이나 탈 것이 없어서 항상 뛰어다녀야 하지만 스팀판은 영구 귀환석이 있어 그나마 좀 나은 편이고 스토리가 부실하여 퀘스트가 다양하지 못해 멋진 세계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드래곤즈 도그마의 세계를 뛰어나게 잘 구현해서 돌아다니는 맛이 있고 독특한 세계관을 가져 그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세계에 어울리는 적 디자인과 뛰어난 전투체계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어 보는 즐거움과 플레이하는 맛을 동시에 잡은 게임이었습니다. 몇 가지 단점만 고쳐서 나온다면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단한 시리즈가 될 것 같은데 온라인만 나오고 후속작 이야기가 없는 것 보니 버려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발 후속편을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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