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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마그나카르타는 대한민국 게임사의 한 획을 그은 엄청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의 대단한 버그때문에 포가튼사가, 천랑열전과 더불어 국산게임 버그로는 알아주는 위치에 올라와 있는 게임입니다. 심지어 설치조차 되지 않는 듣도보도 못한 버그때문에 환불,불매운동까지 벌어졌던 엄청난 게임이었습니다. 창세기전으로 얻은 명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 소프트맥스의 치명적인 실패작이었죠.


 그럼에도 저는 이 게임을 나쁘지 않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주연급 그래픽은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었고 무엇보다 저는 사랑이야기에 약한 감성남이어서 아주 엉망은 아니었던 게임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다시 한 번 잡아보았습니다. 각 인물들이 일러스트와 영상, 그리고 게임 그래픽이 전부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다시 해보니 역시 주연급 인물들의 묘사는 지금도 봐줄만 합니다만, 조연과 단역들은 거의 뭐 신문지 구겨만든듯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배경 그래픽입니다. 기억에 남는 배경이나 인상적인 장소가 단 한 곳도 없으며 어딜가나 텅텅 비어있어, 마치 죽어가는 세상의 단면을 보고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주연들은 깔끔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반해 배경은 정말 볼품없다]

 

[영상의 질 또한 당시에는 좋았다]

 


 배경만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서 생기를 느끼기가 힘듭니다. 심각한 것이 바로 마을의 구성과 사람들과의 대화입니다. 

 마그나카르타에서 마을은 단 한 곳입니다. 바로 슈델미르인데 이곳에 처음오면 다른 여타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소소한 정보들을 알 수 있으며 배경설정에 관해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잠겨있는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도 주기 때문에 대화를 통한 확실한 보상도 있어서 처음 한 번은 즐겁게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대화를 하고 나면 그 사람들과 더 이상 대화를 할 일이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큰 사건이 일어나도 그들은 결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 앵무새처럼 게임 초반과 똑같은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들려줍니다. 가뜩이나 마을에 장비, 소모품 상점도 없어서 할 것이 전혀 없는데 마을의 모습이 변화하지도, 마을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지지도 않아서 밖으로 뛰쳐나가면 배경그래픽은 엉성하기 짝이없어 도대체 정 붙일 곳이 없습니다. 소프트맥스의 첫 3D 시도는 참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 게임을 다시 하면서 느낀게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픽 스타일이 예전에 나왔었던 게임은 신조협려와 거의 비슷하다는 겁니다. 그 게임도 3D라고 만들었는데 배경이 휑해서 정말 심심했었는데 마그나카르타도 그에 못지 않게 엉망입니다.

 

 

[상점조차 없는 단 하나의 마을은 게임이 끝날때까지 변화하나 없다]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강력한 적도 아니고 반복적인 전투도 아니며 버그도 아닙니다. 바로 망할놈의 시점입니다. 마그나카르타를 통해 처음으로 3D게임을 만들어 본 소프트맥스는 게이머들에게 절망을 선사해 줍니다. 게이머의 인내심과 자제력을 길러주기 위한 장치로 사용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정시점을 자랑하는 이 게임은 큰 길을 벗어나 가생이로 갔다 하면 카메라가 회전해 앞도 제대로 못 보게 하고 전투중에 적의 위치조차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사람을 환장하게 만듭니다. 난 앞을 보고 싶다고!!!!


[게임이 끝날때까지 괴롭히는 멍청한 카메라 시점]


 게임의 진행은  창세기전 본편시리즈보다는 왼전인 서풍의 광시곡처럼, 좀 더  전통적인 RPG에 가까운 형태가 되었습니다.. 할 건 없지만 마을을 자유롭게 돌아다닐수도 있고, 마을부터 목적지까지 직접 이동하며 적들과의 전투를 이겨내고 임무를 완수해야 합니다. 임무를 마치면 주요 인물들간의 대화등을 통해 스토리 진행이 되며, 다음 임무를 하달받는 장면까지 컷신이 쭈~욱 이어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진행이 단순하게 반복됩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마을이 하나이기 때문에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곳이 슈델미르일 수 밖에 없는데 다음 임무를 위해서 또 다시 똑같은 장소를 뛰어댕겨야 하는 지루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초반부터 느꼈던 것은, 목적지까지의 길은 볼 것도 없는데도 죄다 비슷하게 생겨서 가뜩이나 맵도 작고 어렵지도 않는 길을 헤매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더군다나 컷신이 한 번 나오기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20분은 떠들어대기 시작합니다. 이런 컷신이 가장 중요한 장면 1,2번이면 이해를 하는데 임무를 완료하고 올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 사람 지치게 만듭니다. 보는맛은 있습니다만, 분량 조절에 실패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싶은것이 아니에요. 게임을 하고싶은 겁니다.


[매 임무마다 똑같은 곳을 또 다시 달려야한다]

 

[엄청난 컷신 분량을 자랑하는 무도회 이벤트]


 마그나 카르타의 전투는 정말 독특합니다. 자신의 턴의 턴포인트 3개가 주어지고 그 포인트를 전략적으로 사용해 이동과 공격을 해야합니다. 일반공격은 리듬게임을 하듯이 제대로 된 박자에 스페이스바를 눌러주면 콤보가 성공하게 되어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메뉴에서 공격버튼을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전투가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전투의 흐름이 전혀 바뀌지 않으면서 문제가 됩니다. 어느 장소를 가도 어떤 적을 만나도 공략하는 법이 바뀌질 않습니다. 가뜩이나 좁디좁은 지도에서 인카운트율은 더럽게 높아서 몇발자국만 가도 전투에 돌입하게 되는데 전투도 어찌나 반복적인지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던전구성도 간단하다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단순하고 형편없어 던전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는데다가 진행을 위해서는 던전의 끝까지 갔다가 다시 처음 지점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루함이 배가 됩니다. 심지어는 보스전마저 특별한 공략법이 필요없으며 일반적인 적들과 비교해 능력치가 조금 좋을뿐이라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그나마 흥미로운 것은 시안을 정화하면서 업그레이드 되는 무기중에는 창세기전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리듬에 맞춰 콤보를 넣자]

 

[후반부로 가면 소프트맥스가 좋아하는 강력한 범위공격도 준비되어 있다]



 마그나카르타는 주인공인 칼린츠의 독백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칼린츠는 어렸을 적 지켜주지 못한 에스텔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입니다. 여기서부터 조금 이해가 안되는게, 당시 칼린츠는 검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는 꼬맹이었는데 무슨 회한이 많은지 계속해서 독백으로 에스텔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나이가 들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소년감성이라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게임은 칼린츠가 슈발츠 슈트롬 7조 조장이 되어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겪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으려는 버밀리온은 항상 위협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강력한 힘을 가진 카르타를 담을 수 있는 시안을 가지고 사람들을 몬스터화시켜버리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슈발츠 슈트롬 7조의 가장 큰 임무는 바로 이 시안을 정화하여 버밀리온이 사람들을 몬스터화시키는 것을 막고 운베터가 꾸미고 있는 계획, 바로 마그나카르타를 일으키려는 것을 막아내야만 합니다.

 

[게임 내내 계속되는 에스텔에 대한 칼린츠의 독백은 소녀감성인 사람도 감당하기 쉽지않다]

 

[시안을 정화하며 무기를 강화할 수 있다]


 임무를 수행하는 중, 버밀리온에는 사라졌던 운베터가 돌아오고, 전 황제에게서 버림받았던 황녀 쥬클레시아가 환궁하게 되며, 갑자기 칼린츠 앞에 등장하는 아도라등 여러 인물들이 복잡하게 얽히며 큰 사건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나, 후반부에 쥬클레시아, 아도라, 운베터, 오라칸인 라드린느, 칼린츠등 주연들의 놀라운 과거와 관계가 밝혀지게 되며, 놀라운 반전과 함께 대단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거의 아침드라마급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죠. 거기에 소프트맥스가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여운이 남는 엔딩까지 후반부의 진행이 속도감 있고 반전의 연속이라 눈을 떼지 못하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후반부의 멋진 내용과는 다르게 초중반은 정말 지루합니다. 임무 한 가지를 마치고 돌아와 보는 컷신의 길이가 2~30분 분량이라 너무나도 긴데다가 초중반은 전혀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습니다. 아도라의 등장은 너무나도 뜬금없고 라드린느와 칼린츠의 관계는 진부하며, 조커는 지나치게 폼을잡고 운베터는 너무 많은 것을 감추고 있기만 합니다. 거기에 정화작업이 계속되는 중반부는 스토리가 거의 없이 몇시간 동안 전투만 하다보니 더욱 더 지루하게 되는데, 전투와 컷신의 분량조절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엔딩과 엔딩곡은 항상 좋은 소프트맥스]


 정말 실망스러운 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매뉴얼에 떡하니 적혀있는 상점도 없고 단순하고 좁디좁은 맵에 단조로운 전투의 반복, 너무나도 작은 스케일에다가 지나치게 긴 컷신등 비판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게임입니다.

 그나마 멋진 성우들의 연기와 당시로서는 고화질의 동영상, 그리고 엔딩곡은 정말 좋습니다. 복잡한 스토리와 반전을 통해 영화같은 게임을 만들어보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기본적인 게임플레이에서의 재미를 느끼기가 힘들면 그 게임은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 게임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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