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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PS3 황혼기에 나와서 엄청난 찬사를 받았던 라스트 오브 어스의 PS4 리마스터버전을 해보았습니다. 한때 좀비물, 정확히는 생존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좋아해서 몇가지 유명한 영화를 찾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중에 더 로드, 28일 후, 28주 후 같은 영화가 지금까지도 기억날 정도로 재미있게 봤었는데 라스트 오브 어스가 게임에서 그러한 영화같은 분위기를 잘 연출한 것 같아서 해보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PS3이 없어서 해보질 못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PS4가 생겨서 더 나은 해상도와 프레임으로 즐겨보았습니다.


 PS3으로 발매되었던 게임이지만 지금 봐도 그래픽이 좋게 느껴집니다. 컷신에 삽입된 동영상은 최근 나오는 게임에도 견줄만큼 좋은데 실제 게임내 그래픽과 같은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하기 때문에 영상과 실제 게임과의 이질감이 적습니다. 특히나 좋았던 것은 인물의 피부표현입니다. 조엘은 주름살, 엘리같은 경우에는 주근깨가 있는데 그것을 표현한 것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모션블러가 너무 많아서 저처럼 모니터로 하는 사람은 좀 어지러울 수도 있습니다.


 동충하초의 변종으로 사람들이 급격하게 공격적으로 변하는 유사 좀비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는 감염된 사람들이 널리 퍼져 문화는 물론 사회가 무너지기 시작한지 2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주거지가 버려지고 방치되어 20년이 흘러서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게 되었는데 이 배경 표현이 또 기가 막힙니다. 여기저기 부서진 건물들, 녹이 슬어버린 차량과 가전제품들 그리고 건물들 사이로 자라나는 식물의 표현이 눈을 사로잡게 만듭니다. 이러한 배경은 라스트 오브 어스 말고도 다른 영화등의 영상매체에서 볼 수 있었던 거라 독창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게임안에 표현해낸 그 모습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지금봐도 좋은 수준의 그래픽]


[버려진 문명사회를 뛰어나게 표현했다]


 액션 어드벤쳐장르를 내세우고 있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몇몇 길찾기 퍼즐이 존재합니다. 주위에 있는 나무 판자를 주워서 길과 연결을 하거나 수영을 못 하는 엘리를 위해서 뗏목을 구해와 날라줘야 하는 등의 퍼즐요소가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눈에 바로 보이는 판자를 바로 가져오기만 하면 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바퀴가 달린 물체를 움직여 그 위에 올라가거나 발전기 가동을 시켜야 하는 등의 퍼즐이 나오면서 조금 더 복잡해지긴 한데 기본적으로 복잡하지 않아서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퍼즐이 아니라 그냥 길찾기에서 헤매던 적이 종종 있습니다. 일자길 진행이고 헤맬 이유가 별로 없지만 위에 있는 사다리를 내리거나 쪼그려서 가야 하는 장소 등이 많기도 해서 이런 걸 잘 못 찾아서 헤맸습니다. 워낙 고장난 자들이나 구조물들이 헝클어져 있어서 어디로 가야할지 한번씩은 헤맸습니다. 길치는 이렇게 개구녕이 많은 게임에서도 조금 헤매게 될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정시간이 지나도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화면에 힌트버튼이 뜨는데 L3를 눌러주면 목표 지점이 어디인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정말 저 같은 사람에겐 고마운 기능입니다. 


[고민이 필요한 길찾기 퍼즐]


 라스트 오브 어스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은신을 잘 해야 합니다. 마구잡이로 총을 난사하면서 잡으면 좋겠으나 사회, 문명이 무너진 시대배경 덕분에 총알은 물론이고 쇠파이프나 칼 같은 근접무기를 구하는 것도 쉽지가 않아서 아껴서 사용을 해야합니다. 총은 강력하고 죽이기는 편할지 모르나 소리가 크기 때문에 감염체들이 여기저기서 몰려오게 되고 결국 모자라는 총알과 몰려오는 적을 감당하지 못하고 게임오버를 당하기 쉽상입니다.


 감염체는 총 4단계로 나뉘어지고 3단계인 클리커와 4단계인 블로터 같은 경우는 맨 주먹으로 싸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떄문에 근접무기, 총, 화염병, 못 폭탄 등을 이용해서 잡아야 합니다. 클리커에게 붙잡히면 얄짤없이 게임오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 뒤에서 잡기를 해서 칼로 찌르거나 활로 머리를 노리거나 병, 벽돌을 맞춘 후 근접무기로 치면 한 방에 죽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안된다면 역시 총으로 열심히 쏴서 잡아야죠. 물론 그 총소리를 듣고 다른 감염체들이 몰려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감염체 외에도 사냥꾼 같은 강도들과의 전투도 많은 편입니다. 이 사람들은 감염체들보다 지능적으로 움직이며 엄폐도 하면서 총도 쏘지만 사람답게 주먹으로도 상대가 가능하고, 무기가 없이도 뒤를 잡아서 조용히 목을 졸라 죽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적은 자원을 소모하고 피해도 없이 전투를 마무리 할 수도 있습니다. 


 전투가 상당히 쫄깃한 편입니다. 여기저기 무수히도 많은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장같은 기분은 아니지만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생존의 느낌을 처절하게 잘 살렸습니다. 물론 한두명의 힘으로 결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수를 죽이게 되긴 하지만 이 삭막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탐욕을 볼 수 있는 전투장면입니다. 감염체들과의 전투와 사람들과의 전투는 싸우는 방법이나 분위기가 달라서 이 두 집단간의 전투가 교차적으로 나와 반복적이지 않게 느껴졌고 퍼즐과 전투, 아이템 수색간의 균형이 좋아서 짜임새가 느껴집니다.


[감염체들과의 시원한 전투]


[이상하게 육탄전이 좋더라]


 중요한 것은 싸울지 말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반드시 전투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투 없이, 혹은 최소한의 전투만을 해서 빠져나갈 수 있다면 일자진행형 게임이기 때문에 뒤에서 애들이 쫓아오질 않습니다. 전장이 되는 장소를 잘 보면 대부분 샛길이 존재하고 그 샛길에는 적은 수의 적만이 있어서 그 적만 조용하게 처리할 수 있다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적의 섬멸이 아니라 생존하며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잘 숨어다니며 최소한의 전투를 해야하는데 특이하게도 아군 NPC의 경우에는 적들이 반응하질 않습니다. 어차피 전투도 잘 못하고 멀뚱멀뚱 서 있거나 할 때도 있는 등 인공지능이 좋지도 않은데 아군 NPC는 적에게 발견이 되어도 상관이 없어서 편합니다. 빤히 들켰는데도 못본 척하는 적들을 보면 좀 우습기도 합니다만 아군 NPC까지 적에게 발견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서 너무나도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웃기긴 해요.


[청력을 이용해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고 암살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무기 이외에도 다양한 소재들을 거리나 건물 안에서 찾을수가 있는데 이것들을 모아 못 폭탄, 구급도구, 칼등 다양한 것을 만들 수 있어서 여기저기 빼놓지 않고 수색을 해야합니다. 무기나 주인공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도구들도 있기 때문에 중요하며 이것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좋은 전투를 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힘에 모든 능력치를 쏟아부은 주인공 조엘은 주먹다짐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며 아무리 총을 맞아도 붕대 하나면 멀쩡해지는 가히 엑스맨의 울버린급 회복력을 갖추고 있으니 난이도가 높지 않다면 어느정도까지는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소재를 찾는 것이 조금 귀찮은 작업이기도 하지만 시대상황을 충분히 반영을 한 것이라 게임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엘리를 비롯한 동료들과의 대화도 나오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습니다.


[탐색을 통해 소재를 손에 넣고 제작과 업그레이드를 하자]


 조엘은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생일을 맞은 조엘은 사랑스러운 딸 사라에게 선물을 받으며 자신만의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폭력적으로 변한 정체불명의 감염환자가 마을을 뒤덮게 되어 아수라장이 되고 이웃집 사람이 조엘을 공격까지 해 오자 그를 죽이고 딸과 함께 달아나게 됩니다. 여기저기에서 감염환자들이 사람들을 물어뜯고 있는 아수라장 속에서, 딸과 동생과 함께 달아날 길을 찾는 조엘. 그 와중에 군인과 만나게 되지만 군인은 상부에 명령을 받고 감염환자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 그들에게 총을 난사하게 되고, 그 와중에 딸 사라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게임의 본 무대는 감염환자가 세상을 뒤덮게 된지 20년이 지난 후입니다. 


[시작하자마자 소중한 딸을 잃게되는 조엘]


 좀비와도 같은 감염체들이 세상에 넘쳐나게 되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격리구역에 갇혀서 군에 보호를 받고 배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이미 그 배급마저 점점 시원치 않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밀수를 하거나 강도로 돌변해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사회와 문명은 이미 무너졌고 매일매일이 고통같은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강도는 물론이고 감염체라는 위험이 있지만 조엘 역시 밀수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꿈이 없이 그저 하루를 소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연히 파이어플라이와 엮이게 되고 파이어 플라이에게서 밀수품을 부탁받게 되는데, 놀랍게도 3주 전에 물렸지만 아직까지 감염체가 되지 않은 어린 소녀 엘리였습니다. 면역인 엘리를 파이어플라이 연구진에게 데려다주면 꿈에만 그리던 백신이 탄생할 수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여정입니다. 만나기로 했던 파이어플라이 일행이 죽었고 해를 넘겨가며 아주 먼 길을 돌아 그들에게 가야만 합니다.


[딸을 생각나게 하는 소녀 엘리]


 너무나도 암울한 시대에서 태어나 자신이 무엇을 누릴 수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자라고 있는 엘리는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아이처럼 밝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거친 분위기에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인물입니다. 딸을 잃고 큰 상실감을 안고 있는 조엘은 엘리를 비롯해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에 관심도 없는 조엘이지만 오랜시간 엘리와 함께 다니며 점점 그 어린아이와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집니다.


 조엘과 엘리는 오랜시간 생사를 넘나들며 함께 행동을 하며 우정을 나누게 되고 서로를 위하게 됩니다. 특히나 엘리에게 차가웠던 조엘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죽은 딸과 비슷한 나이대의 엘리를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결코 겉으로 드러내는 법이 없고 차갑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엘리를 살리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합니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엘리지만 그녀를 죽게 놔둘 수 없었던 조엘의 선택과 마지막 에필로그에 나오는 그의 대사는 담담하지만 뜨거움을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더 로드의 배경과 28일후 같은 유사좀비물은 섞은 세계관과 진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순히 좀비에게서 달아나거나 잡아먹히는 액션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극한 상황속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잔인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은 물론이고 마지막까지 인간성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처절하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도 사냥꾼과 같은 존재들이 인간의 잔학성 표현하고 있으며 부성애의 가까운 조엘의 모습을 뛰어난 연출로 잘 표현해내서 대단히 몰입감있게 즐겼습니다.


[변화해가는 둘을 보는 것이 게임의 가장 큰 즐거움]


 오랜만에 화면이 휙휙 돌아가는 게임을 했더니만 어지러움을 느끼긴 했지만 너무나도 재미있게 즐긴 게임입니다. 독창성이 뛰어나진 않지만 뛰어난 세계관을 잘 표현한 그래픽과 그 안에 서사가 있던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라 취향저격인 것도 있었고 조엘과 엘리의 관계를 담담하게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부 영화나 게임은 온갖 회상장면이나 슬픈 음악을 잔뜩 깔아놓으며 한 번 울어주세요! 장면을 연출하지만 라스트 오브 어스는 그러한 것 없이도 감정전달이 됩니다. 


 역시 소니 산하게임사답게 플스의 기능을 사용한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나 녹음기에서 나오는 거친 음성은 컨트롤러에서 나오게 되어있는데 이게 아주 신선하고 녹음기의 안 좋은 음질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많은 게임사들이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주면 좋겠네요. 언제 발매될지는 모르겠지만 후속작이 나온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였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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