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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2009년에 발매된 액션게임인 배트맨 아캄 시리즈의 첫 작품입니다. 하기 전에는 사실 조금 불안했습니다. 그 동안 유명한 만화나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중에 제대로 된 작품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극소수였기 때문에 만화로도 영화로도 인기가 대단한 배트맨이지만 게임에 손이 바로 가진 않더군요. 그래도 평이 너무 좋아서 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픽은 꽤 좋은 수준이며 분위기와도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일단 인물 묘사가 굉장히 좋은데 배트맨만 별로입니다. 조커나 할리퀸을 비롯해 포이즌아이비까지 동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과장된 분장을 통해 악역의 모습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컷신 영상의 질도 좋아서 보는 맛도 좋아요.

 다만 저는 배경 묘사가 좀 심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픽 자체는 상당히 깔끔하고 세세하게 잘 되어 있는데 무대 자체가 아캄 수용소이기 때문에 한정적인 공간에서 펼쳐지고 폐쇄적인 곳이라서 그런지 감탄할 만한 장소의 표현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건물 내부는 거기가 거기 같아서 기억에 남는 장소 자체가 없네요. 개인적인 취향이  거대한 나무나 신전 혹은 미래분위기가 물씬 나는 건물을 좋아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환상적인 인물표현. 포이즌 아이비 정말 매력적입니다]


[내부도 외부도 인상적이지 못한 배경]


 액션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액션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사실적이고 묵직한 액션게임은 아니고 아케이드적인 면이 상당히 가미되어 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적들이 몸이 상당히 좋고 우락부락해서 그런지 레슬러 때리는 기분도 좀 납니다. 그런데 애들이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탱탱볼을 치는 느낌도 좀 납니다. 배트맨도 민첩하고 콤보를 위주로 한 액션이어서 속도감도 어느정도 있고 묵직하지 않은 액션이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배트맨, 그 찰진 손 맛]


 버튼 연타를 통해 콤보를 계속해서 넣을 수 있고, 적들이 둘러 싸고 있어서 공격을 당할 때가 되면 버튼 하나로 반격이 가능한데 적의 공격을 반격하고 기본 연타를 계속해서 넣으면 콤보수가 계속 올라가는데 이 콤보가 사람 기분을 미치게 합니다. 계속해서 적의 찰진 몸뚱이들을 후드러 패고 싶은 이 기분! 해본 사람만 알 겁니다.

   일정량 이상의 경험치를 얻게되면 레벨이 오르면서 기술도 배울 수 있고, 콤보를 더 쉽게 하거나 좀 더 멋진 필살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게 되어 다양한 공격방식으로 적을 공략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가장 좋은 부분은 막타를 날릴 때입니다. 한 명의 적이 남고 그 녀석을 처리하는 막타를 날리면 줌인이 되면서 멋진 장면이 연출되는데 싸움의 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짜릿합니다.


[막타의 짜릿함]


 단순히 치고박는 액션 외에도 기습과 잠입을 해야하는 상황이 꽤나 자주 옵니다. 총기류를 가진 적을 상대할 경우 아무리 배트맨이 좋은 방어구를 차고 있다고 하더라도 총을 이길 순 없기 때문에 적의 뒤를 노려야 합니다. 이런 경우 탐정모드를 사용하면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는 등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석상에 매달려서 상대방의 뒤로 착지하여 적을 제압한다던가 자세를 낮추고 소리를 내지 않고 천천히 접근하여 적을 암살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만화는 보지 않았지만, 영화에서도 총을 들고 있는 적을 상대하는 배트맨의 모습을 봤었는데 그러한 점을 잘 살렸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버튼연타 게임이 되는 것을 막아줘 좋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총기를 가진 상대를 조용히 암살하라]


 아쉬운 것은, 의외로 전투의 비중이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끊임없이 나오는 적들을 상대하며 진행하 나가는 것을 기대하는데 탐정모드를 활용할 때를 비롯하여 전투 없이 돌아다니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무쌍난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 게임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때때로 게임에 쉬어가는 시간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호쾌하고 시원시원하며 빠른 진행을 원했었거든요. 무엇보다 탐정모드를 사용할 때 투시가 되어서 화면이 변하는 것을 포함하여 탐정모드를 사용해랴 할 때 진행이 느려진다는 느낌이 있어 여러가지로 탐정모드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증거를 분석하여 그 증거를 파헤치는 부분은 너무나도 간소화 되어 있어서 플레이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데 어째서 탐정모드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 수집요소를 모을 때는 꽤나 활용이 되겠지만 이야기를 따라 쭉 따라가는 경우라면 탐정모드는 그저 사용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또 좀 더 수월하게 길을 찾거나 적의 위치를 파악할 때 쓰입니다. 이것을 탐정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네요.

 적 위치 파악에 쓰이는 부분은 배트맨의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설정을 잘 활용한 점은 분명합니다만 추리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됩니다. 무엇보다 화면이 변하는 것만 어떻게 좀 해 주면 좋겠습니다. 눈이 아프더군요.


[탐정모드는 여러 방면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탐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지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젤 폭탄, 배트클로 등의 도구를 이용하여 막혀 있는 길을 열어 나아가야 하는 퍼즐 요소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몇몇 도구들은 전투에도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이 도구들을 반드시 써야 진행이 되는 구간이 있으나 게임의 주요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퍼즐요소는 굉장히 적고 일직선입니다. 머리를 써야하는 대부분의 퍼즐 요소들은 리들리 트로피 등의 수집요소를 모을 때 많이 등장합니다.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야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


 건물 내부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환풍구입니다. 환풍구는 도구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건물 내부에서 길이 막혔을 경우 이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통로입니다. 또한, 총기류를 활용한 적의 눈을 피하거나 뒤로 돌아서 기습할 수 있는 중요한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문제의 장소라고도 생각하는데 이 환풍구의 의도는 나쁘지 않고 건물 내부의 전투 상황이 자주 일어나는 이 게임에서 배트맨이 숨기 좋은 장소로 활용 되어 약간이나마 전술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게 해 줍니다.

 하지만 그 출연빈도가 너무나도 빈번하여 조금 다른 길을 만들어 둘 수는 없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초반부터 등장해서  마지막까지 등장하는 이 환풍구가 저를 힘들게 합니다.


[전술적인 움직임까지 염두해둔 환풍구의 존재, 하지만 출연 빈도가 지나치게 높다]


  이야기의 시작은 배트맨이 조커를 잡아 아캄 수용소로 이송하면서 시작합니다. 조커가 너무나도 쉽게 잡혔다고 생각한 배트맨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는데, 집중 치료실에 들어간 조커는 달아나게 되고 할리퀸의 도움을 받아 죄수를 풀어주고 아캄 수용소를 장악하게 됩니다. 단순히 아캄수용소를 장악하고 배트맨과 노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조커의 목적을 파악하고 막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트맨이 주인공인 이 게임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고, 예상과 다르지 않게 흘러갑니다만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전개와 컷신, 그리고 길지 않은 플레이시간 때문에 몰입감이 좋습니다.


[음모를 꾸미는 악의 축 조커, 근데 왠지 모르게 좋다]


 이야기의 전개나 컷신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을 겁니다. 영화도 그렇고 게임에서도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이 있어야 그 맛이 살거든요. 아캄 어사일럼에는 조커를 비롯하여 할리퀸, 포이즌 아이비, 그리고 특별한 전장을 만들어주는 스케어 크로우까지도 그 개성이 살아있습니다. 처음 조커의 분장과 너무나 과장된 몸짓과 말투 때문에 "나 개성 넘쳐"를 외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나서 거부감도 있었는데 계속 보면서는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등장인물 모두의 성우 연기도 대단해서 더욱 인물에 빠져들게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워할 수 없는 앙탈녀 할리퀸은 조커를 제치고 최고의 악역으로 뽑아주고 싶습니다. 정말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인물로 배트맨을 상당히 약올리기도 하지만 결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이즌 아이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등장하는 순간 헉소리 나올 정도로 대단히 농염한 매력을 풀풀 풍겨줍니다. 가장 개성 없고 재미 없는 것은 배트맨입니다. 배트맨만 나오면 재미없습니다. 깔린 목소리에 농담 한 번 안 하는 이 인물은 차라리 말 없는 주인공으로 만드는 게 나을 뻔 했습니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할리퀸 귀엽기까지 하다]


[말이 필요없는 포이즌 아이비]


 개성있는 악역들이 돋보이는 어울어진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은 멋진 영상미와 놀라운 성우연기로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며, 대단히 찰진 액션으로 콤보를 쌓는 재미가 대단한 게임입니다. 단지, 보스의 수가 적고 인상적이지 못한 공격방식 때문에 스케어 크로우 외에는 인상적인 보스전이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탐정모드를 비롯해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한 퍼즐요소 그리고 수집요소도 마련되어 있어 배경설정이나 인물들의 인터뷰, 뒷 이야기를 알고 싶은 팬들에게는 충분한 파고들기 요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배트맨 원작을 알고 있는 분들에게도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몇가지 준비외어 있으니 그것을 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며 스토리 모드가 끝난 이후에도 챌린지 모드를 통해 전투가 부족하다고 느낀 유저를 충족시켜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진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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