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이스시리즈를 검색하다가 알게 된 이스2스페셜. 이것은 팔콤에서 정식으로 이스2의 판권을 사서 국내회사인 만트라가 직접 제작하여 발매한 특이한 게임입니다. 잘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 대표적인 자신의 게임을 외주로 맡기기도 하나??라는 것이었는데, 가만히 생각보면 이스가 일본내 다른 회사에게 외주를 줘서 만든 것도 있고 드래곤퀘스트도 외주로 만들어졌으며 사일런트힐도 외주가 있고 아캄오리진도 외주제작이었으니 이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국내에서 판권작을 사서 직접 만드는 경우는 몇몇 온라인게임 말고는 거의 없었어서 놀라웠습니다.


이스2의 그래픽은 뛰어나진 않습니다. 도스게임에서 그래픽 뛰어난 게임을 지금와서 구분하는게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빠 보이진 않습니다. 인물들이나 몬스터들이 다들 큼직큼직하고 색감도 알록달록한게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프닝 그래픽은 수준이 다릅니다. 이스2의 오프닝도 보고 놀랐었는데, 동영상도 아닌 이 게임의 오프닝은 프레임이 떨어지긴 하지만 상당히 신경써서 만든 티가 납니다. 물오른 미모를 자랑하는 아돌과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의 리리아가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게임의 기대를 한껏 올려줍니다. 이후에도 일러스트가 이따금씩 나오는데 상당히 좋은 수준을 자랑합니다만 몇몇 일러스트는 동일인물이 다른사람처럼 보일정도로 다르게 표현되거나 주연급이 아닌 인물은 저주가 내렸나 싶을 정도로 오징어 같은 모습을 보여서 아쉽기도 합니다.


[큼직큼직한 모습들]


[물오른 미모를 자랑하는 아돌]


[오프닝의 대미를 장식하는 리리아]


 이스2스페셜은 팔콤의 이스2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단순 이식작이 아니라 살을 덧대어서 리메이크 수준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마을, 추가된 아이템과 새로운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팔콤이 만든 이스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새로운 종족인 드워프와 엘프가 추가가 되었으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아돌이 말이 많아져 수다쟁이가 된 것까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처음 이스를 접한 사람에게는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팔콤의 이스시리즈를 해본 사람에게는 대단한 충격이었을 겁니다. 이것이 이스 세계관을 아예 무시하고 새로이 써버리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격분하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신선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어차피 국내에서 만든 이 게임이 정식세계관으로 인정이 안 될 것이기도 하고 이스2스페셜을 즐기는 데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이스를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엘프와 드워프의 등장]


 이스2스페셜에서는 몸통박치기 공격뿐만이 아니라 칼을 휘두를 수도 있어 이스의 느낌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이스2스페셜만의 개성을 나타나기 위해 변화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단순한 몸통박치기와 칼부림만으로도 생각보다 괜찮은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칼을 찌르기나 베기 정도로만 나누었으면 조금 더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베기만 가능한 지금의 형태도 이스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투를 만들어내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좋은점은 칼질 덕분에 레벨노가다가 조금 더 쉬워졌다는 점입니다. 높은 레벨의 적도 칼을 휘두르니 공격거리가 확보되니 조금 더 안전하게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노가다가 없는 것이 최고이겠지만, 옛날게임이란 걸 염두해야하고 본작보다 레벨올리기도 쉬우니 다행입니다.

 파이어 매직이 있어 공격도 가능하지만 MP소모량이 꽤 되고 몸통박치기 효율이 좋아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무엇보다 파이어 마법을 얻고 가는 놀티아 빙벽에서는 마법이 불가해서 하다보니 잊혀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노가다 할때 쓰면 좋긴 합니다.

 

 보스전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6개의 탑마다 보스전도 있고 그 외에도 몇 번 더 있는데 하나같이 특이한 녀석들이 요상한 공격을 해댑니다. 기본은 적의 공격을 피해 공격타이밍을 잘 파악해 정확하게 공격하는 것인데 적절한 난이도와 레벨만 올리면 쉽게도 이길 수 있다는 것까지 가능해 기똥차게 재미있습니다. 던전 없고 보스전만 줄기차게 만들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 다비의 탑에서 자신과 격돌하는 보스전이 있는데, 멋진 이벤트와 함께 아직도 공략법을 모르겠다는 점까지 곁들여 기억이 남습니다.


[마법도 쓰고 칼도 휘두르자]


[마음에 들었던 보스전]


 개인적으로 놀랐던 점은 던전입니다. 미친듯이 단순하면서도 높기만 한 던전도 있고 길찾기 어렵고 디자인이 비슷비슷해서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며 아무런 힌트도 없이 마법진을 타고 한참을 헤매게 만드는 던전까지 정말 너무한다 싶습니다. 특히 마법진을 타고 탑 끝까지 올라야 하는 다비의 탑은 게임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습니다. 이스1편의 거울방과 비슷하기도 한데 거울방은 짧고 외우기 쉬운 구조이지만 이 다비의 탑은 정말 악몽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특이하고 개성이 강했던 곳이어서 기억에는 남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안 좋은 기억으로 말이죠.

 마지막 던전은 각오하고 있었지만 더욱 더 힘듭니다. 팔콤의 이스2에서도 힘들었던 곳인데 이스2스페셜에서는 더욱 더 길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하나의 문에 갈래길이 많아서 길 잃어버리기 쉽상이니 지도를 그리는게 가장 좋습니다.


 6개의 탑이 존재하며 그곳을 모두 정복해야 하기 때문에 던전의 수 자체는 많은 편입니다. 던전 안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함정이나 마법이나 아이템을 활용한 퍼즐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스2 본편에 나왔던 것 정도만 형식적으로 나오고 이스2스페셜만의 특색있는 모습을 갖추지 못해 오히려 지루한 던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악몽같은 던전]


  이스2스페셜은 팔콤의 이스2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뼈대도 거의 같습니다. 이스1에서 모은 6권의 책을 가지고 이스로 날아와서 마물을 제거하고 평화를 되찾는다는 내용은 같지만 중간 전개가 상당히 바뀌게 됩니다. 잡혀간 리리아를 구한다는 이야기도 새롭게 추가되었고 초반에 6권의 책을 신관에게 건네주면서 시작하는 본작과는 달리 6개의 탑을 후반까지 돌면서 각 신관에게 책을 건네주게 되는데, 중간에 엘프와 드워프까지 등장하며 자주 보던 판타지물처럼 느껴집니다.

 뼈대인 본작이 평이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스2스페셜도 평이하게 진행되긴 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엘프 아리사와 어머니의 이야기나 첫 마을부터 등장하는 사다의 모험은 이야기를 조금 더 풍성하고 알차게 메꿔주는 좋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또, 게임 막판이 아니라 중반쯤에 한 번 여신이 등장하는데 이것때문에 마지막 엔딩의 여운이 좀 더 깊게 남고, 1편을 하지 않은 사람이 깊게 내용을 이해하진 못해도 감정까지는 전달이 되어 좋은 전개를 보여주었습니다. 한가지 이해가 안 되는 점은 6신관이 흑화하였는지 신관 이름 앞에 다크를 붙여서 보스로 등장한다는 겁니다. 원래 이런 설정이 아닐텐데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진행에 있어서 대단히 불친절하다는 겁니다.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고 난 이후 다음 임무를 위해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을 전혀 알려주지 않아서 몇개의 마을을 돌면서 말을걸며 알아내야 합니다. 물론 주요인물들에게만 말을 걸면 되긴 하지만 다음 탑에 가기 위한 힌트가 없으니 가봤던 마을을 전부다 둘러봐야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또 한가지의 문제점은 의뢰를 받는 순서에 있습니다. 보통은 ①의뢰인의 사연,의뢰의 목적과 해결방법을 확인 → ②목적달성 → ③의뢰인에게 보고, 다음목표를 지시받음의 순으로 흘러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단순 아이템을 구해오는 의뢰라서 미리 목적을 달성한 경우라도 ①의뢰의 목적과 해결방법을 확인하고 ③의뢰인에게 보고, 다음목표를 지시받음로 가야하는데 이놈의 이스2스페셜은 목적이 달성되어 있으면 과감하게 1번을 생략해버리고 3번으로 가버려 중간의 내용을 잘라먹게 되어서, 혹시 중요한 내용을 못 들은 거 아닌가 하는 찜찜함을 남겨줍니다.


[이런 말 하는놈은 결국 죽는다]


[이스의 평화를 되찾아야 하는 수다쟁이 아돌]


 인터페이스는 이스시리즈처럼 간단해서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최근 게임들과 비교하면 정렬도 안되어서 사용하기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행히 아이템 갯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 크게 불편하진 않긴 합니다. 좋은 점도 있는데 바로 게임의 속도 조절이 가능해서 이동을 빠르게 하거나 레벨을 올릴 때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레벨노가다가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렙을 찍고싶어하는 열혈 게이머에게도 상당히 좋은 기능이며 게임을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대단히 좋은 선택권이라 상당히 좋은 기능입니다.


[효과적인 편의기능이 준비되어 있다]


 이 게임이 전투가 재미있고 보스전이 좋아도 몇몇 버그, 특히나 게임이 불안정하여 자주 멈추는 현상이 있어 좋은 점수를 주기가 힘듭니다. 최근 게임들도 그렇고, 게임이 재미있다면 버그가 있어도 참고 하긴 하는데 멈추거나 튕기는 현상은 좋은 게임을 말아먹는 가장 안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숨겨진 던전을 통해 신의 일기장을 얻지 않으면 마을이 아니고서는 저장도 불가하기 때문에 이것이 얼마나 재앙같은 일인지 상상할 수도 없을겁니다. 멈추지만 않았다면 난이도를 조절하는데 저장장소를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이었겠지만, 멈추면 경험치와 진행상황이 다 날라가는데 그딴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숨겨진 던전에 마련된 필수아이템 신의 일기장]


  팔콤에게서 정식 판권을 사 만들어서 이스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해 음악도 좋고 이스2스페셜에서만 사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제작된 음악 역시 듣기 좋습니다. 멈춤 현상이나 진행에 관한 힌트가 부족한 것이 아쉽지만 색다른 이스를 즐기고 싶다면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만한 작품입니다. 만트라가 살아남았다면 게임 말미에 나오는 to be continued가 실제로 일어나 이스3스페셜도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영향인지 팔콤의 한글화 게임이 끊어진 적도 있었으니 이 작품도 참 특별하게 제작된 안타까운 작품입니다.


플레이영상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