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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최근에 한글패치가 나온 이스4 태양의 가면 슈퍼패미컴 판이며 이번 4편은 팔콤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라 톤킨하우스라는 곳에서 제작을 했으며 피씨엔진으로 나온 또 다른 이스4편인 이스의 여명은 또 다른 곳에서 제작을 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현재는 4편의 리메이크인 셀세타의 수해가 비타로 발매가 되어서 훨씬 좋은 그래픽과 액션성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전에 이스6편을 할때부터도 4,5편을 하지 못한것이 아쉬웠는데 마침내 4편이 한글패치가 나와서 기쁩니다. 패치 제작자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그래픽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1993년작이라 당연히 그래픽이 좋진 못한데 옛 2D 감성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사실 그래픽적인 아쉬움은 옛날게임이라서가 아니라 그 수준이 높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화면으로 보면 봐줄만 한데, 실제 게임을 해보면 인물들의 움직임도 다양하지 못하고 마을사람도 생긴 것이 중복이 너무나도 많고 중요 인물들의 표현도 좋지 못합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뛰어나고 볼 수가 없어서 여러모로 아쉬운데 차라리 전체적인 그래픽은 조금 떨어져 보이지만 이스2의 MSX판이 디자인이나 인물표현이 더 좋아보입니다. 이스4도 나쁘다고는 보이지 않지만 개성이 너무 없는게 흠입니다.


 멋들어진 오프닝 영상을 자랑했던 2편에 반해 이번 오프닝은 3편처럼 프롤로그 형식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일러스트와 글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이스 시리즈를 아무리 오래도록 지속하더라도 2편 오프닝 정도의 멋들어진 영상은 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음악도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일러스트도 멋들어지지진 않는데 다크팩트 이놈만은 멋지게 나오더군요. 그녀석의 미모에 놀랐습니다.


[그냥저냥한 그래픽]


[오프닝도 조금 아쉬운데 다크 팩트는 멋지다]


 이번 이스4편은 횡스크롤 액션으로 변신에서 3편에서 몸통박치기였던 1,2편의 형태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말하면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몸통박치기로 말해야 합니다. 다른 게임처럼 NPC 앞에까지 가서 다시 동그라미 버튼을 누르는 귀찮은 일을 하지 말라는 우리의 아돌은 편의를 엄청나게 봐주고 있는거죠. 무론 이것은 이스1,2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임은 여전히 상,하,좌,우의 4방향밖에 지원을 안 하기 때문에 이 몸통 박치기를 할 때 적에게서 약 반칸정도 빗겨나게 공격을 시도하거나 측면 혹은 배후를 노려서 공격해야 합니다. 레벨이 적보다 더 높지 않는 이상은 정면으로 박치기를 해버리면 아돌만 체력이 깎이기 때문에 적과 정면으로 부딪혀 입술박치기를 하는 일을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위에도 썼듯이 4방향밖에 지원을 안하고 적의 AI도 완전 돌머리는 아니기에 빠르게 움직이다보면 정면으로 부딪히는 일 또한 많을 겁니다. 그래서 부딪히려고 할 때 방향키를 돌리며 회전회오리 공격을 하는게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과거로 회귀한 몸통 박치기]


 이것 외에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검이 존재합니다. 불덩이나 얼음이 나가는 검도 존재하는데 문제는 이 마법이 너무 약합니다. 그래서 검을 강화할 수 있는 보석이 존재하고 강화를 하면 좀 더 강해지는 것 같긴 합니다만 여전히 더럽게 약합니다. 이스2에서 마법이 강했고 이스3에서도 쓸만한 반지가 몇몇 있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마법을 너무나도 약하게 만들어놔서 잡몹도 못 잡고 보스도 못 잡습니다. 도저히 쓸 데가 없어서 강화는 왜 하라는건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영웅의 검은 체력을 회복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유일하게 사용하게 되는 검입니다. 이 게임을 도전적으로 즐기고 싶은 분은 마법검을 얻은 후에 마법으로만 게임을 깨버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전투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몸통박치기 전투가 지금해보면 플래쉬 게임같다는 느낌도 들고 보고 있으면 이런게 재미있나? 이런 생각도 들지만 실제로 해보면 의외로 그 맛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 만들어지는 액션게임에 비하면 그 손맛이 절대 비할바 못되겠지만 그래도 할만 합니다. 하지만 지난 3편에서 몸통박치기가 아닌 칼질과 점프 액션을 선보였음에도 이번작에서는 오히려 뒤로 퇴보해서 80년대 몸통박치기로 돌아왔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몸통박치기가 전통이라고 하기엔 이후 시리즈에서 칼질을 계속해대고 있으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고 버튼을 조작하지 않으면 게임이 너무 단순해져서 액션을 지향하는 게임이 더 이상 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80년대에 성능의 한계등으로 하지 못했던 것을 슈퍼패미컴에까지 와서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실망스럽습니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방향지원도 4방향이 아니라 8방향정도는 해주는게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강화가 가능한 마법검이지만 활용성은 글쎄..]


 기본적인 전투 외에도 보스전도 허망합니다. 공격방식이 너무 단순하고 난이도도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 보스정도만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녀석이 없으며 각 보스들의 개성을 살리지 못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두 가지 공격방식을 가지고 있는 놈이 대부분이라 금방 익숙해져서 전혀 공략하는 즐거움이 없습니다. 보스의 숫자도 많은 편이 아니라 김이 빠집니다. 마법검이 평소에 쓸모가 없으니 보스전에서 그 활용성을 높일 수도 있었으나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이 게임에게는 사치입니다. 그나마 레벨 노동이 심하지 않아서 금방금방 올릴 수 있다는 것만이 위안입니다.


 여기에 던전마저 너무나도 단순합니다. 던전이 몇개 되긴 하지만 전부 다 짧은 편이고 퍼즐 요소도 없다시피 해서 길만 따라가면 멍청한 보스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마스크 오브 아이즈를 이용해 숨겨진 길을 찾는다던가 마물로 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힌트를 얻어 진행을 해나가는 등의 어렵지 않지만 쉽지많은 않았던 전작의 던전구성이 존재했었던 이스는 이번작에서 일방통행의 안락함과 지루함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물론 갈래길이 있고 올바른 길로 가지 않으면 막다른 길에 막히기도 하지만 퍼즐요소가 하나도 없고 디자인도 특출나지 않으며 전작에서 봤었던 듯한 분위기를 풍기기에 어떤 던전이 있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습니다.


[허무맹랑한 보스전]


[마지막 던전은 그나마 무언가 시도해보려고 노력하긴 했다]


 시대는 이스2에서 다암을 물리친 다음이며 이스3의 배경이 되는 페르가나 지역을 가기 전입니다. 다암을 물리치고 평화가 찾아온 에스테리아에서 머물고 있던 아돌은 어느날 바다에서 떠내려온 한 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병 안에 들어있던 편지 안에는 셀세타의 문자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용사여 셀세타를 구해주세요" 우리의 아돌은 자신이 용사라고 굳게 믿는 붉은머리 인간이라 그 글귀만 보고서 셀세타로 떠나게 됩니다. 누가 보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채 그냥 가는거죠.


[용사가 되고 싶은 아돌의 모험]


 에스테리아에서 배를 타고 셀세타 지방으로 가게 되는데, 셀세타 지방 국경이 있는 곳에서 로문 제국 병사들이 집결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것도 잘 무장된 병사들이 경계태세를 갖추고 말이죠. 셀세타로 가는 길에 한 유적에서 벽화와 함께 글귀를 발견하게 됩니다. "거대한 셀세타호수 일몰의 색은 곧 진홍색이 된다. 어둠이 오기 전에 우리를 부르라". 이것은 영웅 레환스를 지키는 다섯충신들이 새긴 글귀처럼 보입니다. 


 진행을 하다보면 셀세타 지방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고 마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셀세타 호수가 벽화의 글귀처럼 점점 진홍색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죠. 무언가 좋지 않은 것이 느껴진다고 느낄 때쯤 신을 섬기다는 한 마을에서 마침내 빈 병에 편지 넣어 바다의 띄웠던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편지를 띄운 그 소녀는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며 미안하다고만 합니다. 사람 불러놓고 이게 무슨 짓이냐 싶기도 하지만, 바다에 띄운 편지 하나에 어떤 멍청이가 설마 오겠어? 라는 생각도 분명히 했을 겁니다.


[오란다고 진짜로 올줄이야..]


 아돌은 현재 셀세타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내기 위해 세 개의 눈을 찾아 대장로를 만나야 합니다. 그 가운데에 로문제국이 고용을 했으며 지금은 엘디스루라는 유익인과 함께 행동하는 세 마도사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됩니다. 대장로를 만나면 과거 셀세타의 문명, 특히 유익인에 대해서 그리고 현재 셀세타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고대 셀세타 문명이 남겨놓은 힘을 가지려는 자를 막아내고 셀세타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게임의 최종 목표입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특히나 어설픈 것은 로문제국 이야기인데, 초반 마을에서 로문제국이 셀세타를 침공할 것이란 말이 많이 나와서 이야기중에 심한 갈등이 나올 것으로 보이나 중반에 한 번 고작 몇명 공격 오는것이 다인데다가 아돌 혼자서 몸통박치기로 막아낼 정도로 허술한 병력만이 옵니다. 그 이후엔 로문제국이 어찌 됐는지 나오지도 않고 결국 셀세타 문명에 대해서만 지속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세 마도사가 처음에 로문제국에 있다가 엘디스루라는 유익인에게 붙었는데 그 과정도 생략되어 있는데, 이럴거면 로문제국이 왜 등장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고 등장할 필요자체가 없었습니다. 옛날게임이라지만 유독 연출도 없고 글로만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감정의 변화를 읽기도 어렵고, 등장하는 인물이 크게 인상적이지도 않고 대사 자체도 별로 없어서 여운이 남거나 특별히 기억이 남는 장면도 없습니다. 특히 부제가 태양의 가면인데, 태양의 가면이 당연히 등장하긴 하지만 잠깐 언급만 되는 정도이고 주제와는 큰 상관이 없는데 왜 부제가 태양의 가면인지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스 1,2편을 재미있게 했다면 이번 4편에서 흥미로운 설정이 몇가지 등장합니다. 여신이라고만 생각했던 피나와 레아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이스6에서 설정이 더욱 보강되는데 이스 초기작과 연관성 있는 작품이 얼마 없기에 그 가치가 있습니다.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아돌에게 반해서 아돌이 떠날 때 울며불며 슬퍼하는 여인을 볼 수 없다는 것 또한 이번 작품의 독특한 점인데, 마지막 일러스트에 우는 여자 없으니 서운하기도 하고 아리송합니다.


[허술하기만한 거대 제국의 침략]


[셀세타 문명과 유익인의 이야기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부분]


 여러가지로 조금 아쉬운 작품입니다. 발전없는 인터페이스와 전투체계, 그리고 단순해진 던전 구성에 짜임새가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에 후진 연출까지 여러모로 이전작보다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재미가 없진 않고 할만합니다. 노가다에 쏟는 시간이 적고 전개가 매우 빨라서 막힘이 별로 없습니다. 짜임새가 좋진 않지만 유익인과 셀세타 문명 그리고 신을 섬기는 리자의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말없는 아돌이 평범한 NPC처럼 말하는 얼마 안되는 시리즈이기도 하고 2편에서 인기인이었던 리리아를 다시 등장시키기도 해서 여러모로 독특한 점이 있기도 해서 시리즈 팬이라면 한 번정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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