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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팔콤에서 내놓은 신작 이스9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일본은 작년에 출시가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올해 2월에서야 발매가 되었습니다. 오래 기다린 신작이었어요.

 

 팔콤은 항상 그래픽에 대해 말이 많은 게임입니다. 그 어떤 사람도 팔콤에게 최고의 그래픽을 기대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정도까지는 해주길 바랄 겁니다. 비타로 선발매를 했던 전작과는 다르게 PS4 전용으로 발매했어도 우리의 팔콤은 절망적인 그래픽을 선사해 줍니다. 

 

 우리가 팔콤에게 스퀘어 에닉스급의 그래픽은 절대 기대하지 않습니다. 남코나 반다이급의 그래픽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생각해요. 인물, 배경 뭐 하나 만족할 수 없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매우 떨어집니다. 그나마 이번작은 전작보다는 움직임이 약간은 개선된 듯이 보이지만 그래봤자 다른 게임에 비하면 부족하고 이번작은 마을에서, 그 정도 수준의 그래픽으로 프레임까지 떨어집니다. 전작처럼 해상도가 높아서 외곽선이 깔끔한 것도 아닙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거의 매년 규모가 있는 RPG를 발매하다보니 어느정도 이해할 만한 부분은 있지만 당장 올해 차세대 게임기의 발매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게임을 찍어내는 것만으로는 홍보에도 좋지 않을 겁니다. 그냥 좋은 그래픽으로 팔콤 게임 좀 해보고 싶어요. 섬궤도 많이 팔았다면서 좀만 신경 써 주세요.

 

 그리고 팔콤 게임에, 그것도 이스에 오프닝 영상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인물 그래픽도....]
[배경 그래픽도...]

 이번작은 기존작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모험가인 아돌은 언제나 무대가 되는 장소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사방팔방으로 적을 쓸어버리며 다녔지만 이번작은 무대가 되는 발투크라는 도시 안에 갇혀 있게 됩니다. 때문에 이전작들처럼 잠깐 머물렀다가 떠나는 곳이 아니라 도시 자체가 주 무대가 됩니다.

 

 섬의 궤적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도쿄 재너두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도쿄 재너두 게임에 이스 스킨을 씌운 게임처럼 느껴져서 저는 그다지 좋진 않았습니다. 

 

 도쿄재너두처럼 완벽하게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게임의 설정도 이계가 존재하고,  마을에서의 잡퀘스트와 지하도에서의 전투가 분리된 점이 비슷합니다. 이스에 기대했던 탐험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마을 안에서도 전투, 수집요소가 마련되어 있다]
[주점에서 얻는 퀘스트]

 이스8처럼 거점이 존재하고, 처음에는 막혀있던 공간을 하나씩 확장해가는 것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무인도를 신명나게 들쑤시고 다니며 탐험하는 느낌을 주었던 전작과 이번작은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답답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탁 트인 전장이 나중에서야 소수 제공되고 나머지는 비슷비슷하게 생긴 답답한 지하도가 주 무대이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작의 특징인 이능액션이 뛰어난 재미를 제공해 줍니다. 이번작은 변신물이라서 주연들이 괴인으로 변신을 하며 엄청난 괴력을 뽐내게 되는데, 각 괴인마다 하나씩 이능 액션기술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인 아돌은 크림슨 라인으로 특정 지역이나 적에게 순식간에 다가가는 기술이며 이외에도 벽을 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날개를 펼쳐 날아갈 수도 있는 등 다양한 기술로 모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덕분에 세로축이 대한 공간 이해가 더욱 필요해졌고 그 덕분에 공간이 더 넓게 느껴지고 빠르게 이동하는 맛이 나서 굉장히 좋습니다.

 

 그런데 던전 퍼즐이 단순해서 기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일이 없고 정해진 방향으로 사용해야 막힌 길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마을 밖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고 그나마 넓게 구현해 놓은 마을에서는 어느정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마을에서는 보물상자, 꽃잎찾기 등 정도만을 사용해서 크게 활용 폭이 넓은 것은 아닙니다. 이능액션을 좀 더 넓은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면 훨씬 쾌적하고 멋진 장면이 많이 만들어졌을텐데 아쉽습니다. 약간 아쉽긴 하지만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이스에 걸맞는 요소로 게임과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다양한 이능액션을 활용해 퍼즐을 풀어나가자]
[날아다니는 기분은 최고]

  빠른 이동속도 뿐만이 아니라 빠른 공격속도와 그에 이어지는 기술이 끊이지 않는 전투를 자랑합니다. 단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해 보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크게 설명이 필요 없이 아주 직관적이라서 신나게 공격하고 적이 공격할 땐 피하고 그 후에 또 때리면서 콤보 공격을 이어나가면 됩니다. 여기에 크림슨 라인이 더해지면서 적에게 빠르게 접근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달아날 수도 있어서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아돌을 포함해 총 6명의 인물을 조작할 수 있고 전투는 동시에 3명이 출격합니다. 각 인물은 참격, 타격, 사격 속성을 가지고 있고 적의 약점을 노리는 속성을 가진 인물로 교체해 전투를 하면 됩니다. 3명이 출격하니 각 속성 하나씩 있는 것도 좋지만 속성 조합에 따라 추가 보너스도 있으니 해당 던전에서 자주 나오는 적의 속성을 고려해 파티를 구성하는 것도 좋습니다.

 

 6명 각자가 매력을 갖고 있으며 개성이 살아 있습니다. 특히 타격쪽이 마음에 드는데, 조그마한 손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백묘도 있지만 커다란 둔기를 휘두르는 맹우도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골라 쓸 수 있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빠른 속도의 전투]
[원거리, 묵직한 공격 모두 있다]

 하지만 이스의 최종단계는 역시나 플래시 무브와 플래시 가드입니다. 적의 공격에 맞기 바로 직전에 회피를 하면 플래시 무브, 방어를 하면 플래시 가드가 됩니다. 플래시 무브를 하면 적이 슬로우 모션에 걸리고 플래시 가드를 하면 치명타가 계속해서 터집니다. 

 

 보통은 보스전에서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번작은 노멀 난이도가 전작보다 쉬워서 사용하지 않아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더 어려워요. 피하려고 구르다보면 몇번은 플래시 무브가 발동이 되니까요. 이게 잘만 이용하면 대미지도 받지 않고 적을 농락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타이밍 못 재는 사람은 절대 못하겠지만 한 번 잘 되는 날엔 전투가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이번작 보스전도 재미 있지만 역시 이스 초기작부터 이스오리진까지의 보스전은 제가 했던 RPG중에 가장 재미있는 보스전을 자랑해서 그 때만큼은 아닙니다. 이번작도 괜찮긴 하지만 예전이 너무 말도 안되게 재미있게 잘 뽑았었어요.

[플래쉬 무브와 가드를 둘 다 성공하면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이스9의 특징 중 하나인 그림왈드의 밤에서 전작과 비슷한 방어전과 파괴전이 존재합니다. 막혀 있는 지역을 개방하거나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그림왈드의 밤에서 전투를 하게 되는데, 스펜이라는 커다란 기둥을 지키거나 라크리마라는 돌을 파괴하는 떼 전투를 보여줍니다.

 

 전작에서는 귀찮게 마을에 돌아가서 해야하는 전투, 혹은 안 해도 되는 전투였다면 이번작은 괴인화와 관련된 비밀을 풀어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물론 설정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싸우게 됩니다.

 

 이런 전투가 게임의 흐름을 끊어놓을 수도 있지만 이스9에서 지하도를 통해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마을에서의 퀘스트나 대화 부분이 많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떼 전투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잡아줍니다. 늘어지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에 이런 전투 한 번이 분위기를 환기시켜 줍니다. 실제로 주요 전투 몇몇을 제외하고는 짧은 편이라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특출나게 재미지진 않지만 괜찮은 활용법이었습니다. 괴인 6명이 한꺼번에 전투하는 것도 좋았는데, 왜 평소에는 3명만이 싸우는지 잘 이해는 안 가요.

[이번작에도 등장하는 방어전, 파괴전]

아돌은 세이렌 섬에서 탈출해 다시 모험을 시작하고, 거대한 감옥도시 발두크로 오게 됩니다. 하지만 로문령인 감옥도시 발두크 입구에서 아돌은 수배령 때문에 과거 요새로 활용되었던 어마어마하게 큰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이 감옥에는 죄 없는 사람들이 잡혀온다는 소문이 있으며 감옥의 금지구역으로 가면 다신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어쨌든 옥살이를 하다가 옆방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기회를 틈타 탈옥 시도하는 아돌. 간수들이 두려워하는 지하를 통해 탈옥을 시도하지만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에게 총을 맞게 되고 저주를 받아 발두크에서 악명 높은 괴인 중 한 명이 되어버립니다. 괴인명은 붉은왕이죠.

[감옥에서 고초를 겪는 아돌]
[총에 맞고 괴인 "붉은 왕"이 되다]

 아돌을 붉은왕으로 만든 아프릴리스와 또 다른 괴인 5명은 괴인화에 대한 저주와 그림왈드의 밤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감옥 안으로 침투하고, 감옥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험과 진실에 대해 다가갑니다. 

 

 게임 초반 탈출한 아돌이지만 여전히 감옥 안에 있는 아돌 또한 존재하기도 하며 아프릴리스가 알고 있지만 알려주지 않는 비밀, 감옥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험 등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많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아돌의 정체가 밝혀질 때 헉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아프릴리스를 비롯해 많은 인물이 정보를 풀지 않고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라는 말을 초반부터 해대며 긴장감을 낮추기도 합니다. 반전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 나와야 하는 것인데, 하나같이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는 걸 자랑하듯이 이야기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또, 괴인들의 정체같은 경우는 좀 허무맹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번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응 알안려줘]

 저 같은 경우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즐기긴 했습니다만 지나치게 후반부의 폭발력에 집중한 나머지 후반부의 반전이 뜬금없이 느껴집니다. 천천히 이야기를 쌓아올렸다기보단 단숨에 점프를 한 것 같아서 아쉬움도 조금은 묻어납니다.

 

 그리고 팔콤에 심해지는 중2병 대사는 고쳐야 합니다. 이거 시리즈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데 말려야 합니다. 그 옛날 이스이터널로 처음 접했을 때는 대사가 담백하고 예뻤는데, 대사가 늘어나면서부터 점점 이상해지고 있어요. 도쿄재너두에게 거부반응을 일으켰던 가장 큰 이유가 이건데, 제발 이스에게까지 전파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런건 좀 안 하면 안되나?]

 발두크는 수년 전 로문제국과의 전투에서 패배하고 제국의 자치령이 되었으며 초기에는 폭력적인 성향의 반란군이 활동을 하며 독립을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반란군은 실패로 돌아가고 많은 이들이 자기 삶에 바빠 살아가고 있죠.

 

 특히 서브 퀘스트인 게시판 퀘스트에서 이 대립적인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펜들턴 상회를 비롯해 발두크 출신의 인물들조차 현재 제국의 지배하에서 온 평화를 두둔하며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대사를 내뱉습니다. 옹호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들의 편을 드는 것은 악취가 날만한 추악한 표현이었습니다. 이스9하면서 가장 싫어했던 장면이며 이스9를 절대로 최고의 시리즈로 올리지 않을 이유이기도 합니다.

[게임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제국주의 옹호]

 최근 나오는 이스답게 동료와의 호감도를 쌓는 동료 퀘스트도 존재하고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는 빠른이동이 가능해서 편의성도 높였습니다.  

 

 하지만 전작보다 이야기의 탄탄함이 덜하고 이스답지 않게 넓은 지역을 돌아다닐 수 없어 답답한 면도 있으며 점점 중2화가 진행된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리즈의 명성답게 빠른 속도의 전투를 자랑하며 후반부의 폭발력 있는 이야기 전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작만큼의 완성도만큼은 아니고 약간의 우려도 있지만 여전히 이스의 매력은 있는 작품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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