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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실로 오랜만에 잡았습니다. 언제 처음 한 건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에 했습니다. 한 번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플레이시간이 길었던 걸로 기억해서 계속 미루다보니 이제서야 하게 되었네요.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된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의 그래픽은 굉장히 좋습니다. 슈퍼패미컴 게임 내에서 이보다 더 좋은 그래픽을 가진 게임이 거의 없을 겁니다. 인물의 표현도 좋고 물, 건물, 풀 등의 표현도 슈퍼패미컴이라는 것을 감안해 봤을 때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슈퍼패미컴 버전보다는 플스, GBA 버전의 모습들이 좀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 이후 버전과는 인물이 많은 차이가 있는데, 주인공인 크레스도 이후 버전에는 금발이 굉장히 튀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 모습이 훨씬 더 익숙합니다.


 이 작품에 놀라운 점은 바로 음성입니다. 특기, 오의, 마법 등을 사용할 때 항상 기술명을 외치며 기술을 쓰는데 당시 씨디 매체도 아닌 슈퍼패미컴에서 음성이 나오는 것이 사람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오프닝 영상에는 아예 삽입곡까지 들어가면서 어마어마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역시 게임에도 음성이 있어야 제 맛이 납니다. 비록 게임내 스토리 진행 등에서는 음성을 찾아볼 수 없지만 전투때만이라도 들을 수 있어서 귀가 즐겁습니다. 참고로 설정에 사운드 설정이 세세하게 있어서 옛날 게임이 맞나 싶을정도입니다.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했던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노래가 삽입된 오프닝]


오프닝 영상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나 전투입니다. 향후 시리즈 오랫동안 사용되는 전투체계가 첫 작품에서부터 사용이 되었습니다. 랜덤 인카운터제를 사용하는 이 게임은 던전이나 월드맵을 이동하는 도중 불시에 전투에 걸리게 됩니다. 전투에 돌입하게 되면 횡스크롤 액션처럼 화면이 전환이 되고 실시간 조작을 통해 이동, 공격, 기술을 쓰며 상대를 무찔러야 합니다.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로 대표되는 일본 RPG는 대부분 턴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그 다양성이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게임마다 각각 특색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모양새가 같아서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그 시작점부터 액션성을 강조한 전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RPG와도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 이 게임을 했을 때 전투가 참으로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횡스크롤 액션에 특기와 오의까지 넣은 게임은 처음 느껴봐서 그 신선함이 대단히 좋게 다가왔습니다. 초기작이라 평타, 특기, 오의로 이어지는 콤보도 없고 평타도 한방밖에 넣을 수 없지만 전투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초기 시리즈부터 인카운터율은 엄청납니다. 특정 장신구를 장착하면 달리기가 가능해지는데 달린다고 해서 전투를 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걸어서 10초만에 전투가 걸린다면 뛰면 5초만에 걸립니다. 이동거리에 따라서 전투가 걸리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전투가 너무나도 잦아서 후반에 가면 재미있는 전투고 뭐고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을 정도입니다. 홀리보틀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인카운터율이 떨어지는데, 홀리보틀을 사용해야 조금 정상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인카운터율이 진짜 미쳤습니다. 단점이 별로 없는 이 게임의 가장 악랄한 면이며 사람의 피로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초기작부터 시작된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전통적인 전투]


[화려한 마법도 빼놓을 수 없다]


 크레스 같은 경우에는 레벨을 올리면서 특기를 하나하나 배워가고 메뉴의 스킬창에서 스킬을 장착해서 사용합니다. 이후 시리즈와는 다르게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도 상당히 단순한데, 가까이 있는 적에게 사용하는 기술 2개와 멀리 떨어진 적에게 쓰는 기술 2개 총 4가지를 등록할 수가 있습니다. 처음 할때는 어느정도가 가까건지 잘 구분도 안되어서 기술 쓰는데 애를 먹었지만 차츰 익숙해져 갑니다. 여전히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후 시리즈에서는 방향키와 함께 기술사용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바뀌었죠. 


 크리스의 특기나 민트의 법술같은 경우에는 레벨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지만 크레스의 특정 오의, 크라스의 특정 소환수, 아체의 마법같은 경우에는 직접 얻으러 다녀야 합니다. 특히 아체의 강력한 마법들은 전부 던전등지에 숨겨져 있어서 찾지 않으면 아체의 강력함을 체험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몇몇가지는 찾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마법을 얻고 사용할 때의 그 짜릿함이 좋긴한데 레벨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하고 던전에는 최강의 장비를 배치해 놓는 것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임 다 끝냈는데 듣도 보도 못한 마법이 존재했다라는 것을 알았다면 정말 황당할 겁니다. 제가 예전에 그랬었어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마법과 소환수를 얻자]


[AI를 통해 전투를 하는 동료들은 전투에 사용할 마법을 정해놓을 수 있으니 속성에 주의하자]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던전 구성이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요즘 게임처럼 단순단순 일자진행이 아니라 여러가지 퍼즐 요소를 집어넣어서 던전이 던전답게 느껴집니다. 요즘 게임들은 말만 던전이고 아무런 함정이나 퍼즐도 없이 무미건조한데 역시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는 다양한 퍼즐 요소가 던전마다 존재합니다. 후반에 나오는 던전은 매우 넓고 전투도 자주 일어나고 퍼즐도 조금 더 복잡해져서 조금 지칠때도 있지만 어렵진 않은 퍼즐요소가 준비되어 있어서 플레이의 신선함을 넣어줍니다.


 일본 RPG같은 경우는 단순하게 스토리 진행 - 던전에서의 전투가 순차적으로 계속해서 일어나는데 던전과 전투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반복적이라면 플레이하는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신선한 전투와 던전의 함정, 간단한 퍼즐요소를 집어넣어 플레이하는 재미를 살려주었습니다. 살인적인 인카운터율만 아니었다면 완벽했을텐데 말이죠.


[어렵지 않은 퍼즐들이 여기저기에 준비되어 있다]


  최종 보스인 다오스가 봉인당하면서 게임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러부터 십수년이 흐르고 조그마한 마을에서 검술 수련을 하며 지내던 소년 크레스는 친구인 체스터와 멧돼지 사냥을 나갑니다. 멧돼지를 잡고서 마을로 돌아왔으나 마을을 이미 쑥대밭이 되었고 모두가 몰살되어버렸죠. 그리고 부모님은 크레스에게 준 펜던트 이야기를 꺼내다가 숨을 거두게 됩니다. 


 크레스는 백부 올슨의 집에 머물게 되지만, 올슨이 검은갑옷 기사단에게 크레스를 넘겨버립니다. 바로 마을을 습격했던 녀석인데, 이녀석이 펜던트를 빼앗아가 결국 다오스의 봉인의 해제합니다. 감옥에서 만난 민트와 크레스의 부모님이 바로 다오스를 봉인한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봉인이 풀린 다오스를 모두를 없애려 하지만 같이 온 모리슨은 이들을 시공전이시켜 과거로 보냅니다. 다오스를 쓰러뜨릴 방법을 찾아오라고 말이죠.


 다오스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은 마법 뿐입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정령의 나무가 시들어버려 마나가 사라져버렸고 100년 전 과거로 가서 마나의 나무를 살리고 다오스를 무찌를 마법사와 소환사를 찾아서 다오스를 물리치는 것이 목적입니다.


[초장부터 봉인당하는 다오스]


[다시 부활하는 다오스]


 단순히 부활한 악당을 물리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정령의 나무가 시든 이유는 결국 인간의 욕심때문이었고 한정된 자원을 급격하게 많이 사용하는 것이 원인이 됩니다. 결국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사건을 시공여행을 통해서 깨닫고 고쳐나가는 것인데, 지금도 인간은 과학이란 이름으로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환경은 점점 나빠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를 게임의 배경에 맞게 잘 담아냈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드는 게임입니다. 


 사연있는 다오스 또한 주목할만 합니다. 다오스는 사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사람들을 죽이며 악이 될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탐욕을 부리지 않고 자연을 지키며 살았다면 말이죠.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이 세상에 악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라고 말한 에드워드.D.모리슨의 말처럼 말이죠. 다오스 또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했기 때문에 그다지 안타깝진 않지만 멋진 반전과 함께 주제를 전달하는 좋은 인물이었습니다. 게다가 강력하기까지 했죠.


[게임의 주제를 나타내는 장면]


[다오스의 사연은 무엇일까?]


 주요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 외에도 장비나 마법등을 얻기 위해 준비해 둔 강력한 던전, 달리기 시합이나 무술대회같은 미니게임도 있어서 소소하게 즐길거리도 마련되어 있어 플레이하는 재미까지 갖추었으며 아체같은 개성있는 인물도 존재해서 게임이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인카운터율만 빼고는요. 말그대로 슈퍼패미컴 말기에 나온 명작게임이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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