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와 거상 리메이크 (PS4) 게임소감

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완다와 거상 리메이크가 발매가 되어 바로 해보았습니다. 완다와 거상 PS2버전을 한지가 얼마 안되었지만 옛날게임임에도 상당히 재미있게 해서 리메이크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빨리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픽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원작이 2005년 발매이니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나 리메이크가 나왔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 PS2시절 흐릿하고 안개낀 모습을 사라지고 전방이 쨍하고 맑아 보입니다. 오래된 게임이지만 미적감각만은 뛰어났었는데 리메이크판에서는 원작은 전혀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담되 그래픽 요소를 뛰어나게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말을 달리면서 볼 수 있는 뛰어난 풀 표현이나 건물 혹은 암벽에서 볼 수 있는 돌의 표현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워졌습니다. 완다의 뜀박질과 함께 유이한 이동수단인 말, 아그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멋진 자연경관을 한없이 감상할 수가 있습니다. 떨어지는 폭포,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숲,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지형까지 하는 내내 감탄이 나옵니다.  

 게임내에 등장하는 거상 또한 멋있어졌습니다. 거상의 몸에 둘러싸고 있는 갑옷이 훨씬 입체적이게 되었고 웅장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털 표현이 좋습니다. 원작인 PS2에서도 털 표현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지금은 헤어웍스니 뭐니해서 사람 머리카락을 비롯해 동물들의 털까지 아름다운 표현이 가능했지만 PS2시절에는 거상공략의 핵심이 털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멋진 표현을 해냈었습니다. 시기가 지나 더욱 부드럽게 휘날리는 거상의 털을 보니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위용있는 거상들의 모습] 

 이번 리메이크는 그래픽적인 요소를 업그레이드하고 원작을 재현하는데 충실해서 게임의 내용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프롤로그 내용이 끝나면 총 16개의 거상을 잡으러 가야합니다. 어느 장소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로딩도 없는게 장점이지만 할 것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거상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거상 하나를 잡으면 다시 첫 장소로 돌아오게 되며 돌아오면 거상과 짝을 이루는 우상 하나가 파괴되고 다음 거상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 바로바로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이야기의 분량이 낮은 게임이고 처음과 끝에만 컷신이 몰려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플레이는 거상을 잡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빛이 비추는 곳에서 검을 들면 검에 빛이 반사가 되며 반사된 빛이 하나로 모이는 곳에 거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 빛은 직선상의 거리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빛이 닿는 장소로 정확히 어떻게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최종 장소가 때론 지하에 있기도 하고 때로는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소에 있지만 현재 위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거상까지의 직선거리라서 저처럼 길치인 사람은 꽤나 많이 헤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리메이크에서 이것은 고쳐줬으면 했습니다. 가는 길은 쉽게 가나 암벽타기나 점프요소등을 활용해 좀 더 퍼즐형식을 취했으면 어떨까 싶었는데 원작에 충실해서 그런지 똑같이 나오더군요. 풍경을 보는 것은 정말 좋지만 암벽으로 길이 막혀있는데 그 안쪽으로 빛이 뻗어나가면 그 막막함과 답답함이 견디기 힘듭니다. 차라리 이코처럼 길찾기 퍼즐이나 하나씩 넣어주는게 낫다고 느껴집니다. 어차피 어드벤쳐 게임이잖아!

[조금 변화가 필요했던 거상찾기]

 게임에서 가장 재미진 부분이 바로 거상을 공략하는 부분입니다. 이 게임은 이코처럼 액션부분이 있긴하나 화려함이나 묵직함과는 거리가 멀며 액션은 그저 보조수단으로 핵심은 어드벤쳐적인 요소입니다. 거상의 급소를 찾아서 가지고 있는 전설의 검으로 찌르는 것이 다인데 급소를 찾고 그곳까지 도달하는 방법을 찾았을 때의 쾌감이 대단합니다. 

 검을 높이 치켜들어 그 검에 반사된 빛으로 거상의 몸을 이리저리 확인해 보면 빛이 모이는 존재하는데 그곳이 바로 급소입니다. 처음 나오는 거상은 그곳까지 도달하는 것이 간단하지만 점점 복잡해집니다. 단단한 갑옷이 둘러싸고 있어서 도저히 급소까지 도달할 수가 없는 거상은 갑옷을 부술 방법을 찾아야 하며 너무 높은 곳에 급소가 있다면 주위 건물이나 사물을 이용해 거상에게 붙을 방법을 찾아야 하고 하늘을 나는 거상은 지상으로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야만 거상의 급소를 찌를수가 있어서 가지고 있는 검, 활, 심지어 말인 아그로까지 활용해 거상을 공략해야 합니다.

 거상마다 생긴것도 다르고 공략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집니다. 처음에는 급소부분까지 도달하는 방법을 몰라서 헤매다가 멀리서 들려오는 힌트 한두가지를 듣고 거상을 쓰러뜨렸을 때의 그 쾌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거상이 등장했을 때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이 거상의 급소로 다가가면 희망찬 음악으로 바뀌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도 일품입니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시점입니다. 원작이야 PS2 시절에 나왔던 오래된 게임이니 이해한다고 쳐도 이번 리메이크작에서까지 시점때문에 가끔씩 불편함을 느낍니다. 악력이라는 수치가 존재해서 거상의 털을 잡거나, 암벽에 매달리는 등의 팔힘을 사용하면 악력 게이지가 줄어들고 모두 사용하면 더 이상 매달리지 못하고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거상의 털을 잡으며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와중에 시점이 제멋대로 돌아가서 계속 매달려 있게 되면 어느새 악력의 한계를 느끼게 되어 다시 땅으로 떨어지게 되어 처음부터 거상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덕분에 쓸데없이 시간을 소모하게 되기도 합니다.

[급소를 찾아서 찌르면 되는 간단한 게임]

[급소를 찌르기 위한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금단의 땅에 한 소녀를 데려가는 완다. 소녀의 혼을 되찾기 위해 금단의 땅으로 와서 도르민과 마주하게 됩니다. 도르민은 완다가 가져온 전설의 검의 흥미를 보이며 소녀의 혼을 돌려주는 대신 이곳에 있는 우상을 모두 파괴해달라고 합니다. 인간의 힘으로 우상을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이 우상과 짝을 이루는 거상을 파괴하면 우상도 파괴될 것이라 합니다. 이때부터 무려 16개나 되는 거상을 잡기 위해 완다는 홀로 쓸쓸히 움직입니다.

 게임 전체에서 이야기의 분량은 적은 편이지만 그것이 전해주는 파급력은 대단합니다. 처음 금단의 땅에 도착했을 때 도르민과 만난 후에는 계속해서 거상만을 잡으러 다니고 16개의 거상을 다 잡은 후에야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방식입니다. 또, 게임내에서 배경설정에 대한 설명이나 도르민의 정체, 완다와 소녀의 관계등 아무것도 알 수 있는게 없으며 그저 보여지는 정보가 다라서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주인공 완다의 이름도 나오질 않습니다. 이것은 이코나 라스트 가디언도 마찬가지이며 이 게임사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전해지는 것은 소녀를 살리고 싶은 완다의 간절함과 거상과 싸우며 초췌해지는 와중에서도 다음 거상을 잡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처절함뿐입니다. 거상과 싸우기 전까지는 배경음도 없고 오로지 효과음만 나오기 때문에 친구라고는 타고다니는 말인 아그로밖에 없는 상황에서 거상을 잡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모든 거상을 잡고 엔딩이 흘러나오며 거상을 잡는 의미를 알게 되고 몸이 망가지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소녀를 살리고 싶은 간절함만은 버리지 않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제가 해 봤던 게임중에 가장 멋진 엔딩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멋진 영상미를 자랑하며 음악또한 그에 어울리게 흘러나와서 엔딩을 한 번 보면 며칠이나 머릿속에서 잊혀지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배경설명이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주인공 완다의 쓸쓸함과 처절함을 눈물나도록 잘 표현한 게임입니다.

[금단의 땅까지 소녀를 데려온 완다]

[한 소녀를 살리기 위한 완다의 처절함을 담은 작품]

 길찾기 요소와 시점이 나아졌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원작과 거의 흡사합니다. 또 포토모드나 미러 모드가 있긴 하지만 원작재현에 충실했던만큼 리메이크만의 추가요소가 거의 없는 점도 아쉬운 점입니다. 하지만 거의 변하지 않은 플레이방식에도 여전히 뛰어난 표현을 보여주고 있고 현세대에 맞춰진 멋진 그래픽과 더불어 원작에서조차 신경쓰였던 프레임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플레이가 한결 쾌적해져 게임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명작을 부활시키는 리메이크라는 것은 이런 작품을 보고 하는 말 같습니다. 비슷한 게임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신만의 독특함을 갖추고 있어서 아류작조차 나오기 힘든 게임의 잘 만들어진 리메이크작이며 이미 한 번 해본 사람도 안 해본 사람도 만족할만한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