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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성검전설2의 리메이크가 나왔습니다.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게임이라 발매되기 전부터 관심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특히나 성검전설 시리즈 중 처음으로 한국어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습니다.


 그래픽을 보자면 이게 정말 2018년대 발매되는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그래픽입니다. 최대한 돈을 아끼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그래픽으로 거의 모바일 게임을 보는 듯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몇년만에 나오는 리메이크작인데 자사의 간판 게임이었던 성검전설을 현재 회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파이널 판타지 말고 다른 구작 시리즈는 그저 추억팔이로 아저씨들 돈이나 좀 먹어보자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현세대의 그래픽이 이정도!?]


 게임은 원작과 거의 똑같습니다. 인터페이스 또한 같은 링커맨드 방식을 그대로 채택했습니다. 아이콘 모양이 조금 변했으나 링커맨드라는 독특한 방식을 보여줍니다. 메뉴화면으로 전환되지 않고 인물 주위에 뜨는 아이콘을 통해 장비를 교체하거나 아이템을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아이콘 중에는 스테이터스 확인이나 무기, 마법레벨도 확인이 가능해서 다양한 능력치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구작을 할 때는 독특하고 신선했는데 차라리 메뉴화면에서 무기를 교체하는 게 더 편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점이라 이것을 계속 이어갔다는 게 괜찮아 보입니다. 여기에 전작에는 부족했던 단축키를 2개를 할당할 수 있습니다. 자주쓰는 마법이나 아이템, 혹은 무기변경을 L1이나 R1으로 지정할 수 있어서 링커맨드로 진입하지 않아도 전투중 실시간으로 바로바로 사용이 가능해진 점은 좋은 점입니다. 하지만 2개로는 사실 여전히 부족합니다. L2, R2까지 활용을 하는 방법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사용하지도 않는 키를 뭐할라고 놀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조작하고 있는 인물의 링 커맨드를 열 수도 있고 나머지 2명의 링 커맨드를 열 수도 있는데 현재 조작하고 있지 않은 두 명의 링커맨드의 버튼가 세모버튼 하나입니다. 세모버튼을 누르며 다른 인물의 링커맨드를 열 수가 있는데 도대체 내가 누구의 링커맨드를 열고 있는건지 헷갈립니다. 링커맨드를 열었을 때 커서의 색깔로 구분할 수가 있긴 합니다만 이에 대한 설명도 없어서 이것을 알게 된 시점도 게임이 끝나갈 때였습니다. 


 여기에  PS4 기준으로 X키가 공격, 대화등의 역할을 하는데 상점이나 메뉴에서는 O키가 확인버튼이고 X키가 취소버튼 역할을 해서 사람 아주 헷갈리게 만듭니다. . 이걸 기획한 사람 과연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본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키를 바꿀 수 있긴 합니다만 애초에 잘해놨으면 될 것을 말이죠. 


[성검전설2의 독특한 링 커맨드]


 가장 큰 불만은 아이템이나 마법에 대한 설명과 상점 이용부분입니다. 아이템 설명은 어딜봐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하나씩 써보면서 알아가야만 합니다. 저는 원작을 해봐서 어려움이 없었지만 아이템 설명없는 게임은 정말 몇년만에 해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법은 그나마 마법레벨이라는 메뉴를 통하면 마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가 있긴 하지만 링커맨드에서는 알 수가 없어서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링커맨드를 통해 마법을 사용해야하는데 여기에는 마법에 대한 설명이 없으니 공격마법은 대충 감이 잡힌다고 해도 상태이상이나 지속효과를 가진 마법은 뭐가뭔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상점에서 구매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오로지 하나씩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만약 회복아이템을 최대치인 12개까지 사고싶다면 12번 물건을 구입해야 합니다. 수량조절이 없고 판매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하나하나 판매해야해서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놀랍게도 이 모든 문제가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인데 아무리 좋았던 게임이라도 과거에 불편했던 요소라면 당연히 고쳐야 하는 것을 쓰잘떼기 없이 그대로 나왔습니다.


 심지어 리메이크만의 요소인 도감에서도 아무 설명도 없고 그림만 존재합니다. 도감이라고 해서 들어가 보면 한 번 잡았던 적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나오는데 글씨가 하나도 없어요. 대단한 수준의 도감입니다.


[아이템 설명이 없어서 직접 사용해가며 알아내야만 한다]


 2018년에 발매된 성검전설2의 전투는 그야말로 원작과 똑같이 닮아 있습니다. 실시간 액션RPG를 표방하고 있지만 단순히 칼을 계속해서 휘두르는 것도 가능하지만 화면 아래에 나오는 게이지를 100%를 채워야만 제대로 된 대미지가 나와서 한 번 때린 후에 뒤로 잠깐 물러났다가 게이지를 100%를 채우고 공격을 해야만 합니다. 다양한 무기중 자신이 쓰고싶은 무기를 쓸 수 있어서 3명이 사용하는 무기조합을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원작을 살린다는 점은 나쁘진 않지만 원작에도 있던 심각한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는 점은 최악입니다. 바로 넘어진 적을 때려도 반응이 없다는 겁니다. 공격을 해서 적이 쓰려져 있는 동안에도 공격이 가능한데 이때는 대미지가 바로 적용이 되지 않고 쓰려졌던 적이 일어나는 순간에 계산이 됩니다. 만약 쓰러져 있을 때 공격이 2번 명중을 했다면 때리는 순간에 대미지가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순간에 2번의 대미지가 합쳐져서 계산이 되는 엉망진창인 액션RPG입니다. 심지어 누워있을 때는 때려도 효과음도 제대로 안나기 때문에 이게 맞은건지 안 맞은건지도 잘 모르겠고 누워있다가 맞은 적이 일어나자마자 누워있을 때 맞은 대미지가 들어와서 바로 또 누워버리는 엉망인 현상이 나옵니다. 


 여기에다가 이번작은 유독 미스율이 엄청납니다. 중후반으로 넘어가면 반정도가 미스가 난다고 느껴질 정도로 미스가 계속해서 뜹니다. 그것도 연속으로 계속뜨니 황당합니다. 마법으로 이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특정 몹이나 특정장소에서만 그런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미스가 뜨니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누워 있는 적을 공격하면 나중에서야 대미지 계산이 되는 요상한 액션]


 또 한가지는 필살기의 실효성입니다.  필살기는 공격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쌓이는 게이지에 따라 다른 필살기가 나갑니다. 하나의 무기를 계속 사용하면 무기 레벨이 오르는데 이 레벨만큼 게이지를 모을 수가 있습니다. 게이지를 많이 쌓으면 쌓을수록 멋진 액션과 함께 강한 필살기가 나가지만 과연 그 오랜시간 모아서 쓸 가치가 있는가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우선 게이지를 모으는것부터 문제입니다. 공격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필살기 게이지가 쌓이는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이미 게이지가 0%까지 떨어집니다. 필살기는 100% 게이지가 찬 이후부터 모이기 시작해서 일단 공격을 한번 한 후 100%까지 게이지를 쌓은 다음 모이기 시작하는데 이게 참 별로입니다. 차라리 버튼을 따로 만들던가. 여기에 대부분의 보스는 마법으로 잡는게 훨씬 빠르고 안정적인데다가 잡몹은 필살기를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길 수가 있어서 언제 써야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마법은 매우 강력합니다. 마법도 계속해서 사용하면 해당 속성의 레벨이 올라 레벨이 오를수록 점점 강해지는데 마법이 강력한 이유는 사실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마법을 맞는 적이나 아군은 마법의 연출이 끝날때까지 행동이 멈추지만 마법 사용자나 다른 인물은 계속해서 움직일 수가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마법을 계속해서 난사하면 보스들이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하지 못하고 죽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건 무슨 밸런스인지 알 수가 없어요.


 충격적인 것은 이 모든 것이 바로 원작에서도 있었던 일이라는 겁니다. 원작을 해봤을 때 전투에 몇가지 문제가 있는 점이라고 느꼈고 그것이 마음에 안든다고 썼던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리메이크 버전에서도 그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며 똑같이 집어 넣었나봅니다. 어처구니가 없는데,  리메이크를 책임졌던 사람은 성검전설2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극성 팬임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2018년에 이런 말도 안되는 액션게임을 내놓을 리가 없어요.


[멋있기는 한 필살기]


[마법이 최고]


 그래도 모든 것이 엉망인 것은 아닙니다. 마을구조나 던전 구조 진행이나 등장인물 모든 것이 원작과 똑같지만 그 하나하나에 다 음성이 들어가 있습니다. 슈퍼패미컴에서는 당연히 음성이 전무했었는데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심지어 마을 엑스트라까지도 다 음성이 들어가 있습니다. 옛날게임의 대사를 그대로 쓴 것인지 반복되는 대사가 많긴 하지만 그 반복되는 대사에서도 다 다른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신경을 써서 정말 좋았습니다.


 또 하나는 여관에서 볼 수 있는 대화 이벤트입니다. 리메이크작에서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끝난 후 여관에서 잠을 자면 여러가지 대화를 합니다. 때로는 농담을 때로는 이전 사건에 대해 말하며 결의를 다지기도 하는데 이거 보는게 쏠쏠합니다. 가끔씩 한참 전의 일을 가지고 대화를 해서 좀 시기가 안 맞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하지만 이 대화를 통해서 주인공들의 성격을 볼 수 있고 지금 현재의 마음가짐을 볼 수 있어서 좀 더 주인공들에게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의미없이 체력만 채우기 위해 들렀던 여관에서 새로운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리메이크작에서 가장 잘한 것이 바로 이 회화라고 봅니다.

 

[여관은 더 이상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아주 먼 옛날, 마나의 힘에 의해 진화한 문명이 지상에서 번영했다. 이윽고 인간은 마나의 힘을 전쟁에 이용하게 되었고 마나의 요새라 불리는 거대한 배를 만들었다. 너무나도 강대한 그 힘에 신들은 분노하여 신수를 지상으로 보내기에 이르렀다. 요새와 신수의 전투는 세상을 화염과 독으로 뒤덮었고 지상에서는 점차 마나가 사라져갔다. 그 때 성검을 든 용사의 손에 요새는 추락하였고 신수도 사람들의 앞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게 바로 과거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출입이 금지된 숲에 들어갔다가 숲 안에 있던 검을 뽑게 된 랜디. 그 검은 바로 세계에 위기가 닥쳐올 때 용사에 의해 뽑일 것이라던 전설의 성검이었습니다. 마을에 위협이 되는 일을 했다며  쫓겨나게 된 랜디는 마을에서 만났던 제마의 말에 따라 물의 신전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현재 제국의 야망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밴돌 제국은 가라앉았던 마나의 요새를 부활시키고 그 힘을 얻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나의 요새가 부활한다면 그에 맞춰 신수가 부활할 것이고 그렇다면 과거에 일어났던 신수와 마나의 요새와의 싸움이 계속되고 결국 모두가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랜디는 전설의 성검의 힘을 되찾고 밴돌 제국의 야망을 막아야만 하는 사명을 짊어지게 됩니다.


[과거 마나의 요새와 신수와의 싸움이 있었다]


[성검을 뽑는 랜디]


  평범하게 자랐던 고아인 한 소년이 전설의 성검을 뽑아 동료들을 만나고 성장해 나가며 결국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원작에 충실하게 내용을 잘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랜디가 제일 돋보이지 않는 데 그러한 것들은 여관의 대화 이벤트를 통해서 어느정도 보완해 주고 마지막 마나의 나무에서 숨겨진 랜디의 이야기가 나오며 특별함을 더해줍니다. 사실 고아인 랜디의 출생의 비밀같은 경우는 조금 뻔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른 여타 게임들과는 다르게 여주인공 프림과는 사랑으로 발전되지 않으며 프림은 이미 디락이라는 연인이 존재합니다. 악이라 할 수 있는 밴돌제국에 잡힌 디락과의 관계는 90년대 감성으로 나름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전체적으로 대단히 뛰어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출력이 심각합니다.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인지 슈퍼패미컴 시대 게임처럼 컷신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그 없는 컷신에서 대화를 할 때 입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입은 닫혀있는데 말을 한다거나 입을 계속 벌리고 있는데도 말이 막힘없이 나오기도 합니다. 


 컷신이 없을 때는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도 하지 않는 방식을 택합니다. 3D로 어설프게 모델링 된 인물들을 화면 가운데에 띄우고 대사만 칩니다. 슈퍼패미컴 때의 연출이 더 나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포를 타고 이동하는 멋진 장면은 아예 삭제되었습니다. 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을 스퀘어 에닉스가 어떤 취급을 하는지 단번에 알 수가 있습니다. 


[정말 보기 어려운 준비된 컷신]


[연출력이 어마어마하다]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한 작품입니다. PS4 게임하면서 이렇게 많이 튕기는 게임은 처음 보았고 맵을 이동할때마다 짧지만 계속해서 잔로딩을 하는데 과연 이 게임에서 로딩이 자주 있을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원작의 안 좋은 점이 있어도 그대로 가지고만 오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대단한 명성을 지녔지만 PS1부터 조금씩 삐걱되어 현재는 후속작인 나오지 않는 작품이 된 성검전설 시리즈. 리메이크를 계기로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려볼 수도 있었으나 그저 초저예산으로 만들어 조금의 돈을 벌어보고자 한 최악의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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