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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세가의 수작 게임이었던 전장의 발큐리아의 신작이 발매되었습니다. 찾아보니 1편 이후로는 계속해서 휴대용으로만 발매가 되었고, 발큐리아 시리즈를 다시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며 야심차게 준비한 푸른혁명의 발큐리아가 대차게 망한 후 좋은 평가를 받았던 1편의 모습 그대로 돌아온 4편입니다.


 그래픽은 새 시대에 맞게 깔끔합니다. 보자마자 대단히 뛰어나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파스텔을 칠한 듯한 화면효과가 인상적입니다. 디자인 자체는 전작과 거의 흡사하게 느껴져서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지만 얼굴, 군복을 비롯한 전차나 배경까지 세세한 부분이 확연하게 좋아져서 실제로 해보면 그래픽이 좋아진 것이 느껴집니다. 발전이 없다고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특색이 있어서 보기에 좋습니다. 


 여전히 입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언제나 화면 가생이에 허연 테두리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쉬운데 이거 없애는 기능 좀 넣어주면 좋겠어요. 전투때만이라도 안 보이게 해주면 좋을텐데 전혀 그런 설정을 제공해주지 않아서 마음에 안듭니다.


[독특한 효과를 가진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


 이번작 역시나 전쟁중에 쓰여진 수기를 하나하나 읽어가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이번작은 따로 기자의 수기가 아닌 이번작의 주인공이자 E소대의 소대장인 클로드 월리스가 제국과의 전쟁을 치르며 직접 남긴 수기를 하나씩 기록해 나갑니다. 1편에서부터 나왔던 방식인데 특별히 게임의 장점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게임만의 특징이고 독특함을 가졌다고 봅니다. 단지 SRPG 특성상 전투 앞뒤로 긴 대사가 이어지는데 그냥 한 번에 볼 수 있게 해주지 왜 자꾸 여러번 누르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클로드가 작성하는 수기]


 성장과 관련해서는 1편과 대부분이 같습니다. 3장 이후로 등장하는 훈련개발 메뉴에서 무기, 전차등의 업그레이드는 물론이고 병사들의 레벨을 올려줄 수도 있습니다. 병사는 개개인의 레벨을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병과 전체를 레벨업을 해줘서 편합니다. 사격, 회피 능력치가 다르고 주연들은 기본 능력치가 훌륭해서 주로 사용되긴 합니다만 소대에 합류하는 일반병사들도 충분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고 매력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인물을 사용해주면 됩니다. 여타 다른 SRPG같은 경우에는 초반부터 키워놓지 않아서 후반에 버려지는 인물들도 있는데 이 게임은 병과 전체가 레벨업을 하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가 없는 점이 강점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을 계속 써도 좋고 돌아가면서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전투 후 얻는 경험치로 레벨업을 하다보면 능력치가 오름은 물론 일정레벨 이상이 되면 엽병이 되어서 능력치가 더욱 올라갑니다. 거기에 새로운 오더와 포텐셜을 배우기도 하는데 이 포텐셜 보는게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번작에서는 다음 레벨이 될 때 새로운 포텐셜을 배우거나 오더를 배우게 되면 옆에 표시를 해줘서 보기 편합니다.


 레벨업을 통해 배우는 포텐셜을 대부분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탄약 보충, 체력 회복, 사격이나 대인, 대전차 공격력이 올라가지도 하는등 레벨이 올라가면서 강해지는 능력치와 더불어 전투에서 엄청난 변수를 만들어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인물마다 가지고 있는 초기 포텐셜입니다. 이 포텐셜이 인물에 대한 강한 개성을 불어넣어줌은 물론 전투에서 사람을 웃게 또, 울게 만듭니다.


[전투에서 얻은 경험치를 병과레벨업에 사용하는 방식]


[별의 별 포텐셜이 다 있다]


 병사 각각 고유의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에 따른 기본 포텐셜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자이가 같은 경우에는 중요 인물인 라즈를 따르는 인물이라 라즈가 옆에 있으면 능력치가 오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일정 능력치가 떨어집니다. 어떤 인물은 결혼시기이기 때문에 남자가 옆에 있으면 마음이 흔들려 사격능력치가 떨어지는 등 정말 다양한 포텐셜이 있습니다. 전투에서 확률로 포텐셜이 발동하게 되는데 좋은 포텐셜이 터지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지만 안 좋은 포텐셜이 발동되면 짜증이 일어나기도 해서 이 게임의 전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 최악은 반티인데 4개의 포텐셜 중 좋은게 단 하나도 없고 심지어 이동하다가 갑자기 턴이 끝나버리는 이상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작품에서 정말 좋았던 것은 조, 주연이 아닌 일반적인 소대원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대원 단편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길진 않고 전투를 포함해 3~40분 정도이지만 각 소대원들의 성격도 확인이 가능하고 뒷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항상 술에 절어있는 반티의 이야기나 용병으로 참가한 아저씨의 과거 이야기, 다른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전형적이고 진부한 성격을 가진 주인공들보다 훨씬 매력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 대원단편은 이 게임에서 대단히 좋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원 한명한명의 이야기를 인물열람의 짧은 이야기로밖에 확인할 수 없었던 1편보다 훨씬 진화한 부분이라 게임에 어느정도 신경을 쓴 티가 납니다.


 대원단편은 보통 3명의 인물을 묶어서 이야기가 전개가 되고, 대원단편을 끝마치면 새로운 포텐셜이 생겨나기도 하고 힘들었던 상황을 이겨내거나 성격을 고치는 계기가 되어 안 좋았던 포텐셜이 좋은 포텐셜로 바뀌기도 해서 대원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과 보상까지 확실하게 잡은 대원단편은 게임의 내용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딱 한가지 아쉬운 것은, 대원단편을 보려면 해당 인물을 하사까지 진급시켜줘야 하는데 진급을 레벨업과 다르게 보상도 없고 무려 40번의 행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다 보려면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노가다는 언제나 지루하죠. 


[간단하지만 대원들의 성격을 볼 수 있는 대원 단편]


[대원단편을 거치며 좋은 포텐셜이 생긴다]


 전투는 1편과 거의 흡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SRPG 형태의 전투로 아군의 턴과 적군의 턴이 나뉘어져 있어서 한번씩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턴제이긴 하지만 이동을 하거나 공격을 할 수 있는 액션모드에서는 직접 움직이며 이동을 하고 공격을 할 때도 사람의 머리부분같은 약점 부분을 직접 조준을 해줘야하는 등 조작성을 요구하기도 해서 고전적인 턴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이런 요소들이 상당히 독특하기 때문에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의 전투가 다른 게임과는 차별이 되고 턴제 특유의 느린 속도감에서 오는 지루함을 막아줘 상당히 재미집니다.


 한 페이즈에는 여러 커맨드 포인트(CP)가 주어지는데 이 한 명 행동을 할때마다 CP가 한개씩 소모됩니다. CP를 한 사람이 전부 다 사용할 수도 있지만 행동을 끝낼때마다 이동력을 나타내는 게이지인 액션포인트(AP)가 줄어들고 한 번의 행동에 공격을 한 번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잘 생각해서 행동할 인물을 골라줘야 합니다.


 이동력이 좋은 정찰병, 대인공격력이 뛰어난 돌격병, 대전차 공격력이 좋은 대전차병에 지원병과 저격병 그리고 이번작에 추가된 척탄병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병과들이 있으며 여기에 전차까지 있어서 상당히 전략적인 운용이 가능합니다. 척탄병은 기동력은 떨어지지만 사거리도 괜찮은데다가 범위공격이고 요격까지 가능한데다가 전차도 격파가 가능해서 상당히 유용합니다. 지형의 고저차 때문에 발생하는 시야의 문제, 엄폐를 활용해 방어력을 높이고 거점을 방어하는 등 전장에서의 다양한 상황을 살려서 전술적인 면을 높은 것도 좋았고 난이도도 적절해서 적당한 긴장감도 줍니다.


[실시간 전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액션모드 ]


[새롭게 추가된 강력한 척탄병]


 이 게임의 특이한 점은 오더입니다. 오더는 병과의 레벨을 올리거나 훈련개발실의 살롱에서 대화를 통해 얻을 수가 있으며 전투에서 활용이 가능합니다. 공격력, 방어력 상승이나 명중률을 올려주기도 하고 폭발범위를 늘려주거나 빈사상태의 아군을 바로 구출해주거나 현재 페이즈에서 증원을 부르는 등 다양하게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 오더를 사용하면 죽어가는 아군을 살리거나 수 많은 적들을 앞에두어 난감할 때 상당히 큰 힘이 되어 게임을 좀 더 쉽게 풀어나갈 수가 있습니다. 없어도 전투를 깰 수도 있지만 있으면 더욱 쉬워지죠. 또 이 오더 덕분에 좀 더 다양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도 좋습니다. 적병사들과 전차에게 무수한 총알세례를 받으면서도 전진할 수도 있어서 실제전장과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있지만 게임의 재미를 전달해 주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너무나도 쉽게 풀어나갈 수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1편에서도 그랬지만 이 게임은 높은 랭크를 받을수록 경험치와 돈을 많이 줘서 고랭크를 노리는 것이 좋은데, 이 오더와 함께라면 정찰병 한 명에게 방어를 걸어주고 냅다 뛰어서 목적만 달성하면 전투를 한턴만에 끝낼 수도 있습니다. 척탄병의 요격 덕분에 1편보다는 조금 더 어려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이 전략은 대단히 유효한 전략이며 S랭크를 달성하기도 쉽습니다.


 사실 오더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S랭크의 기준입니다. 턴을 적게 사용해야지만 높은 랭크를 받을 수가 있는데 차라리 적 처치수나 거점 점거 수등이 S랭크의 기준이었다면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적을 섬멸하기 위해 싸웠을 겁니다. 이렇게 해도 빨리 엔딩만 보고싶은 사람은 빠른 플레이가 가능해서 여러가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데 적은 턴수만을 사용해야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오더를 사용 안하고 즐겨도 되기는 하지만 일부러 제약을 두고 플레이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다음 시리즈가 나온다면 꼭 이 S랭크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이것만 바꾸면 전투는 정말 재미있어요.


[여전히 강력한 오더]


 게임은 1편과 동시대입니다. 동서로 나뉜 제국과 연방이 중요 광물인 라그나이트를 두고 전쟁을 시작하면서 2차 유럽대전이 발발하였고 연방은 수세에 몰리기 시작합니다. 수세에 몰린 연방은 정예부대를 모아 적의 수도까지 일직선으로 공격을 감행하는 노던크로스 작전을 감행하게 되고 주연을 맡은 E소대가 이 작전에 참여하게 됩니다. 작전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승리와 패배를 거치며 수도공략을 향해 나아간다는 내용입니다.


 E소대의 소대장인 클로드를 비롯한 주변인물들은 대부분 갈리아출신들이며 갈리아를 지키기 위해 제국에 맞서기로 합니다. 근데 왜 연방소속으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전체적으로 내용이 엉망입니다. 특히나 엉망인 것은 주연인 클로드 그리고 포세에 대한 묘사입니다.


[적의 수도까지 한번에! 노던크로스 작전]


 초반부터 능력도 있어서 정의로운 연방에 서서 싸운다고 말하는 주인공 클로드지만 중반부터 등장하는 연방군의 폭탄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이녀석이 이해가 안가기 시작합니다. 비인간적인 폭탄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할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으며 과감하게 그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말합니다. 비인간적인 행동에 대한 죄책감에 대한 묘사나 갈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으며 소대내에 있는 스파이의 존재도 믿음으로 함구해주는 성인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E소대의 분위기도 밝은 편이고 웃음이 넘치는데, 주인공뿐 아니라 전쟁을 치르면서 사람들이 폭력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화해가는 묘사도 없어서 전쟁물로써 즐길수가 없으며 밝은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클로드보다 문제는 포세입니다. 포세는 특별한 계기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을 버리면서까지 연방군의 설상순양함을 빼앗으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참 기가 막힙니다. 발큐리아인을 실험체로 쓰는 이들에게 대항하고 구출을 하기 위해서 역시나 발큐리아인을 실험체로 쓰는 제국에 참여해 발큐리아인까지 그저 살인도구로 써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말이야 방구야하는 생각이 절로 들며 클로드의 행동과 마찬가지로 전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도대체 포세라는 인물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두 명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지 못하면서 이야기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차라리 그냥 폭탄도 라그나이트 폭탄 겁나 쎈 걸 쓰는 설정으로 하던가 포세를 빼버리는게 훨씬 평범한 이야기가 되어서 전쟁물로써는 별로지만 일본식 애니메이션을 즐겼다고 생각하면 될 법 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클로드와 포세]


 여기에 연출도 1편 그대로입니다. 이벤트 영상은 분량이 얼마 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진행은 초상화처럼 3D 모델링이 나오며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정말 심심한 연출이며 연출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옛날게임처럼 일러스트 박아놓고 입만 벙긋거리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심지어 이벤트 영상이 아닌 경우에는 음성하고 입모양이 맞지가 않아서 굉장히 어색합니다. 


 연출은 아주 엉망이지만 그래도 잘한 것은 게임 전체가 더빙이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튜토리얼이나 설명글이 아닌 이상 전부 음성이 들어가 있어서 연기를 즐기는 것은 좋습니다. 여기에다가 3D로 연출만 해주면 되는데 왜 그걸 1편에서 10년이 지난 후속작에서도 안해주는지 이해불가입니다. 게임의 연출력은 정말 단 1도 발전이 없습니다.


[발전없는 연출력]


 이 게임의 문제는 연출력과 더불어 이야기입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포세 덕분에 내용이 완전히 망가져 있습니다. 차라리 짧지만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대원단편이 더 깔끔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확실히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발큐리아 시리즈만의 독특한 전투가 건재해서 전투를 풀어나가는 맛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 전투라도 없으면 그것은 망한 푸른혁명의 발큐리아의 재림이었을 겁니다. 이야기가 좀 별로이긴 해도 플레이하는 재미는 살아있는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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