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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짧디짧은 드래곤 퀘스트1을 끝내자마자 바로 잡은 드래곤 퀘스트 2편입니다. 원작은 패미컴으로 1987년도 작품이고 제가 한 것은 99년에 발매된 GBC 버전입니다. 패미컴 버전 발매 이후 슈퍼패미컴으로 리메이크 버전이 발매가 되었고 그것을 다시 GBC로 이식을 했습니다.


 드래곤 퀘스트2는 전작인 1편과 그래픽이 똑같습니다. 1999년에 1,2편이 합본으로 발매가 되었기 때문에 그래픽 수준은 물론이고 1편에서 봤었던 그래픽을 그대로 썼습니다. 합본의 위력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절약정신이라고 해야할까 모르겠지만 게임 하나 가격에 두개의 게임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정도는 괜찮습니다. 그러고보니 파판1,2도 합본으로 나온 적이 있는데 이 동네 전통인가 모르겠네요.


 2D그래픽으로 깔끔하게 내놓긴 했지만 GBC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슈퍼패미컴만큼 그래픽이 좋진 않습니다. 하지만 패미컴보다는 훨씬 보기 좋고 이쁘긴 합니다. 지금봐도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좋다라고 보려면 슈퍼패미컴 정도의 기기는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만 고전게임 하시는 분들은 충분히 좋아할 만한 그래픽입니다. 


[전편과 복사판인 그래픽. 그래도 동료가 생겼다]


 게임의 진행이 좀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탈 것도 없었고 무대도 좁았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작에서는 무대가 훨씬 넓어졌고 배도 생겨서 원하는 곳을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습니다. 게임의 목적이 전세계에 있는 문장 5개를 찾아 정령의 도움을 얻어 대신관 하곤을 무찌르는 것인데 이 문장 5개에 대한 힌트가 세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전세계를 탐험해야만 합니다.


 헌데 다음 장소로 가는 힌트가 적은 편입니다. 대부분은 그래도 조금의 힌트가 있긴 한데 특정 구간에서는 힌트가 없어서 너무 헤매게 됩니다. 특히 바람의 망토를 얻을때가 그러합니다. 유일한 힌트는 하늘을 날 수 있게 해주는 망토가 어딘가의 탑에 있다는 말인데 탑이 어디에 있는지 바람의 망토를 어디에서 사용해야 하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는 있으나 서브퀘스트도 전무한데다가 숨겨진 요소또한 없어서 전투밖에 하질 못합니다. 즉, 한 번 헤매기 시작하면 끊임없는 랜덤 인카운터 전투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인카운터율도 낮은 것이 아니라 사람 숨막히게 합니다. 헤매다가 만날 수 있는 바다의 괴물이라던가 숨겨진 동굴 혹은 마을등 여러가지로 세계를 채워놓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한 마을에 힌트가 몰려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것은 조금씩 조금씩 힌트를 모아야 하는 정보도 있는데 이렇게 조금씩 단서를 모아서 결국 원하는 것을 찾았을 때의 즐거움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방식인데 조금 더 숨겨진 요소가 존재하고 전투가 적었다면 좋았을 겁니다. 반복되는 전투가 짜증을 불러일으키지만 적어도 이런 방식의 진행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배를 타며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이지만 배를타도 전투는 계속된다]


[어딘가에 있던 바람의 망토를 얻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누가 합본 아니랄까봐 1편의 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템과 마법에 대한 설명이 없어요. 특히 2편은 마법의 종류도 늘어나고 아이템의 종류도 늘어났는데 역시나 뭔지 사용을 해보거나 사용자 설명서를 봐야 알 수가 있습니다. 근데 설명서는 일어밖에 없어서 읽을 수가 없습니다. 설명서가 있어도 아이템과 마법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게임 내에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엔딩을 본 지금조차 팔푼테라는 마법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설명이 없으니 새로 나올때마다 써서 확인을 해야하는데 정말 바보같은 짓입니다.


 역시나 유일하게 좋은 점은 장비를 사거나 장비할 때 능력치의 변화를 표시해준다는 점입니다. 아무 설명도 없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수치로 표시되는 항목인데 이것마저 없었으면 욕 나올 뻔 했습니다. 이것도 표시 안 해주는게 파판 초기작인데 하면서 정말 짜증이 났었죠.


[역시나 설명이 없는 마법과 아이템]


[직접 얻어야 하는 수고가 있지만 게임 중반에 얻을 수 있는 세계지도]


 전투는 전작과 똑같습니다. 랜덤인카운터를 통해 전투 화면으로 전환이 됩니다. 화면에는 적의 모습만 보이고 아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너 한방 나 한방 치는 아주 고전적인 형태의 턴제 전투입니다. 특별한 게 전혀 없는 1편의 전투를 그대로 닮아 있어서 전투가 정말 지루합니다. 전편보다 공격, 회복 마법의 종류가 늘었고 부활 마법도 새로 생기긴 했으나 전투에 전혀 박진감이나 긴장감이 존재하진 않습니다.


 3명까지 동료가 늘어나면서 적도 한 마리가 아닌 다수가 등장하지만 전투의 흐름이 처음부터 끝까지 달라지질 않습니다. 적이 화면에 많이 등장해서 그런지 전작에는 존재했던 배경그림도 없이 흰색 바탕에 적 모습만 딸랑 등장하는데다가 공격시 화면에 나타나는 효과도 굉장히 간단해서 보는 맛도 없습니다. 게다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는지 마지막 하곤의 성과 성으로 가는 론달키아 동굴은 지나치게 어렵기 때문에 꽤나 노가다가 필요해서 이 지루한 전투를 잔인하게 반복하게 합니다. 전투만 보자면 차라리 게임이 단순하고 분량이 적어 빨리 끝나는데다가 그나마 레벨 노가다가 덜했던 1편이 더 나았다고 느껴집니다.


[배경이 너무나도 썰렁한 전투화면]


[극소수의 보스전만이 배경화면을 제공한다]


 드래곤 퀘스트1편에서 용왕을 무찌른 로토의 후예는 로라공주와 함께 여행을 떠나 여러 곳에 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그렇게 100년이 지나고 이 용사님의 후손이 세운 나라 중 문브르크가 대신관 하곤에게 공격을 당해 성은 불타 없어집니다. 이 소식을 들은 로레시아의 왕자이자 1편에 등장한 용사의 후예이며 로토의 후손이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 길에서 또 다른 로토의 후손인 사말트리아의 왕자와 문브르크의 왕녀와 합세해 5개의 문장을 모아 정령의 힘을 얻고 대신관 하곤을 물리치러 갑니다.


 패미컴 기반의 게임이라 내용이 단순하고 연출도 거의 전무합니다. 초반 프롤로그와 엔딩때 나오는 연출이 거의 전부이며 중간 부분에는 단순한 대화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말트리아의 왕자와 문브르크 왕녀의 내용이 조금은 등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편이고 중간 과정에서의 전달력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하곤은 불길한 신을 불러 세계를 멸망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도대체 어느 기관에 몸을 담고 있었길래 대신관이라 불리게 되었는지 불길한 신의 정체는 무엇인지 무엇하나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게임의 최대 문제점이기도 한데, 어린이 만화를 보아도 중간중간 나타나는 마왕의 부하들을 무찌르며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장하는 것을 볼 수가 있지만 이 게임은 그런 거 없습니다. 성장은 커녕 마지막 보스의 존재조차 정확히 모르고 가기 때문에 너무나도 단순한데다가 늘어집니다.


 옛날게임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아무래도 옛날에는 이야기가 복잡하고 구성이 탄탄한 게임은 거의 없고 게임 플레이에 집중을 한 게임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80년대에 나온 게임이라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고 또 드래곤 퀘스트 자체가 신선한 이야기랑은 거리가 멀기도 합니다. 시선을 끌고 주인공이나 악역에 대해 살을 붙여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몇몇 주요 이벤트라도 있었으면 훨씬 나았을텐데 기억에 남는 거라곤 사말트리아의 왕자가 아팠던 거 하나 뿐입니다. 그것조차 매우 단순해서 전체 이야기를 보면 재미있을만한 껀덕지가 없습니다.


[용왕을 무찌른 용사가 길을 떠난 지 100년 후가 2편의 무대]


[용사의 자손이자 로토의 후예들과 함께 대신관 하곤을 무찌르자]


 또 한 번 말 없는 주인공이 등장하하는 드래곤 퀘스트2. 스케일이 커졌으며 그에따라 저장장소 또한 다양해 졌고 교회가 등장해 저주를 풀거나 부활을 할 수도 있는 등 꽤나 대작의 면모를 조금씩 갖춰가고 있습니다. 지금 해보면 재미없고 반복적이며 노가다까지 요구하는 전투, 조금의 흥미도 끌지 못하는 이야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긴 힘듭니다. 


 그래도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5개의 문장을 얻기 위해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조금씩 힌트를 모으고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정말 즐거웠습니다. 지금 플레이하기에는 많은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작보다는 발전한 작품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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