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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국민RPG 드래곤 퀘스트를 마침내 잡아보았습니다. 예전부터 알고있던 게임이지만 파이널 판타지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한글패치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인지도도 높지 않습니다. 저도 별 관심이 없던 녀석인데 이번에 새로 발매 될 예정인 드래곤 퀘스트 11이 한국어로 나온다고 해서 갑자기 없던 관심이 생겼고 과거작을 좀 해볼 생각입니다. 11편까지 재미있으면 리메이크작들로 처음부터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드래곤 퀘스트1은 1986년에 패미컴으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것은 1999년에 게임보이컬러로 이식한 버전입니다. 패미컴으로 발매된 세 작품을 슈퍼패미컴으로 리메이크 했고 리메이크 된 버전을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보이 컬러로 이식을 했습니다. 게임보이컬러가 휴대용이라 사양이 안 좋기 때문에 패미컴 버전보다는 그래픽이 깔끔하지만 슈퍼패미컴 버전보다는 확실히 뒤떨어집니다. 이정도만 되면 고전게임 하시는 분들은 충분히 할만합니다. 옛날느낌 나고 아기자기하네요.


[원작보단 훨씬 볼만한 GBC 드퀘1의 그래픽]


 원작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식작인 이 작품에도 고전게임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옛날게임은 패키지 안에 종이로된 설명서가 두껍게 있는 편이었는데 그곳에 게임 조작방법, 게임 배경설정, 인물소개를 시작해서 자잘한 아이템, 무기 설명까지 다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고전게임은 이 설명서가 반드시 필요하게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게임내에서 살펴보자면 우선 지도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템 설명이 존재하지 않으며 마법에 대한 설명도 없습니다. 이런게 다 어디에 있느냐?? 바로 종이로 된 설명서 안에 있죠. 옛날게임엔 이런게 흔했어요. 하지만 지금 하기엔 엄청나게 불편합니다. 우선 지도가 없어서 내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몰라 헤맬 수 밖에 없는데 저처럼 길치인 사람은 정말 미치고 환장합니다. 다행이도 이 게임의 규모가 RPG치고 매우 작은 편이라 다행히 게임포기할 정도로 헤매지는 않았지만 정말 헷갈립니다.


 그나마 딱 한 가지 좋았던 건 장비 살 때 능력치의 변화가 바로바로 표시된다는 점입니다. 정말 행복해요. 이게 아무리 이식작이라도 90년대 후반에 나온 게임인데 몇몇 편의기능은 제공을 해줬어야 했습니다. 아이템과 마법에 대한 설명을 붙여주고 지도도 제공해줘야 했어요. 제가 던전내에 상세 지도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전체지도만이라도 제공을 해줘야 돼요. 


[아이템, 마법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장비는 차이점을 수치로 알려준다]


 드래곤퀘스트는 이후 작품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한명만 여행을 하기 때문에 마법도 공격도 도구사용도 혼자서 다합니다. 놀라운 것은 적도 한 번 전투에 단 한마리만 나온다는 겁니다. 명예를 건 전투처럼 언제나 1:1 일기토를 하게 되는 점이 독특합니다만 그게 딱히 재미있진 않아요. 그래서 전투화면 위쪽에는 주인공의 체력과 마나 그리고 중간에는 배경화면과 적 한마리 아래쪽에는 메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전게임인만큼 전투도 전통이 살아있습니다. 랜덤 인카운터는 기본이고 과거 던전RPG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을 사용해 아군은 화면에 표시되지 않고 적들만 표시되는 턴제 전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나 한방 너 한방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그 외에 드퀘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이한 점이 없이 평이합니다. 예전이면 이것도 할만한 전투일지도 모르겠지만 특색도 없는데다가 노가다도 조금씩 해줘야 해서 후반엔 지루합니다. 그래도 전투 한번한번이 짧아서 다행입니다.


[던전RPG 생각나게 하는 전투방식]


 여기에다가 적 종류가 너무 적습니다. 실제로 따져보면 많긴한데 똑같이 생긴 놈들을 색깔만 바꿔서 끝까지 나오는데 지겨워 죽는 줄 알았네요. 안그래도 적과 주고받는 전투가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못주는데 생긴것마저 똑같으니 당황스럽습니다. 다른 게임도 이런 부분이 많긴한데 드퀘1편은 적 종류가 유독 적어요.


 한 가지 괜찮게 느겨졌던 것은 던전에서 횃불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과거 게임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건데 어두운 동굴을 표현하기 위해서 시야를 제한하고 앞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횃불이나 마법을 사용해 주위를 밝히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고전 2D 그래픽이지만 어두컴컴한 동굴을 표현하는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동굴에선 횃불을 쓰자. 횃불보단 마법 레미라가 더 좋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마법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고 바닥에 깔려있는 독을 피하기 위한 마법, 적과의 조우율을 떨어뜨리는 마법 공격마법이나 회복마법 등을 배우는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써주면 됩니다. 하지만 성장을 할 때 알아서 능력치 올라가고 알아서 마법을 배우니까 성장시키는 맛이 딱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레벨업을 할 때 어떤 능력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화면에 표시를 해줍니다. 특이한 점은 이 능력치가 임의로 상승한다는 점입니다. 어떨 때는 체력이 10가까이 증가하고 힘도 5~7정도 상승하다가 또 어떤때는 능력치가 대부분 0이 증가하는 등 요상한 행보를 보입니다. 너무 심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게임이 장비 한 번 바꿔주면 레벨 3~4정도 차이는 그냥 메꿔버리기도 하고 게임이 마지막 왕까지도 어려운 편이 아니라 별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레벨이 오를때마다 능력치가 지맘대로 오른다.]


 어디선가 날아온 용과 마물들이 성에 침입해 빛의 구슬은 물론 공주를 보쌈해가면서 게임은 시작합니다. 먼 옛날 전설의 용사 로토는 신으로부터 빛의 구슬을 내려받아 마물을 봉인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현듯 나타난 악의 화신 용왕이 그 구슬을 어둠에 가두어버렸고 용사 로토의 후손인 주인공은 용왕을 쓰러뜨리고 빛의 구슬을 되찾아 세계에 평화를 되찾아줘야 합니다.


 줄거리는 이게 다입니다. 시작하면 주인공 이름을 정하고 용사 로토의 후손으로 플레이하며 용왕을 물리치는게 다입니다. 로토의 무덤에 들르면 마의 섬에 가기 위해 3개의 신비한 물건을 모으라고 합니다. 3개 찾아서 마의 섬으로 가서 용왕을 찔러 죽이면 됩니다. 8,90년대 많이 나왔던 용사의 마왕무찌르기 이야기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고 진행이 됩니다. 


 아무래도 옛날게임이라 대사도 많지 않은 편이고 핵심적인 내용이 나올 때도 연출이 거의 없는 편이라 심심합니다. 특별한 갈등도 없고 동료도 없고 주요 등장인물도 없는데 딱 하나 신기한 점이 공주를 구하는 것이 필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안 구해도 용왕 죽이면 깰 수 있어요. 하지만 공주를 구하면 안아들고 성까지 데려갈 수 있으며 안아들고 용왕을 무찔러도 되고 같이 여관에 갈 수도 있습니다. 의외의 면이지만 이게 있다고 해서 크게 재미지진 않습니다.


 게임 원작이 80년대에 나왔던 게임이라 이해를 해줘야 합니다. 패미컴 시대에 게임중에 대사량도 많고 연출도 화려한 RPG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도 초기작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드퀘1편의 문제는 10시간도 안되는 게임의 분량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포가 느껴지는 마물의 습격]


[용사 로토의 후손이 되어 용왕을 쓰러뜨러야 한다]


 일본의 국민 RPG의 시작인 드래곤 퀘스트. 지금해보면 차라리 요즘 나오는 인디게임이 훨씬 재미있을 정도로 단순하기 짝이없는 게임입니다. 지금보면 저장이 제한적인 수준이 아니라 딱 한 장소에서만 가능해서 편의성도 그리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80년대에 처음 발매된 이 게임은 어렵고 복잡했던 RPG를 좀 더 단순하고 접근성이 좋게 일본식으로 나온 작품으로써의 의의가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파판1,2편도 재미 없었기 때문에 저도 이게 재미있을거라 생각하진 않았어요. 지금은 80년대가 아니기 때문에 전혀 추천해 줄 수 없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RPG는 하고싶긴한데 도저히 시간이 안 나는 사람이 억지로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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