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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갑자기 땡겨서 잡아본 섹시 브루테일입니다. 인디게임이라 그래픽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보이진 않고 있고 더빙도 존재하지 않고 플레이시간도 짧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그래픽이 안 좋은 편이지만 아기자기합니다. 머리가 큰 3등신 인물들이 등장하고 배경 소품들도 마치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게임이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는 아니고 어둑어둑하게 표현된 곳들이 많습니다. 시점도 고정시점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채용하고 있고 움직임도 아장아장하니 특유의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만 아니었어도 훨씬 더 귀엽게 느껴질 법 한 그래픽입니다.


[좋진 않지만 애기재기한 그래픽]


 후작은 카지노관 섹시 브루테일을 설립한 인물이며 매년 소수의 게스트를 초청해 화려한 가면무도회를 엽니다. 하지만 올해는 평소와는 다릅니다.  주인공 라프카디오 부네는 한 여인에게서 받은 힘으로 들키지 않고 카지노관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카지노관에서 자행되는 6번의 끔찍한 살인사건을 막아내야만 합니다.


 처음 주어지는 능력은 문 열쇠구멍으로 문 너머를 엿보고 귀를 기울여 좀 더 잘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능력입니다. 죽은 사람의 뒤를 쫓아 그 사람의 행적을 쫓고 그 사람이 언제 어떻게 살해당하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때로는 암호같은 특수한 방법으로만 지나갈 수 있는 문을 지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때는 그 사람이 방을 어떻게 지나가는지 잘 엿보고 엿들어서 방법을 알아내 추적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살인마입니다. 살인마인 이곳 직원을 추적해 어떤 방식으로 살해를 하는지 알아내고 그들을 저지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가 이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이며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총살을 당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총알을 다른 것으로 바꾼는 등 수색을 통한 아이템 입수는 물론이고 사고력과 추리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머리쓰는 게임으로 적격입니다.


 또 사람을 한명씩 구할때마다 가면을 얻게되고 그 가면의 새로운 능력을 쓰면서 차츰차츰 새로운 풀이방식이 등장하기 때문에 단조롭지 않게 게임이 진행됩니다.


[열쇠구멍을 통해 문 너머의 인물들의 행동을 엿볼 수 있다]


[엿듣기로는 잘 안들리는 소리마저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시간입니다. 이 게임은 실시간으로 시간이 흘러가며 튜토리얼 격인 첫 살인사건 이후에는 12시간이 주어집니다. 12시간이 지나간 후에는 다시 시간이 처음으로 되돌아가 같은 시간을 반복하게 되며 입수한 모든 소모성 아이템이 사라지지만 이미 엿듣기를 통해 익힌 암호같은 지식은 유지가 됩니다.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살인자와 피해자는 실시간으로 움직이게 되며 언제나 같은 행동 같은 말을 되풀이합니다. 원한다면 플레이어가 언제든지 시간을 처음으로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반복하면서 엿듣고 엿보기를 통해 힌트를 얻고 사건을 해나가는 것인데 이게 썩 즐겁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계속해서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엿듣다보면 힌트를 얻게 되는데 주인공은 다른 인물들과 같은 방에 있으면 가면에 의해 쫓기게 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방을 나간 후에 다시 들어가서 조사를 해야하는데 이러면 한번이 아니라 두번이상 피해자를 따라다니게 되어 지루함을 느낍니다. 물론 한번에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장소가 넓어지는데 여러명의 직원들중에 이번에 구해야할 피해자를 살해하는 직원을 특정해 그 뒤를 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 장소에 있는 살인자의 대화를 엿들어야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어서 몇번이고 시간을 돌려 여기저기를 방황하게 되는데 이게 사람을 상당히 지치게 만듭니다. 특정 행동을 통해 힌트나 아이템을 얻은 후에 시간이 흘러가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특정 인물을 구하면 시간이 되돌려지기에 이런 방식을 택했어도 반복물이라는 이 게임의 소재를 살리는 것에 문제될 것 없는 방식입니다.


[언제나 토요일 12시로 되감아지는 시계]


[지도를 통해서 이미 확인한 인물들의 시간대별 이동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게임은 한 여인의 도움을 받아 계속해서 손님들을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들은 결국 후반부에 전부 나오게 되는데 분량 배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게임 중간중간은 중요 내용은 일절 나오지 않고 손님들만 구하는데 범인의 단서나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힌트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고 그와 관련된 대사도 거의 없어서 약 6시간 내외인 플레이시간임에도 약간의 피로감을 느낍니다.


 피해자들의 대한 이야기는 약한 편입니다. 게임에 대한 주제가 피해자들보다 다른 곳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마지막 부분에서 이야기를 몰아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피해자들은 그저 한 번 살아난 후에 추가적으로 아무런 이야기를 전해주지 못합니다. 주인공과의 유대감이나 피해자들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전달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점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주제자체가 다른 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내용이었기에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후회와 반성 그리고 자기자신에게 학대를 하는 내용인데 그 모든 내용이 이전까지의 살인사건, 중요 소재인 반복되는 시간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카지노까지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고 그 전달력도 좋습니다. 저예산의 인디 게임이라 더빙도 없고 연출력도 뛰어나진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표현되는 갈등과 회한은 이 게임의 특별함을 보여줍니다. 이 게임은 후반부에 전개되는 내용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후작의 카지노에서 올해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한 여인의 도움을 받아 살인을 막아야만 한다]


 몇몇 장점과 단점이 섞인 게임입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피해자를 살리고 살인을 저지하는 방식은 좋았지만 몇번이고 반복을 해야하는 점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초중반 이야기가 거의 없고 게임 플레이만이 반복되어 피로하지만 무거운 주제를 무리없이 담아내고 공감을 이끌어냈고 처음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점은 좋았습니다. 특출하게 재미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그 주제만큼은 독보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쯤 해봐도 괜찮은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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