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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다크소울과 아머드코어로 유명한 프롬소프트웨이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공포게임 구원을 해보았습니다. PS2 시절에는 제가 게임을 굉장히 열심히 하던때라 정발되는 게임들 거의 다 알고 있었는데 이놈하고 부신제로는 발매된지도 몰랐을 정도로 홍보도 많이 안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게임입니다.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그래픽은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연들의 모습은 그래도 봐줄만은 합니다. 음양사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라 일본색이 굉장히 짙은데 일본 전통 의상과 가옥, 사당 등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점도 이 게임의 특징입니다. 뭐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요. 그래도 어두운 분위기에서 나오는 동양적인 공포 분위기를 잘 전달해 주고 있기는 합니다. 


 대부분의 대화는 음성처리가 되어있어서 즐기기 좋은 편인데 입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옛날게임이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고 싶어도 PS2 시절이면 입이 발음대로 정확하진 않더라도 뻐끔거리긴 하는데 이 게임은 대화할 때 텔레파시로 대화를 하는 모양입니다.


[일본색이 강한 시대배경]


[입도 뻥끗하진 않지만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


 음양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곳곳에서 아귀나 귀신같은 요괴나 영들이 출몰하고 이들을 물리쳐야하기도 합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칼이나 부채, 적을 쓰러뜨리거나 조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적을 사용해 주술을 사용하거나 식신을 사용해 이들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근데 더럽게 재미없습니다. 이 게임 장르가 궁금한데, 어드벤처장르라고 하기에는 초반에만 퍼즐이 잔뜩 나오고 전투위주라고 하기에는 전투가 후집니다.


 자주 나타나는 아귀나 귀신들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데다가 보스전도 그저 부적만 날리면 이길 수 있는 전투는 너무 단순합니다. 아마 공포게임이고 어드벤처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를 좀 더 간략화하고 액션부분을 자제해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적이 너무너무 쉬운데다가 굉장히 자주 나와서 전혀 긴장감을 주지 않습니다. 전투는 별로 재미없습니다만 보통 공포게임에서 전투부분은 일부러라도 조작감을 안 좋게 만들기도 하니 큰 단점으로 꼽고 싶진 않습니다.


 오히려 단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수색을 통한 퍼즐이 기본이 되어야만 하는데 하나밖에 없는 길의 끝까지 가보면 막다른 길이고, 다시 뒤돌아 나오면 다른 장소에 길이 생기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어린 쌍둥이가 있는 길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일은 많이 없지만 이런 진행 때문에 쌍둥이가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고 쓸데없이 같은 장소를 두번 이상 가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플레이시간이 길지 않아서 크게 거슬리진 않지만 좋은 구성은 아닙니다.


[무기와 부적을 사용한 공격]


[체력이 적거나 어지러움증을 겪을 땐 명상을 하자]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고 있는 구원은 탐색을 통해 아이템과 문서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를 이해해 나가고 퍼즐의 힌트를 발견해야만 합니다.  퍼즐에도 한문이 있고 힌트에도 한문이 있어서 힌트를 얻어도 해석이 쉽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다 풀고나면 어느정도 이해하 가기도 하지만 북두칠성 성명도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완벽히 이해되지 않을정도로 난해합니다. 


 하지만 어렵게만 만든것은 아닙니다. 퍼즐이 의외로 쉽게 풀 수 있도록 시각적이나 청각적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의외로 힌트를 안 보고도 그냥 풀어버릴 방법도 존재합니다. 물론 보자마자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다보면 방법을 알 수가 있습니다. 난이도 조절에는 좋기는 하지만 퍼즐의 의미가 조금 없어지기도 합니다.


 전투와 컷신의 분량이 적절한데 이 퍼즐은 아닙니다. 퍼즐은 초반지역인 저택에서만 존재하고 그 이후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초반에는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한 듯 싶으나 후반에는 빨리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지 아무런 퍼즐이 보이질 않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음의 장과 양의 장으로 나뉘어 각각의 주인공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저택은 공통분모라서 양의 장과 음의 장에서 모두 해야합니다. 그런데 퍼즐이 똑같아요. 입수하는 장소, 방법, 퍼즐의 풀이가 완전히 같아서 성의없게 느껴집니다.  


[힌트가 난해하지만 의외로 힌트 없이도 쉽게 풀 수 있는 퍼즐]


 공포게임답게 어두운 배경에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옛 일본의 분위기를 잘 살린 배경묘사도 좋은 편입니다. 아귀같은 경우에는 전혀 무섭지 않은 편이지만 흉풍과 함께 나타나는 귀신의 경우에는 강렬한 효과음이 동반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 외에도 플레이중 깜짝 등장하는 시체의 모습이 공포감을 연출해 냅니다.


 또 하나의 공포는 바로 화장입니다. 옛 일본 화장을 그대로 한 것 같은데 눈썹을 싹 다 밀어버리고 이마에 크게 검은 점 두 개를 그려넣었는데 처음에는 우츠키의 언니인 쿠레하부터 퇴마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무서웠어요


 음양사를 다룬 옛 일본시대게임을 거의 접할수가 없다보니 이 게임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포감을 연출하기 위해 깜짝 등장하는 흉풍의 소리나 귀신의 모습이 잦은 것이 약간의 흠이긴 하지만 이 게임만이 가진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곳곳에 준비되어 있는 공포요소]


[진짜 공포는 바로 눈썹없는 화장법]


 게임을 시작하면 음의 장과 양의 장으로 나뉘어 있고 서로 다른 주인공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게임의 엔딩을 보기 위해선 결국 두 가지를 모두 다 완료한 후 열리는 구원의 장까지 완료해야합니다. 각 장의 주인공은 우츠키와 사쿠야로 음양사인 도만의 딸과 제자입니다. 


 요리치카 대감이 모습을 감춘지 한 달 그 동안 대감의 저택에 들어갔다가 살아나간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도만은 제자들을 보내 망량을 처치하기로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택은 아귀를 비롯한 망량들로 가득했고 살아남은 저택 아가씨마저 당하게 됨은 물론 저택뿐만이 아닌 사당까지도 망량들이 가득하게 됩니다. 


[음의 장, 양의장, 구원의 장]


[망량들의 소굴로 온 도만의 제자]


 마을 저택과 사당에 있는 이상한 궤짝과 망량이 늘어난 이유를 조금씩 파악하게 됩니다. 게임은 동양의 주술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초,중반부에는 눈에 보이는 망량에 의한 공포적인 면에 집중하고 후반부에 반전을 통해 내용을 전달해주고 있어서 구성이 좋습니다. 누에, 뽕나무, 정체 모를 쌍둥이와 마물들의 존재, 그리고 그들을 이용하는 한 사람의 목적이 어우러져 상당히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나 누에와 고치 그리고 뽕나무입니다. 다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이 조합을 주술적인 소재로 사용하고 매력적으로 풀어냈으며 도만의 딸인 우츠키와 쿠레하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에 와서 밝혀지는 반전까지 내용도 알차고 이후의 이야기를 더 궁금하게 만드는 엔딩까지 기가막합니다.


 단 하나의 단점은 음의 장과 양의 장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음의 장과 양의 장으로 나누어 같은 시간대, 같은 사건을 비슷한 장소에서 겪게되는 두명의 이야기를 나누어 진행하고 결국 그 내용이 마지막 구원의 장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이 되는 구조를 원한 것 같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두 명의 진행과 이야기가 달라서 따로 봐야합니다. 어느쪽이 정사이든 조금은 아쉬운 구성이에요.


[뽕나무에 박혀있던 못이 없고 도대체 무엇이 풀려났을까?]


[우츠키와 쿠레하의 과거 일기]


  재미없는 전투, 음의 장와 양의 장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단점이긴 하지만 이제야 했다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다른 게임에서 잘 접할 수 없는 소재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공포게임답게 공포요소도 적절하고 전체적인 이야기도 주술적인 소재와 잘 어울어져 멋지게 풀어냈습니다. 후속작이 없다는 것이 아쉽네요.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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