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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고전 명작 공포게임인 령 제로를 드디어 해보았습니다. PS2 발매때부터 얼마안되는 동양적인 공포게임이 발표된다며 꽤나 화제가 됐었던 게임이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래픽은 뛰어난 수준은 아닙니다. 시대수준을 반영하더라도 여주인공 얼굴이 괜찮다정도 말고는 같은 공포 어드벤처 게임이었던 사일런트힐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진 못합니다. 얼굴 표현은 물론이고 배경도 최고수준까지는 아니에요. 하지만 동양적인 분위기를 살린 배경화면과 어두운 분위기를 전해주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아주 낡고 오래된 전통가옥과 방 안의 모습은 아름답도록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양적인 면을 잘 살린 령 제로]


 공포게임답게 어두운 화면에 손전등 하나만을 들고 다닙니다. 무겁고 내려앉은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으며 무대가 되는 히무로정을 배회하는 령을 잔뜩 만날 수 있습니다. 한이 맺혀 한 장소에 머무는 귀신들도 있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오는 령 또한 다수 준비되어 있습니다. 


 서양에서 나오는 공포게임이나 바하같은 게임을 해보면 잔인하고 피가 튀는 방식으로 공포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에 약간은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서정적인 이야기와 령에 관련된 동양적인 공포물을 찾게되고 이 게임은 그런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부합함과 동시에 공포물을 좋아하는 누구나 좋아할만한 공포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깜짝 놀라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굉장히 소수이고 령이 근처에 있을 때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소리와 컨트롤러의 진동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합니다. 이 부분의 구성이 굉장히 잘 어울려서 상당히 몰입감 있게 했습니다.


[다양한 령이 우릴 맞이해준다]


  주인공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사진기로 령을 해치울 수 있습니다. 공격을 하지 않는 숨어있는 령도 찾아내서 사진기로 찍으면 봉인이 가능합니다. 사진기를 통한 귀신봉인은 굉장히 독특한 소재였고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총이나 칼로 피튀기며 싸우지 않으며 공포와 전투의 균형을 적절하게 잡아주었습니다.


 령이 근처에 있으면 진동이 오고 자신이 바라보는 정면에 령이 있으면 화면 오른쪽 아래에 파란 불이 들어옵니다. 또한 사진기를 들어 파인더모드로 들어가면 화면 중앙 원 안에 령이 들어왔을 경우 원이 파란색으로 변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지박령 같은 경우는 보이지도 않지만 진도, 파란색 불 그리고 화면의 일렁거림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령은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수집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굳이 찾지 않아도 되죠.


[지박령을 찾는 것도 재미]


 가장 문제는 역시나 공격적인 령입니다. 이 령들이 상당히 기괴하기도 하고 공격방법도 다양해서 공포감과 긴장감을 더해줍니다. 사진기를 들고 파인더 안에 령을 포착하면 쌓이는 영력 게이지를 모아서 찍으면 대미지가 들어갑니다. 캡쳐서클이 빛날 때 촬영하면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만 상대가 공격하기 바로 직전 타이밍이라 상당히 위험부담이 있기도 합니다. 체력을 모두 소진한 령은 봉인되고 영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장하는 장소도 제한적이고 회복아이템, 필름도 제한적이라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난이도가 굉장히 적절합니다. 령과의 전투는 액션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복잡하진 않아서 령의 움직임을 잘 보면서 몇번 시도하면 다 물리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보스는 꽤나 어려운 편이어서 나름 쫄깃한 맛도 갖추고 있습니다.


 령을 봉인하고 얻은 영력으로 사진기를 파워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캡쳐 원 확대, 영력 게이지 속도 증가, 영력 최대 게이지 증가 이외에도 령을 움직이지 못하는 하게 등의 보조기술도 배울 수 있습니다. 경험치를 얻어서 능력치를 키우는 RPG나 액션게임의 요소를 사진기에 대입을 시켰는데 나름의 성장요소도 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마지막 보스는 꽤 어렵다]


[성장하는 사진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공포게임의 대부분은 어드벤처 게임이며 이 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히무로가의 저택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챙기며 막혀있는 봉인을 풀고 진실을 파헤쳐야 합니다. 대부분의 어드벤처 요소는 탐색, 수색과 봉인 해제로 나뉩니다. 


 주로 사진기를 이용해 퍼즐의 핵심이 되는 아이템 위치를 알아내고 그 위치로 가서 아이템을 얻는 방식인데 아쉽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 비슷한 것이 아쉽습니다. 심지어 퍼즐도 비슷한 것도 반복되는 것이 존재해서 아쉽습니다. 퍼즐비중이 큰 것은 아니라 질리거나 재미없는 부분은 아니지만 게임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임에도 반복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장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시작인 서막부터 마지막까지 오로지 히무로가 내부만 돌아다닙니다. 다음 막으로 가면서 새로운 장소가 열리긴 하지만 아이템을 찾으러 가다보면 결국 1막부터 돌아다녔던 장소를 많은 부분 공유하기 때문에 계속 같은 곳만 배회하는 느낌만이 가득합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힌트사진 찍기과 각석 퍼즐은 반복적이다]


[다른 퍼즐도 꽤나 마련되어 있다]


 1986년 9월 24일 행방불명된 유명한 작가이자 은인인 타카미네 쥰세이를 찾기위해 히무로 저택으로 온 마후유. 그곳에는 령이 가득했고 히무로 저택을 조사하던 마후유마저 연락이 두절됩니다. 령을 볼 수 있는 마후유의 동생인 미쿠가 오빠를 찾기 위해 히무로 저택에 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초반에는 사라진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의 조수로 왔던 사람들의 령을 만나보면 몸에 밧줄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며 이 히무로 저택에 일어났던 의식에 관련해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히무로가는 대대로 밧줄의 무녀를 기르는 가문이었으며, 이 밧줄의 무녀를 선정하는 과정 그리고 밧줄의 무녀에게 일어났던 일들과 저택에 령이 가득한 이유 또한 알아가게 됩니다.


 우선 소재가 독특합니다. 밧줄의 무녀라는 얘기는 듣도보지도 못하였으며 동양적인 공포에서 흔히 나오는 깊은 원한에 의한 살인 또한 아닙니다. 물론 사연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원한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고 특별한 의식에 의한 사건이기 때문에 주술적인 면을 갖추고 있는 것어서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이 게임만의 독특한 내용이며 의식과 그것을 행하는 과정 또한 독특해서 관련 문서를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거기에다가 밧물의 무녀는 안타까운 운명을 타고나 힘들게 살아온 여인에 대한 이야기여서 안타까움까지 자아냅니다. 이런 이야기 외에도 작가 일행이 어떻게 이 저택에서 사라졌는지 또, 오빠의 행방, 무녀의 의식 이후에 대한 내용과 알 수 없는 꼬마 령의 도움까지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멋진 분위기 속에서 풀어냅니다.


[밧줄의 무녀에겐 무슨일이?]


 역시 PS2시절 일본게임중에 명작이 많다더니 이것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괜히 이름이 알려진게 아니었어요. 게임이 장소가 좁아서 같은 장소를 여러번 왔다갔다하는 것과 반복되는 퍼즐이 조금 있다는 것 정도가 아쉽긴 하지만 동양적인 면을 강조한 화면과 연출력 그리고 독특한 소재에 아름다운 이야기까지 갖춘 작품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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