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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국내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을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어렸을 적에 디아블로2로 이 시리즈를 처음으로 접해보았고 밤을 새가며 플레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사로만 플레이한 후 글을 씁니다.

 

 1996년에 발매된 게임으로 그래픽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요즘 게임에는 자주 사용되지 않는 쿼터뷰 시점입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래픽이라 전체 그림은 눈에 잘 들어오는데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 덕분이라고 해야할지 장점도 하나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잔인한 게임임에도 그나마 티가 잘 안 납니다.

 

 이따금 시리즈중 1편의 분위기가 최고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디아블로1편의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유일한 마을에도 해가 한 번 비추지 않는데다가 주무대이자 유일한 던전도 역시나 성당 지하이기 때문에 어둡습니다.

 

 조작하는 캐릭터 주위만 보이는데 적들은 어쩜 그렇게 눈이 밝은지 나는 보이지도 않는데 공격을 해옵니다. 시력좋은 그 녀석들의 눈이 부러웠습니다. 이렇게 어둡기 때문에 음산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고 문 너머의 적이 보이지 않으니 긴장감도 유발이 됩니다. 무엇보다 악마가 등장하는 이 게임의 분위기가 잘 어울립니다.

[마을은 그래도 좀 밝은 편]
[아래로 갈수록 더욱 어두워진다]

 핵앤 슬래시 장르의 선두격인 게임으로 다소 복잡했던 퀘스트 위주의 RPG게임을 단순한 사냥 위주의 게임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복잡한 규칙과 수 많은 글은 디아블로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디아블로가 대화도 없이 사냥만 반복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디아블로에도 퀘스트가 존재하고 이 퀘스트를 전해주는 글귀도 존재하며 하나의 퀘스트를 받으면 마을 사람들과 해당 내용에 대해 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절대로 한 번의 플레이로 모든 퀘스트를 다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몇몇 고정 퀘스트를 제외하면 특정 규칙에 의해 임의로 퀘스트가 발생하게 되고 몇몇 퀘스트는 퀘스트가 발생하지 않아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해 다시 시작을 해야합니다.

 

 이렇게 해서 반복 플레이를 노렸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다 해보려면 여러번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대부분의 퀘스트는 역시나 특정 층에서 누군가를 죽이거나 퀘스트 아이템을 얻어오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퀘스트를 받긴 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아무런 단서를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퀘스트 활성화 시기가 특정층에 도달했을 때 누군가에게 말을 걸거나 글귀를 발견했을때라 해당 층이나 그 바로 아래층에서 해결할 수 있으나 아무런 힌트가 없어서 헤매게 되니 역시 고전게임의 불친절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던전을 한층 내려갈때마다 마을 사람과 대화를 시도해보자]

 특유의 쿼터뷰 시점을 자랑하며 인터페이스도 단순합니다. 특히 저처럼 마력을 거의 올리지 않은 전사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단순하게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좌클릭으로 이동과 공격을 할 수 있으며 우클릭으로는 마법을 시전하고 사전에 빠른단축키로 지정해둔 아이템을 숫자키 1~8번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던전의 보물상자에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무시할만한 수준이고 퍼즐도 거의 없어서 앞에 보이는 길 따라가며 보이는 적을 죽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야말로 베고 써는 장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이도가 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수 많은 적이 몰려오기 때문에 충분히 강하거나 빠르지 않으면 사방으로 둘러싸여서 제대로 공격도 못하고 시체가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좁은 문 앞에서 싸우면 1:1 전투가 가능한 겁니다. 의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은 절대 플레이어를 밀치고 들어오지 않고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입니다. 이 녀석 없었으면 게임이 더 힘들었을 거에요.

 

 전사인 저는 물약을 열심히 먹으며 클릭만 해주면 되는데, 문제는 계속해서 클릭을 해줘야 공격을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게임처럼 누르고 있는것만으로는 절대 공격을 계속하지 않습니다. 강력한 전사가 되기 위해서는 강인한 손목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이 게임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엔딩 다 볼때쯤에는 손목이 욱신욱신 거려 전사의 삶을 포기할 뻔 했습니다.

[점점 떼로 등장하는 적]
[좁은곳에서 기사도 정신을 발휘해 주는 적]

 이후 시리즈에서는 정예몹을 잡으면서 다양한 무기를 얻는 것에 큰 재미를 주었지만 1편같은 경우는 손목이 아파서 오래 잡지 않아 얼마나 다양한 무기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가방칸 너무 적어요. 특히 세로칸이 너무 작어서 방어구를 몇개 담지도 못합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포탈타고 계속 마을 왔다 갔다 하기 귀찮습니다.

 

 포탈을 여는 스크롤도 가방 칸 한 칸을 차지하고 심지어 1편은 돈도 가방 칸을 차지합니다. 그것도 한칸만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칸에 최대 5,000까지만 가지고 있을 수 있고 그 다음부턴 또 새로운 한 칸을 차지해서 절 고통에 빠뜨렸습니다. 그래도 싱글 플레이에서는 바닥에 돈을 포함해 아이템을 버려놔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바닥에 뿌려놓고 필요할 때 쓰면 됩니다.

[언제나 가득차는 가방]
[바닥엔 점점 아이템이 쌓여가고..]

 직업은 워리어, 로그, 소서로 세 가지로 시작하기 전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육성입니다. 적을 열심히 죽이고 레벨업을 할때마다 능력치에 분배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어서 마음대로 육성이 가능합니다. 단지, 한 번 결정하면 번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장비는 능력치에 의존해 착용이 가능해서 스태프를 들고 다니는 전사를 육성하는 것도 가능하고, 활을 쏘는 마법사도 가능해서 그야말로 다양하게 육성이 가능합니다.

 

 디아블로1에서는 마법을 책으로 배웁니다. 던전을 돌아다니며 보물상자에서 얻거나 적을 쓸어 담다 보면 얻을 수 있는데 직업 제한이 없어서 역시 전사도 배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초기 마법 능력치가 낮은 전사지만 열심히 키우기만 하면 마법도 쓰고 칼도 휘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키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게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라면, 후반에는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아이템을 상점에서 팔기 때문에 열심히 노가다를 하면 모든 능력치를 거의 끝까지 올릴 수 있어 직업마다 개성이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이 물약을 팔면 안 됐어요. 그리고 전사만의 기술이 따로 없어서 저처럼 마법을 안 올리면 좌클릭과 포션만 먹으며 게임을 해야하기 때문에 아쉬웠습니다.

[레벨업을 통해 얻는 5개의 능력치 포인트]

  평화로웠던 트리스트람에 어둠의 기사들이 나타나 마을을 파괴해버렸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초토화되었으며 무기를 들고 맞선 사람들은 살해당하거나 노예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을 끝에 있는 대성당도 악으로 오염돼 어둠의 의식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밤마다 울려퍼지는 비명소리가 너무나도 끔찍하지만 이 마을에 돌아온 주인공은 대성당 지하로 가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악을 막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서 살아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대사가 많은 게임은 아니고 퀘스트에 대한 대화가 주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요 내용은 레오릭 왕이 변했다는 것과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을 무고하게 죽였다는 것 그리고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악마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들은 퀘스트나 던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서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서가 많이 있진 않기 때문에 파고들기에 좋지는 않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후속작을 해 봤던 사람은 후속작에도 등장하는 아드리아나 케인 아저씨 그리고 디아블로와 그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와 그 형제들이 과거 천사와 인간의 강력한 마술사 단체인 호라드림에 의해 봉인당했던 내용이 가장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또, 디아블로에 조종당하고 잔인하게 고통받는 왕가의 이야기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후속작을 예고하는 마지막 엔딩까지 멋집니다. 비록 대사와 문서가 많이 없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요.

[대성당에 있는 그녀석을 잡으러 가는 게임]

 크게 생각할 필요 없이 적을 열심히 죽이는 핵앤 슬래시 게임입니다. 지금 하기엔 이동속도도 느리고 편의기능도 떨어지고 스토리 연출이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멋진 설정과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는데다 블리자드의 놀라운 사후지원을 받아서 배틀넷 서버가 아직도 열려있기도 합니다. 단지, 한글패치가 초기버전밖에 먹히질 않는게 아쉬운 점이에요. 시리즈 팬이라면 한 번쯤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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