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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플스3으로 등장했던 퀀틱드림의 헤비레인의 리마스터판을 플스4로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최근에는 PC판으로도 발매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게 된 게임입니다.

 

 지금 봐도 볼만한 수준의 그래픽을 제공하는 게임입니다. 플스3으로 나온 게임의 리마스터 버전이기 때문에 현세대로 나온 게임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만 여전히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물 표정표현은 지금 봐도 괜찮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인물의 감정 변화,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둔 게임이다보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요즘게임들이 더 낫긴 하지만 10년전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당시 가장 뛰어난 그래픽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10년 전 최고의 그래픽]

 뛰어난 그래픽을 더 오래 보게 하기 위해서인지 조작감은 참으로 좋지 않습니다. 조작할 때 내가 의도한 것보다 인물이 좀 더 나아간다던가, 고정 시점때문에 장면이 바뀌어서 원하는 곳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것 정도는 우스운 수준입니다.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는 별 문제되진 않는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일 때는 얘기가 다릅니다. 조작감에 대한 문제는 이미 알고 있었고 약간 불편한 정도라서 크게 불만을 가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발전소를 진행하며 반드시 유리조각이 깔린 장소를 지나가게 되는데, 이곳에서의 조작감은 제가 했던 게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최악을 자랑합니다.

 

 도저히 갈림길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왼쪽으로 가고 싶어서 아무리 열심히 아날로그 스틸을 굴려봐도 앞으로 가거나 뒤로 돌거나 하는 등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이 게임은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엔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택과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한 편인데, 원하는대로 조작이 안 되어서 다른 엔딩을 맞이 할 수 밖에 없다면 그것은 게임 설계는 잘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지만...]

 게임 대부분이 이동과 행동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행동은 아주 직관적으로 표현됩니다. 특정 장소에 가면 화면에 버튼이 표시가 되며 플레이어는 그 표시대로 패드를 조작하기만 하면 됩니다. 듀얼쇼크4의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하는 게임입니다. 보통 자이로 기능까지는 많이 사용하는 편은 아닌데 이 게임은 그것까지 활용합니다.

 

 초반 프롤로그부에서 튜토리얼처럼 하나하나 알려줍니다. 이빨을 닦아야 할 땐 패드를 위아래로 흔들어주면 되고, 문을 열어야 할 떄는 아날로그 스틱을 돌려야 하고, 스틱을 천천히 이동해야 하는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조작방식이 준비되어 있다]

 퍼즐이 많은 어드벤처도 아니고 액션 게임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화도 아니죠. 그래서 헤비레인이 긴장감을 주는 방법으로 선택한 방식이 바로 QTE 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화면에 표시되는 버튼을 누르거나 패드를 흔드는 등의 조작을 해주어야 합니다. 다른 여타의 게임보다는 조금 많은 형태의 행동이 마련되어 있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오버가 없는 헤비레인은 한 두번 실패했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최악의 결과는 훨씬 더 많은 실패가 뒤따라야 하며 설사 최악의 결과로 누군가가 사망했다고 해도 게임오버 없이 그대로 게임이 이어집니다. 그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아름다움이며 매력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선택에 따라서 이야기가 바뀐다는 점이죠. 

 

 단지 시간 내에 버튼을 입력하는 장면이 갑작스럽게 등장을 하기도 하고 또, 너무 빈번하게 나오는데다가 한 번 나오면 꽤나 많은 양이 나와서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저처럼 반응속도 느린 사람에게는 아주 쥐약이에요.

[긴장감을 높이는 데 자주 사용되는 QTE]

 두 명의 자녀, 아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에단 마스는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갔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게 됩니다. 그 2년후가 헤비레인의 주 무대입니다. 둘째 아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에단 마스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아들 숀 마스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비가 내리는 그 지역은 어린 아이를 납치해 익사시키는 종이접기 살인마가 활동하는 지역입니다.

 

 주인공은 총 네 명입니다. 아들을 잃은 에단 마스와 이 지역에 파견되어 숀 마스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FBI 노먼 제이든, 역시 같은 사건을 조사하는 전직 경찰출신 탐정 스캇 쉘비, 불면증에 시달리며 에단 마스를 도와주는 메디슨 페이지를 번갈아가며 조작하해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고 숀 마스를 구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에단 마스]
[제이슨을 잃고, 숀 마저 살인마에게 잡혀간 상황]

 이 게임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상당히 많은 컷신이 준비되어 있어서 아들을 잃고 망연자실한 아버지의 모습이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부각되는 등 상당히 몰입감이 높고 대단히 극적입니다. 초반부는 잔잔하게 시작하고 사건 이후 점점 고조되어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이 많이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판매량이 높지 않은 편인데, 이런 수준높은 감정 묘사가 된 게임을 만나서 너무나도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4명의 이야기가 다 매력적이며, 행동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가 조금씩 달라지거나 반응이 달라져 엔딩에도 큰 영향을 주는 등 대단히 세심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물론, 이야기가 극적으로 SF물로 바뀌거나 하진 않지만 행동에 따라서는 한 두명의 주인공이 죽을 수도 있고 누군가를 구할 수도, 또 살릴 수도 있다는 게 대단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이런 요소 때문에 선택 하나에 신중해지고 게임에 더 빠져들게 됩니다.

[주인공이 교체될 시 로딩화면에 뜨는 얼굴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분명 내가 실시간으로 조작을 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그 사이에 내가 모르는 사건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1,2,3,4 의 순서대로 행동을 했지만, 실시간으로 조작을 한 유저에게는 1,2,4번만 화면에 보여주고 3번의 행동은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건 유저를 기만하는 겁니다.

 

 분명히 내가 조작을 했는데, 시간의 흐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른 컷신 연출동안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 상황에서 알고보니 의도적으로 상황을 잘라내는 건, 이건 용서가 안됩니다.

 

 또, 이런 수사물에서 늘 그렇듯이 보는 이를 헷갈리게 진범이 아닌 다른 인물을 일부러 범인인 듯 부각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습니다. 특정 인물이 몽유병같은 증세를 보이며 종이접기를 손에 들고 있어 살인마로 몰리게 되는데, 이런 증세에 대한 이유와 종이접기를 가지고 있던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이 추상적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등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약간의 아쉬운 부분이죠.

[아들을 구할 수 있는 힌트를 주는 종이접기 살인마]
[흔들리는 심리를 표현하는 떨리는 선택지 표현도 상당히 좋은 방식이었다]

 한 두 구간에서 최악의 조작감을 보여주기도 하고 QTE 범벅이기도 합니다만 대단히 뛰어난 이야기와 몰입감으로 중무장해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보는것만으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모든 선택과 행동에 따라 뒷 이야기가 조금씩 변화해 마지막 엔딩에까지 크게 영향을 주며 주인공이 죽는 것 또한 그 일부가 될 정도로 흐름이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뛰어난 이야기 전개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정 장소에서의 조작감만 아니라면 더 뛰어난 게임이 됐을 겁니다. 영화,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더 추천해 드리고 싶은 멋진 게임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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