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오랜만에 잡은 수사물 게임입니다. 수사물을 이전부터 하고 싶었지만 왠지 이런 어드벤처 게임은 하다 잠들까봐 최근에는 선뜻 잡기가 힘듭니다. 직장생활만 아니었어도 이런 게임 재밌다고 찾으면서 했을텐데 아쉽네요.

 

 벌써 발매한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는 게임입니다. PS3 시절에 나온 게임으로 현재 게임에 비하면 그래픽이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시기를 봤을 때는 굉장히 훌륭한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40년대를 LA를 배경으로 한 게임답게 그 시대의 풍경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단순히 그 시절의 건축물을 감상하거나 의상, 화장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입니다. 다만 진짜 그 시절을 제대로 재현한건지는 제가 정확히 모르겠네요.

 

 어드벤처 게임답지 않지만 락스타 게임답게 특이하게도 수사물 게임에 오픈월드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맛이 좋아요.

 

 인물 표현도 대단히 좋습니다. 특히 얼굴 움직이며 놀라우리만치 정교한데 오히려 요즘 게임보다 나아 보이기도 합니다. 때론 얼굴의 움직임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얼굴 근육 움직임이 너무나도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 시절 그 느낌]
[10년이 지난 지금도 봐줄만한 그래픽]

 형사물답게 사건이 일어나면 범죄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을 조사해야 합니다. 사건의 많은 부분을 살인사건이 차지하고 있고 현장은 시체를 비롯해 많은 증거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시대가 1940년대이기 때문인지 과학수사의 도움을 많이 받기는 힘듭니다. 물론 감식반이 있고 증거를 분석해 여러 결정적인 힌트를 주기도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현장에서 발견한 결정적인 증거품을 바탕으로 수사가 진행됩니다.

 

 오픈월드라서 걱정을 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주요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서만 수사를 하면 되는 방식이라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조사를 해야하는 장소에서는 특유의 배경음이 흘러나오고 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을 조사하면 됩니다. 증거물 근처에 가면 효과음과 함께 진동까지 오는데다가 수사가 막힐 시 파트너에게 말을 걸면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할지 아니면 좀 더 조사를 해야할지 대략적으로 알려줘서 쉬운 편입니다. 이런 친절한 게임 좋아요.

 

 하지만 꼼꼼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증거물을 놓쳐서 진행이 막히거나 범인 색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진짜 형사가 되어 아무 도움없이 증거를 찾아내고 싶다면 설정에서 효과음과 진동기능을 꺼버릴 수도 있으며 어렵다면 단순 진동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어서 이런 면은 참 친절하게 잘 되어 있어 좋았어요.

[꼼꼼하게 조사하자]
[조사를 하면서 새로운 인물, 단서, 장소가 기록된다.]

 사실 이 게임의 꽃은 사건현장을 조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증거를 찾는 것은 범인을 검거하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이 게임이 가장 힘을 쏟은 것은 바로 심문입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변화하는 표정을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인 게임답게 이 표정의 변화를 보고 의견에 동조하거나 아니면 강한 어조로 의심하거나 정확한 증거를 가지고 거짓을 밝혀낼 수 있습니다.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눈빛과 표정을 보인다면 진실, 눈을 내리깔거나 높이 치켜들거나 목이 타는 듯 침을 삼키는 등의 표정과 행동을 보인다면 의심 혹은 거짓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증거가 있다면 거짓을 선택해 정확히 반박하고 아니라면 의심을 선택하면 되죠. 이것을 정확히 선택한다면 상대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캐낼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더 할 질문이 남아있어도 중간에 심문이 끝나 버리기 때문에 정말정말 중요합니다.

[표정으로 말해요.]

 초중반까지 이 심문이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동시에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이 바로 이 심문입니다. 표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변해서 그것을 감상하는 맛도 있고 진실, 의심, 거짓 중 정확하게 정답을 맞추는 것도 굉장한 희열을 줍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특징적이고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며 독창적인 부분입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비슷한 방식의 표정변화로 약간의 식상함을 느끼기도 하고 수사를 그저 상대 표정만 가지고 진행한다는 허탈감이 들기도 합니다. 거짓을 선택했을 때 제시해야하는 증거품이 아리송한 경우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맞는 증거품을 제시했을 때도 의구심이 들 때가 있어요. 

 

 그 외에도 그 시절에는 만연했으며 누구하나 말리지 않았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던가, 강압적인 수사방법 같은 장면도 가감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1940년대의 모습을 생생히 즐길 수가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저 경찰의 판단으로 애먼 사람을 감방에 잡아넣던 당시 시절을 잘 반영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문 결과에 따라 새로운 단서를 획득하기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기도 한다]

 게임은 전형적인 어드벤처물이지만 의외로 전투가 종종 일어납니다. 대부분 소규모이며 많아야 10 내외의 적이 등장하는데 총격전도 준비되어 있고 맨손 격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드벤처를 강조한 게임이어서 별 신경을 안 쓴건지 둘 다 영 별로입니다.

 

 총격전은 화려한 연출도 전무하고 총기류도 적은 편이며 조준시 시야도 쾌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AI도 그렇고 나의 움직임도 엉성해서 뭐 전투 맛이 나질 않아요. 

 

 맨손격투는 때리고 피하고 잡을 수 있는데, 적의 움직임을 보고서 한 번 피한 다음에 냅다 때려주면 끝납니다. 그 피하는 것도 난이도가 워낙에 쉬워서 이건 뭐 전투에서 재미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처음 몇번은 패서 이기는 맛이 좋긴 합니다. 진짜 초반에 몇번만요.

[딱히 재밌지는 않은 총격전]
[차라리 격투쪽이 좀 나을지도]

  그리고 또 하나 추격전이 있습니다. 그냥 냅다 뛰면 됩니다. 근처에 접근하면 상대를 넘어뜨릴 수가 있는데 따라가면서 장애물을 피하는 액션이 있거나 한 것도 아니라서 참 거시기 합니다.  그래도 차량으로 하는 추격전은 꽤 재미있어요. 이 게임이 브레이크가 잘 드는 게임이 아니라서 많이도 미끄러지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긴박감이 느껴집니다.

 

 게임이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전투는 곁다리이긴 합니다. 수도 많다고 볼 수 없고 사이드미션을 할때 오히려 자주 볼 수 있는데 사이드미션은 내용도 없고 대단히 단순합니다. 전투는 몇번 실패하다보면 성공한 걸로 치고 넘길 수도 있어서 전투는 사실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언제나 범인은 도망친다]
[차량 추격전은 꽤나 재미지다]

 주인공은 콜 펠프스, 과거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해병대 출신이며 전역 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합니다. 순경시절과 교통반에서 뛰어난 업적을 올린 펠프스는 강력반으로 갑니다. 물론 범인을 잡아내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며 제대로 된 인물을 검거하지 못하더라도 게임은 그대로 진행이 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강력반부터 시작합니다.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되며 사건에는 260mm 정도의 발자국과 목졸라 죽인 흔적, 반지 등의 장신구만을 갈취하고 현금은 그대로 두는 등 연쇄살인의 흔적이라 불릴만한 증거들이 남아 있습니다. 강력반이 수사물로서는 가장 흥미로운 전개를 가지고 있으며 범인과의 두뇌싸움까지 즐길 수 있어서 형사 빙의하기 딱 좋은 구성이라 마음에 듭니다.

 

 이후 마약반에서는 마약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됩니다.  강력반처럼 사건에 집중하기 보다는 주인공인 펠프스와 동료인 로이 얼, 그리고 과거 해병대 일원과 고위층 인사들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며 방화반에서 그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승진하는 맛이 좋은 LA 느와르]

 초반인 순경시절과 교통반까지는 형사 생활에 적응해나가며 뛰어난 감을 발휘합니다. 강력반부터 이 게임 제목에 느와르가 붙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범인인 줄 알았던 놈이 범인이 아닌 것도 충격적인데 진범을 힘들게 잡았으나 고위층의 자제였기 때문에 세상에 발표조차 되지 않는 더러운 세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약반에서의 사건은 심지어 전우였던 해병대원까지도 연루되어 있어서 더욱 복잡합니다. 이 사건 역시나 고위층이 굉장히 많이 연계되어 있어서 사건의 실마리를 잡은 펠프스가 다른 사건으로 인해 방화반으로 강등됩니다. 하지만 사건을 놓을 수 없었던 펠프스는 방화반에까지 가서 높으신 분들의 뒤를 캐게 됩니다.

 

 과거 인종차별이나 강압적인 경찰의 모습 등 부조리한 모습도 거침없이 보여줍니다. 1940년대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높으신 분들의 더러운 일을 감춰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느와르물에 걸맞게 잘 담아냈으며 심지어 모든 것이 잘 해결되리라 믿었던 마지막까지도 씁쓸함을 안겨주면서 상당히 인상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초반에는 수사물에 집중하고 뒤쪽은 세상의 부조리함을 표현한 이야기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으며 후반부가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해 줍니다. 마치 선한 인물처럼 표현되는 펠프스조차 과거 전쟁에서의 일을 돌이켜보면 또 다른 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는 등 전체적으로 사람의 또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 좋았습니다.

[수사과정에서도 강압적이고 부조리한 면이 많이 나타난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지나치게 심문에 많은 초점을 맞춘 것이 아쉽습니다. 정답을 정해놓고 사건을 끼워맞춘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몇몇개 보입니다. 그리고 재미없는 전투, 그리고 굳이 할 것 없는 오픈월드게임이라는 점이 LA 느와르의 별로 없는 단점 입니다.

 

 심문에 많은 초점을 맞췄으나 그것이 이 게임을 아주 흥미롭고 독창적이게 만들었으며 뛰어난 표정묘사, 시대상황을 반영한 연출도 좋습니다. 각 인물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있고 느와르물에 걸맞은 검은 이야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매력이 있는 게임이며 초반 사건 몇 개만 해보면 누구라도 이 게임에 반할 겁니다. 멋진 녀석이에요,

 

플레이영상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