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전설3 리메이크 (PS4) 게임소감

 

 

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최악의 리메이크였던 성검전설2를 발매했던 스퀘어 에닉스가 이번에는 다르다며 발매한 성검전설3입니다. 2편 리메이크같은 경우는 원작을 현시대에 맞추지 않고 그대로 가져왔으며 그래픽도 모바일 게임보다 못할 정도로 형편없어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녀석입니다. 이번에는 원작을 플레이할 때 안 했던 케빈, 샤를로트에 리스를 선택했습니다.

 

 모바일보다 못했던 전작의 그래픽은 이번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고의 그래픽과는 거리가 있으나 게임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동화같은 그래픽을 선사합니다. 드래곤 퀘스트처럼 일본RPG에 잘 어울리는 그래픽이라서 눈이 즐겁습니다. 인물 그래픽은 그저그렇지만 이런 그래픽은 역시 배경 그래픽이 알록달록하니 이쁘더군요.

 

 하지만 과거 슈퍼패미컴으로 발매했던 원작은 당대 최고의 그래픽 중 하나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애들이 너무 귀요미에요. 스퀘어는 성검전설을 다시 한 번 대작의 반열로 올릴 생각은 없나 봅니다. 진짜 좋은 게임이었는데 말이죠.

[화사하고 동화같은 아름다운 그래픽]

 원작을 고대로 가져왔던 성검전설2 리메이크가 워낙에 혹평을 받아서 그런지 이번작은 전투를 포함해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2D 게임에서 자주 사용하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이 아니라 TPS를 비롯한 3인칭 액션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인공 등뒤에서 보는 시점을 채용했습니다. 

 

 전투 역시나 이 시점에 맞춰서 완전한 실시간 액션게임으로 변화했습니다. 원작에서는 한 번의 공격 후에 기를 모으듯이 조금의 시간이 흘러야 다시 공격할 수 있었는데, 이번작에서는 그런 것이 완전히 사라지고 여느 액션게임처럼 연속 공격이 가능합니다.

 

 약공격과 강공격이 나뉘어져 있고 약공격의 횟수에 따라 콤보로 들어가는 강공격의 공격 행동이 달라지게 됩니다. 한 번의 약공격 후 강공격을 하면 적을 날려버리고, 4번의 약공격 후 강공격을 하면 제자리에서 3~4번의 추가타를 날리게 됩니다.  회피 행동도 있어서 빠른 속도의 액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직을 하기 전까지는 콤보공격이 2가지밖에 없어서 조금 심심한 편이긴 합니다. 첫 전직까지 7시간가량 걸렸는데 저처럼 근접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초반부터 조금 더 많은 양의 공격방식을 제공하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진행하면서 콤보공격을 늘려가면서 중후반에는 시원시원한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주인공과 2명의 동료를 포함해 3명을 돌아가면서 조작하면 지루하지 않고 아주 재미져요.

[속도감 넘치는 전투와 전투 후 얻는 꿀같은 경험치]

 성검전설에 마법이 빠질 수 없습니다. 중반부를 넘어가면 대부분의 인물이 마법 사용이 가능하고, 공격 마법은 물론이고 회복과 보조마법을 활용해서 다양한 상황을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해보진 않았지만 이번작에서는 안젤라의 마법 공격이 정말 강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주로 공격, 방어업을 걸고 적의 방어력을 떨어뜨린 후 물리공격으로 패주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마법과 더불어 이 게임을 가장 화려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필살기입니다. 필살기 게이지를 모아서 사용하면 화려한 컷신과 함께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적 다수를 쓸어버리는 범위공격도 존재하고 적 한명에게 강력한 공격을 넣는 것도 존재합니다. 여섯명마다 독특한 필살기가 마련되어 있어서 연출 보는 맛도 좋습니다. 동료끼리 2인 필살기 같은 것도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런 것까지 지원하진 않았습니다.

[강력한 소환마법]

[마법보다 강력하고 화려한 필살기]

 성검전설3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나 전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직을 하면 약공격의 콤보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강공격의 공격 방식도 늘어납니다. 또한 필살기도 새로 추가되며 무엇보다 외형이 변화합니다. 대부분의 일본 RPG가 그렇지만 이 게임도 장비를 바꾼다고 해서 외견이 변화하질 않습니다. 다른 일본 RPG가 그렇듯이 평소에는 무기교체시만 외형이 변화하는데, 전직을 하면 옷이 싹 바뀝니다. 그냥 색깔만 바꾼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바뀌긴 합니다.

 

 전직을 할 시 빛 계열과 어둠 계열로 나뉘어서 다른 방향으로 육성이 가능합니다. 2차 전직때도 마찬가지로 빛과 어둠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빛-빛, 어둠-어둠, 빛-어둠, 어둠-빛으로 전직이 가능하며 엔딩 이후에 한 번의 전직이 더 마련되어 있습니다. 직업마다 필살기가 다르고 사용가능한 핵심 기술이 달라서 전직에 엄청나게 고민이 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 이번작은 능력치 분배를 통해서 기술을 배울 수가 있어서 이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힘만 찍으면 되는 인물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공격력이 받쳐줘야 한데다가 보조마법까지 달려있는 인물은 어디에 능력치를 배분해야할 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 능력치 배분 때문에 같은 직업이라도 활용도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에 정말 재미있는 점이죠.

[빛이냐 어둠이냐? 고민되는 클래스 체인지]

[어느 능력치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른 육성이 가능하다]

 "먼 옛날, 세계가 아직 암흑에 뒤덮여 있던 시절 마나의 여신은 세계를 멸망으로 인도하는 여덟 가지 재액의 화신인 신수를 마나의 검으로 쓰러뜨리고 여덟 개의 마나 스톤에 봉인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여덟 개의 마나 스톤에서 다시금 신수를 해방시켜 신조차 뛰어넘는 힘을 손에 넣어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하는 자들에 의해 분쟁이 일어났고 평화는 끝을 고했다."

 

 마나 스톤에서 신수를 해방시켜 힘을 얻으려는 자를 막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주인공이 6명이기 때문에 각자의 이야기가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저는 케빈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샤를로트와 리스를 동료로 선택하였습니다.  케빈과 샤를로트, 듀란과 안젤라, 호크아이와 리스와 짝을 이루는 적대 세력 3개에 맞서야 합니다.

 

 게임 초반 프롤로그가 끝나면 수인이 접수한 마을을 지나 마나의 나무에서 날아 온 페어리와 만나게 되고 각지를 돌며 요정과 합류하고 마나의 성역으로 가서 마나의 검을 뽑아 악의 세력을 물리쳐야 합니다. 제가 선택한 케빈은 검을 안 쓰는데 꼭 마나의 검을 가져 오라고 하더군요.

[마나의 여신과 마나의 검, 그리고 마나 스톤에 관한 이야기]

 그래픽과 전투가 싹 바뀐것과는 다르게 원작에 충실한 진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의 변하질 않았다고 보면 됩니다. 

 주인공 6명을 내세운 게임답게 각자의 매력이 상당합니다. 특히나 동료로 선택한 샤를로트는 깜찍함과 끔찍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인물로 게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주죠.

 

 각 인물마다 적대세력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특별한 점입니다. 6명의 주인공과 그에 따르는 3개의 악의 축은 이 게임의 내용을 대단히 풍부하게 만들어주며 다시 플레이해도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이것이 게임에 가장 큰 장점이며 매력입니다.

 

 하지만 원작을 너무 그대로 갔다놔서 그런지 원작의 아쉬운 점을 그대로 닮아있습니다. 금수저 출신의 주인공 여섯과 강력한 세력 3개가 서로 맞물리면서 스케일이 엄청나게 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지만 각 인물과 세력에 대한 묘사를 너무나도 가볍게 다루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인물들끼리 합심해서 거대한 세력에 맞선다거나, 적 세력끼리의 암투나 통합과정 등을 장대하게 그려낼 수도 있었고, 그 반대로 주인공 6명의 반목과 화해를 그릴 수도 있었습니다. 주인공으로 고른 한 명을 주 이야기로 두고 선택된 동료에 따라 세력다툼등의 다양한 전개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면은 전혀 없습니다.

 

 주인공으로 선택한 인물과 적대되는 세력 단 한 개만이 최후의 적으로 선택되며 나머지는 없어도 상관 없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것도 제대로 된 연출도 없이 다른 두 세력은 몰락해 버립니다. 너무나도 허망하죠. 동화스러운 그래픽으로 주요 인물간의 갈등을 잘 표현했던 드래곤퀘스트11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실망만을 가득하게 합니다. 너무 저연령층을 목표로 삼은게 아닌가 싶어요. 게임이 동화스러운 분위기라도 이 게임을 사는 많은 사람은 추억을 가득 가지고 있는 아저씨일게 분명한데 말이죠.

[매력적인 등장세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원작 그대로의 이야기를 따라간 리메이크작이지만 엔딩 이후 추가 스토리를 마련 해놨습니다. 대마녀 아니스가 등장하는 이야기인데, 이 내용은 정말 형편없습니다. 내용이 아예 없다고 봐도 됩니다. 갑자기 아무런 전조도 없이 뜬금없이 대마녀 아니스가 나타나서 세상을 멸망시키겠다고 합니다.

 

 아니스의 뒷 이야기 같은건 아예 없고 던전 하나 깨면 끝입니다. 도대체가 이걸 만든 이유가 뭘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안 나옵니다. 후속작을 염두해둔 건가?

 

 엔딩 이후 아니스를 다 처치하고 보면 본편의 스토리가 대하드라마처럼 보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마녀 아니스현상 이라고 해야하나요?? 어저면 본편의 가볍고 부족한 분량과 내용을 덮기 위해 더 형편없는 녀석을 만들어 놓은 걸지도 모릅니다.

[얘는 도대체 왜 나왔을까?]

 스퀘어를 대표하는 대작이었던 시절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규모로 리메이크 되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가 현세대에 나오기에는 빈약하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게임과 어울리는 동화같은 그래픽, 재미진 전투 그리고 길지 않은 플레이시간으로 가볍게 즐기기에 상당히 좋은 게임입니다. 무엇보다 악몽같았던 2편 리메이크 때문에 걱정을 했었던 팬들에게는 선물같은 작품이 될 것입니다. 여전히 최고의 게임이 되기에는 부족하지만 가볍고 아기자기한 게임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한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플레이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