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PS4를 구매하고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을 꼽으라면 갓오브워와 라오어1편일 정도로 전작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플레이해서 후속작이 발매되길 너무나도 기다렸습니다. 몇 번의 연기를 거친 끝에 2020년 6월 19일에 발매가 되었습니다.

 

 너티독의 이전 게임처럼 이 게임 또한 그래픽이 어마무시하게 좋습니다. 좀비 세상이 되면서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삭막함을 표현하는데 이만한 게임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도시의 배경뿐만 아니라 나무가 무성한 자연배경도 정말 끝내줍니다. 처음 시작하면 말 타는 장면에서 그래픽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데 그럴만할 정도로 멋집니다.

 

 인물 표현도 대단히 뛰어납니다. 요즘 대작 게임들이 묘사하는 주근깨나 주름, 수염 그리고 얼굴의 표정변화는 볼때마다 놀랍습니다. 레데리2, 언차티드, 갓오브워 이런 게임들 보면서 정말 눈 호강합니다.

[눈이 호강하는 그래픽]
[인물 그래픽도 대단히 뛰어나다]

 전체적인 게임플레이는 전작과 비슷합니다. 전투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좀비나 인간류의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강력한 총이 존재합니다. 특히,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산탄총은 이런 좀비게임에서 최고의 위력을 발휘합니다. 처음부터 산탄총만 계속 쓰면 좋겠지만 권총, 소총, 활 등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나씩 얻어갑니다. 혹시라도 빠른 진행을 하며 아이템을 하나도 챙기지 않으면 여러 종류의 무기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근접무기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이번작에서도 소모성 근접무기를 여럿 얻을 수 있는데, 제작을 통해서 강력하게 개조하고 내구도도 조금은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모품이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근접전에서는 회피도 생겨서 좀 더 역동적으로 싸울 수 있게 되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적을 처치할 때 행동이 상당히 다양하고 연출이 아주 기가 맥힙니다. 물론 잔인함은 빼놓을 수 없죠.

 

 게임이 애비라는 새로운 인물과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엘리 두 사람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전투와 무기도 조금씩 달라서 각각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애비는 전작의 조엘처럼 주먹다짐으로 때려잡는 맛이 탁월해서 전투에서만큼은 애비를 플레이하는게 무지하게 재미있습니다. 아주 찰지거든요.

 

 히지만 적은 탄약 수와 달려오는 적 때문에 항상 정면에서 싸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정면에서 총격전과 근접전 이외에 다른 방법도 필요합니다.

[총에는 총으로 맞서야지]
[찰진 근접전을 체험해 보자]

 적은 탄약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암살입니다. 적에게 들키지 않고 뒤로 돌아가거나 사각지대에서 숨어있다가 다가오는 적을 붙잡은 후 조용히 죽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투에서 암살이 가능하며 강제로 시작하는 이벤트성 전투에서도 몸을 피해 숨어있으면 적이 경계를 풀게되고, 그 후 암살이 가능해집니다.

 

 반드시 근접해서 죽이는 게 아니어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게되는 활이나 소음기를 달면 조용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적이 경계태세에 들어가긴 하지만 제작을 통해 화염병이나 지뢰를 사용해 적을 없애면 나의 위치를 들키지 않을 수 있고, 무엇보다 범위공격이라 다수를 한꺼번에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투척 무기를 사용하려면 평소에 재료를 잘 모아서 무기 개조와 아이템 제작을 미리미리 해야 하긴 하지만, 일단 화염병이나 지뢰로 적을 처치하면 아주 짜릿합니다.

 

 좀비와 인간을 상대하는 방법도 달리해야 합니다. 좀비는 소리에 민감하고 단순해서 소리나는 쪽으로 모두가 달려가지만 사람은 훨씬 경계심이 많아서 여기저기 살피며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좀비랑 싸우는 걸 더 선호했어요. 이동방식, 공격방식도 훨씬 독특하고 재미집니다. 전투는 1편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진보된 모습이에요.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적의 눈을 피해 도망가는 겁니다. 일정 지역에 도달하면 뒤에 남아있는 적들은 더 이상 따라오지 않습니다. 반드시 적을 죽여야 진행이 가능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대단히 적기 때문에 도망치는 것이야말로 체력을 보존하고 탄약도 아끼는 기똥찬 방법이죠. 

[조용히 암살을 시도하자]
[화려하게 싸우는 것도 가능]

 이번 작은 전작으로부터 4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편 이후 조엘과 어느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을 나이가 된 엘리는 잭슨 카운티에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엘리는 또래인 한 여자와 입맞춤을 하며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죠.

 

 어느 날, 잭슨 카운티 근처에 온 애비라는 여인과 그 일행에게 마을의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고 연인이 된 디나와 함께 복수를 위해 먼 길을 떠나 시애틀로 가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엘리의 새로운 애인 디나]

 놀랍게도 게임은 엘리의 분량과 같은 분량을 새로운 인물인 애비에게 할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최후의 적이라고 생각한 인물을 조작해 오히려 그녀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고 있는거죠. 애비 또한 그녀만의 슬픈 과거사가 있고 살인에 대한 정당성이 있다고 열심히 그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에게 살인에 대한 타당성을 설득하는 데에 완벽하게 실패했습니다.

 

 애비 같은 경우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으며 이유 자체는 충분하지만, 전작을 해봤던 플레이어라면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의사였던 아버지가 백신 연구를 위해 면역자의 뇌를 열어보려고 했던 것은 말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마치 면역자 샘플이 하나만 있으면 너무나도 쉽게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 같은데, 그것이 얼마나 바보같고 오만한 생각인지는 설명 안 해도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작의 파이어 플라이가 하려고 했던 일을 정당화 시키고 그들도 또 하나의 정의라는 듯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것에 동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전작을 사랑했던 사람들이라면 말 할 필요도 없겠죠.

[이번작 문제의 주인공 애비]

 애비는 초반 잔학무도했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랑에 이리저리 휘둘리기도 하고 인간적인 보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후반부에 가서는 애비가 속해있는 울프라는 세력과 대적하고 있는 세라파이트의 일원이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레브라는 아이와 함께 다니면서 마치 전작의 조엘과 닮은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행동에도 대단히 모순이 있습니다. 몇년이나 행동을 같이했던 이들과 대척하면서까지 이 아이와 함께하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으며 그들의 유대감을 충실히 전달해주지도 못했습니다. 쓸데 없는 애정 장면이나 존재 이유도, 매력도 없는 등장인물을 여럿 넣을 바에 이 아이를 초반부터 등장시켜 둘이 유대감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았습니다. 1년이나 여행을 함께하며 조엘과 엘리가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달리 담아냈던 전작과는 달리, 이 둘에게서는 삭막함만이 느껴질 뿐입니다.

 

 이 게임은 아예 주인공을 바꿔서 엘리가 아닌 애비를 내세워야 했어요. 애비의 이야기를 천천히 그리고 설득력있게 그려냈다면 너티독이 그리려고 했던 복수라는 감정을 좀 더 잘 살릴 수 있었을 겁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엘리 부분을 먼저 플레이하고 애비를 할 게 아니라 애비를 먼저 했어야 했고 애비의 분량이 많아도 한참 많아야 플레이어에게 설득력이 있었게 다가왔을 겁니다. 적어도 애비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사람은 있었을 테니까요.

 

 엘리가 조엘을 미워하는 장면도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기에는 무리가 있고, 게임의 마무리도 복수의 허무함과 증오심이 아닌 이 게임을 기다렸던 팬들의 마음에 증오심과 허무함만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너티독답게 연출은 기가 막혀요. 보는 맛은 참 좋은데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애비와 레브]
[그리고 조엘과 엘리]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공감을 사기 어려울만한 곳이 꽤나 있습니다. 필요도 없는 사랑이야기는 왜 그리도 나오는지 모르겠고 그 때문에 정작 중요한 애비의 변화 과정이 심도있게 다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꽤나 존재합니다. 이것은 엘리도 마찬가지죠. 전작과의 완전한 이별을 고하는 게임이기도 해서 전작 팬들의 실망이 클 것이 분명합니다. 저도 분명 실망했으니까요.

 

 발매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아직까지도 이 게임을 희대의 졸작으로 표현하는 말이 많고 비난만이 가득한 평도 많은데 적어도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작은 것까지 세밀하게 묘사하는 표현력, 같은 전투체계에도 두 인물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어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절망적인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게임적 요소가 뛰어나서 전작처럼 당대 최고의 게임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졸작으로 불리기에는 아까운 게임이긴 합니다.

 

플레이영상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