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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인퍼머스 시리즈로 유명한 서커 펀치에서 내 놓은 또 하나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인 고스트 오브 쓰시마를 잡아 보았습니다. 이 게임은 사무라이를 주제로 한 왜색이 짙은 게임이라 그렇게 끌린 게임은 아닌데 화면이 워낙에 이쁘고 플스4 독점작 중 마지막 대작이기도 해서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오픈월드로 뿌려지는 배경 화면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탄성을 자아낼 정도입니다. 갈대밭은 물론이고 여러 꽃의 색상이 돋보이며 바람이 불며 흩날리는 모습을 볼때마다 감탄이 흘러 나옵니다. 말을 타고 이동할 때가 많은데 이런 배경화면 때문에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세세한 부분은 약간씩 부족합니다. 특히 연출쪽에서 도드라지는데,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가까이 가면 입도 벌리지 않고, 음식이 숟가락 위에 올라가지도 않아요. 상호작용이 조금 부족합니다.

 

 개인적으로 뽑는 단점은 화면이 엄청나게 어둡다는 겁니다. 낮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데, 밤에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고 낮에도 건물 안에서는 마찬가지로 잘 보이질 않습니다. 게임에서 추천하는 화면밝기로는 밤으로 바뀌었을 때 플레이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적이 보이질 않아요. 그리고 게임이 영문판에 맞추어져 있어서 대사를 할 때 입모양이 일본어와 맞질 않는다는 것이 하나의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환상적인 배경 그래픽]
[이쁘고 잘생긴 인물이 나오진 않는다]

 오픈월드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눈 앞에 보이는 웬만한 곳은 전부 갈 수 있으며 로딩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로딩은 게임오버를 당하거나 빠른이동을 할 때, 혹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장면이 전환될 때 정도만 볼 수 있죠. 그리고 이 로딩도 어마무시하게 빠릅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2의 빠른이동은 1분도 심심찮게 걸렸던 것을 생각해 보면 대단히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5초 안에 대부분 로딩이 끝나고 10초가 넘어가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니까요.

 

 몽골군이 점령한 쓰시마 배경답게 곳곳에서 몽골군과 맞닥들이고 몽골군이 점령한 작은 마을을 해방시키는 등의 임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암벽 등반을 하거나 여우를 쫓아가 신사를 찾아 아이템을 얻고, 능력을 해방시키는 등의 자잘한 임무도 마련되어 있죠. 대나무 베기나 온천 찾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임무 대부분은 반복적입니다.

 

 몽골군이 점령한 마을을 해방시키거나 그들의 진지를 쳐부수는 것은 처음 2~3번은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포로가 잡혀있어서 포로를 지키면서 싸우거나 아니면 들키지 않게 암살을 하는 등 원하는 방식대로 싸울 수도 있어서 할만하거든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가면 장소만 조금 바뀌고 똑같은 임무를 하기 때문에 점점 매력이 없어집니다. 보상 때문에 몇 개 하긴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요소입니다.

[빠른 이동시에도 짧은 로딩]
[보상이 좋은 대나무 베기, 신사 찾기 등의 요소가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임무 또한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주 이야기를 제외하고 단편적인 임무는 내용도 부실하고 매력적인 내용도 거의 없습니다. 그 수도 그렇게까지 많은 편은 아니며 대부분 전투와 추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임무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양하지 못합니다. 추적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요. 발자국만 쫓아가면 되어서 딱히 할 게 없거든요.

 

 하지만 동료와 관련된 임무와 전설 무기,기술에 관한 임무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전설 장비나 기술을 얻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마을을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과거에 대단했던 인물이 사용하던 장비, 기술을 추적하고 그것을 얻는 내용이고 마지막에는 보스전처럼 1:1 대결이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무엇보다 보상이 만족스러워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듭니다.

[전설 무기, 기술을 얻을 수 있는 설화]

 주인공 사카이 진은 쓰시마 해방을 위한 전투에 참여할 동료를 찾게 되는데, 그 중 중요한 인물이 이시카와와 마사코 이야기는 꽤나 길고 내용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켄지와 유나의 이야기도 있지만 짧기도 하고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특히 활쟁이 사무라이인 이시카와와 함께 다니며 그의 배신자 제자인 토모에를 추적하는 설화를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시카와는 게임 속에서 볼 때는 재미있는 인물이죠. 물론 현실에서 본다면 한숨이 나오겠지만요.

 

 전형적인 인물이 대부분이고 입체적인 인물이 거의 없는 이 게임에서,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분을 어렵게 하는 토모에가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입니다. 일가가 전부 학살당해 복수귀로 변해가는 마사코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토모에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나마 도드라지는 개성을 보여주는 이시카와와 토모에]

 사무라이 액션으로 무장한 전투야말로 이 게임의 꽃입니다. 빠른 칼질 액션이지만 마구잡이로 공격과 회피를 하는 게임은 절대 아니며, 상대를 잘 보고 방어와 회피, 공격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빠른 속도를 가진 전투가 될 수 있지만 하다보면 상대를 보고 반응을 해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조금 느린 박자를 가지고 전투를 치르게 됩니다.

 

 적도 방어를 상당히 잘 하기 때문에 강공격을 통해 상대의 방어를 무너뜨린 후 공격을 하거나 상대가 공격하면 방어한 후 빈틈을 노리거나 정확한 타이밍에 방어를 해서 흘리기나 패링을 성공시킨 후 공격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상대 공격중에는 방어가 불가능한 공격도 있어서 이것은 회피를 해야하죠. 여러 요소들 때문에 화면에 집중해야 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빠른 반응속도도 요구합니다.

 

 이렇게 단순하게 칼로만 싸워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이렇게만 싸우면 소울류 게임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물론 그에 비하면 많이 쉽긴 하지만요. 하지만 적의 무기에 따라 검의 자세를 변형해서 싸우지 않으면 적의 방어를 무너뜨리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검의 자세는 진행을 하면서 하나씩 배우게 되는데, 초반에 나의 공격을 맞아도 꿈쩍도 안 하는 덩치를 상대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이 녀석들은 칼에 맞아도 아프지도 않나봐요. 또, 한 놈이 아니라 여러놈이 덤벼들 때가 많아서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인 검을 활용한 전투]
[패링이나 활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 어려울 때는 몰래 암살을 하면 됩니다.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면 암살을 할 수 있고 기술을 배우면 연속 암살이 가능해 가까이 붙어있는 녀석들을 최대 3명까지 연속적으로 암살할 수 있습니다. 원거리 무기인 활을 쏴도 들키지 않고 암살이 가능합니다. 암살 플레이도 꽤나 매력적인게, 창호지문 밖에 있는 녀석을 문을 부수며 암살하거나 지붕 위에서 뛰어내리며 죽이는 게 아주 통쾌합니다.

 

 하지만 역시 재미있는 것은 정면으로 돌격하는 겁니다. 정면으로 가서 적의 눈에 띄면 맞대결을 신청할 수 있고 적이 공격해 들어오는 타이밍에 잘 맞추면 일격에 적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적의 동작에 속아 타이밍을 잘못 계산하면 나의 체력이 전부 빠지게 되는 불상사를 겪게 됩니다.

[다양한 암살연출]

 칼로만 싸우면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망령무기를 적절히 사용해야 합니다. 망령무기에는 암기같은 쿠나이, 점착탄, 연막탄 등이 존재합니다. 폭발성 무기를 적에게 던져 한꺼번에 큰 피해를 입히거나 가까운 적에게 암기를 던져 자세를 무너뜨리고 칼로 마무리 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잘만 활용한다면 칼로만 싸워서는 이기기 어려운 전투를 생각보다 훨씬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거죠.

 

 이 외에도 불화살이나 폭발성 화살도 존재해서 훨씬 다채로운 전투가 가능합니다. 연막을 사용하자마자 적에게 바로 암살이 가능하다는 것은 웃긴 일이긴 하지만 이것도 활용도가 괜찮을 수 있습니다. 망령 무기 쓰는게 정말 재미있어요. 

 

 또, 위에 서술한 전설 기술을 얻으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거 사용하는 재미가 일품이에요. 특히, 이 게임에는 보스전에서 일기토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망령무기나 활을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검만 사용 가능해서 이 필살기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일기토가 아닐 때도 강력한 대미지로 적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게임의 전투는 정말 기가막히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다수의 적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망령무기]
[필살기 천상타와 분노의 검]

 정복전쟁을 펼치던 몽골 제국은 일본까지 세를 넓히기 위해 수 천의 병사를 이끌고 쓰시마를 침공합니다. 쓰시마에 있던 모든 병사와 사무라이는 몽골군이 상륙한 장소에서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싸웁니다. 하지만 강력한 몽골군 앞에 사무라이는 무력했고 전멸하게 됩니다.

 

 사카이 진은 참혹했던 전투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무라이로, 포로로 잡힌 숙부 시무라 공을 구하고 잔존 세력을 규합해, 쓰시마를 점령하고 일본 본토로의 침공을 시작하려 하는 코툰 칸과 몽골군을 처치해야 합니다.

[첫 해변 전투 연출은 대단히 멋지다]

 전체적으로 크게 극적이지 않은 진부한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 입체적인 인물도 하나 보이질 않고 언제나 백성만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는 사카이 진의 이야기는 무게감은 있으나 크게 흥미롭진 않습니다. 사무라이 뽕이 짙은 게임이라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야기가 워낙에 평탄해요. 연출도 초반부만 제외하면 눈에 띄진 않습니다.

 

 그래도 서사를 만들어내기에는 충분합니다. 전투 끝에 살아남은 사무라이 한 명이 목숨 걸고 백성을 지킨다는 내용으로 역동적이진 않지만 전형적이고 무난해서 지루하진 않아요. 주변 인물중에 류조를 좀 더 부각해서 입체적으로 그려냈으면 좀 더 역동적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렇지도 않아서 등장 인물들도 다 평이합니다. 그나마 적으로 등장하는 몽골군 장수 코툰 칸이 가장 마음에 들긴 합니다.

[좀 더 극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던 류조]

 주인공 사카이 공이 모시는 시무라 공은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한 인물이며, 공격을 하더라도 절대 뒤에서 공격해서는 안 되며 무조건 정면승부만을 고집하는 인물로 사카이 진은 어렸을 때 시무라에게 거두어져 이런 사무라이 정신에 대해 교육 받으며 자라납니다.

 

 하지만 몽골이라는 강력한 시련 앞에 사카이는 적을 기습하고, 암살함은 물론 독극물까지 써가며 적을 죽일 수 있는 일이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망령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사무라이 정신을 강조하는 시무라와 함께 가장 큰 갈등 구조를 이끌어 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갈등구조는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장치로 중반부부터 후반부까지 훌륭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단지, 사카이 진이 사무라이 정신을 버리고 망령이 되어가는 내적 갈등을 초반에 단순하게만 다룬 점은 아쉽습니다. 사무라이 정신에 대해 가르침을 받는 어린 사카이의 모습이 회상 장면으로 몇번 등장하고 그와 대비되는 암살자 사카이의 모습이 초반부에 나오는데, 사무라이이기를 포기하고 망령이 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고뇌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것도 괜찮았을 겁니다.  그렇게 했다면 사카이 진이 이 게임에 부족한 입체적인 인물이 되면서 좀 더 역동적인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사무라이 뽕에 찬 사람이 이 게임을 만든 것이 분명하다]
[대립하는 시무라와 사카이 진]

 이야기가 조금 평범하고 뻔하며 서브퀘스트의 깊이도 낮아서 오래도록 여기저기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할 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여기저기 마을을 다녀봐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경직되어 있고 변화가 거의 없어서 볼 것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오픈월드로 멋드러지게 담아냈으며 전형적이긴 하지만 이야기도 즐길만하고 뛰어난 전투로 플레이 하는 내내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크게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이 게임을 하면서 문화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게임도 아니고 서구권에서 사무라이 뽕에 빠져 이 정도의 게임을 만들어 내다니.. 대단하네요. 언젠가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 만들어지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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