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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며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만을 가지고 씁니다.

 암네시아 : 더 다크 디센트를 제작한 프릭셔널 게임즈에서 만든 또 하나의 공포게임인 소마를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역시나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서 패치 나올때까지 기다리다가 플레이가 굉장히 늦어졌네요. 제가 봤었던 한글패치 중에 이 게임의 패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수준이 높습니다. 엄청나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는 회사가 아니라 역시나 그래픽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음산한 분위기 하나는 일품입니다. 무대는 해저 기지인데, 사람 하나 없으며 불빛도 잘 없으며 알 수 없는 검은 유기체로 덮인 기지의 모습을 기분나쁠 정도로 잘 전달해 줍니다. 

[음침한 해저 기지 파토스]
[수준높은 한글패치]

 이 회사가 만든 게임이 항상 그렇듯이 이 게임에서도 공격 무기는 존재하지 않음에도 해저기지를 비롯한 각 구역마다 적이 등장하여 플레이어를 노립니다. 기계인지 인간인지 잘 분간도 안 되는 이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화면이 지직거리고 배경음까지 재생이 되죠. 이들에게 저항할 수단은 없으며 반드시 피해야만 합니다. 한 번 공격에 죽진 않지만 다리를 절뚝이며 이동속도에 제한을 받게 되고 한번 더 공격을 받으면 게임오버 되어서 체크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각 구역마다 다른 적이 존재하고 특성도 다릅니다. 어떤 적은 마치 순간이동 하듯이 갑자기 나타가 공격을 하기도 해서 적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죽으면서 경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드벤쳐 게임답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각종 문서와 음성 녹음 파일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귀가 들리지 않아서 옆에서 뜀박질을 해도 모르는 적은 시야에만 걸리지 않으면 되고 반대로 시력이 없는 적은 소리만 들리지 않으면 정면으로 지나가도 걸리지 않아서 적을 파악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많은 공포게임에서 활용하는 방법으로 현재까지 제가 해 본 게임중에서는 이렇게 공격할 수단이 없는 방법이 가장 공포감이 극대가 된다고 느껴집니다. 이 게임도 적이 등장할 때 훌륭한 공포감을 전달해 줍니다. 특히, 앞을 못 보는 녀석과 불과 2~3미터 앞에 두고 마주했을 때의 그 숨막힘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고어 표현이 좀 더 나오고 훨씬 더 어두운 암네시아가 좀 더 무섭긴 하지만 소마도 충분한 공포감을 전해줍니다.

 

 대신 이 게임에서는 숨을 방법이 마땅히 없는게 아쉬워요. 전작도 그랬지만 책상이나 침대 밑, 혹은 개인 옷장 같은 곳에 숨을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도 괜찮았을텐데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쉬워요.

[저할할 수 없는 적]

 어드벤쳐 게임에서 퍼즐요소가 빠질 수는 없습니다. 암네시아의 퍼즐 난이도가 쉬운 편이 아니었기에 걱정했지만 소마는 퍼즐 난이도가 훨씬 쉬운 편이라 암네시아처럼 헤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단순해진 것이 문제에요. 기억에 남는 퍼즐이 없고 해결을 하고 나서도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퍼즐이 있는 주위에 힌트가 되는 아이템이나 문서가 바로 놓여있는 편이고 아주 직접적인 힌트를 줍니다. 사실 대부분은 힌트 없이도 풀 수 있을 정도로 퍼즐이 단순해요. 오히려 퍼즐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아이템이나 힌트를 찾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이런 단순함에도 막히는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저는 전작의 퍼즐을 좋아해서 소마의 퍼즐 구성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적당히 어려운 면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단순했어요. 다른 공포 어드벤쳐들이 그저그런 퍼즐을 가지고 있을 때 암네시아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죠. 적당한 난이도라는 건 역시나 어려운 모양입니다. 

[단순한 퍼즐이 대부분]

조작도 쉽게 만들어 놓치 않았습니다. 버튼 하나만 눌러도 문이 열리거나 하질 않아요. 문의 손잡이를 잡은 후 반드시 밀거나 당기기까지 해줘야 문이 열립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아이템을 찾기 위해 서랍장을 뒤질 때도 그처럼 해야하며 레버를 누를 때도 저렇게 해줘야 합니다.

 

 사실 이런 조작감이 왜 필요한지 잘 이해는 안 갑니다. 다른 게임에서도 한번 씩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게임에 집중이 더 잘 되나?? 모르겠어요. 저는 대부분의 게임을 PS4 듀얼쇼크 컨트롤러를 연결해 놓고 게임을 하는데, 한 반씩 제대로 동작 안 할때마다 화가 납니다.

 

 놀랍게도 정말 많은 사물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데, 더욱 더 놀랍게도 그 대부분의 사물은 진행과는 상관이 없는 물품이며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왜 헷갈리고 시간 잡아먹게 쓸데없이 상호작용 다 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쓸데 없이 뛰어난 상호작용]

 주인공 사이먼은 얼마 전 차 사고를 당해 목숨은 건졌지만 뇌를 크게 다쳐 매일 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사이먼은 문쉬 박사의 뇌 재구성을 위한 뇌 스캔 연구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 그의 연구실에 찾아가 뇌 스캔을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눈을 뜬 사이먼. 그곳은 문쉬의 연구실이 아닌 알지 못하는 곳이었으며 사람도 없는 장소였습니다. 사이먼은 이 장소가 어디인지 알기 위해 또, 이 장소를 탈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이먼이 적을 피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 나서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자신을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기계들 뿐입니다. 그리고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 믿었던 캐서린마저 기계라는 것을 알고 사이먼을 절망합니다. 사람의 뇌를 스캔해 그 기억을 칩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죠.

 

 과거 한 사건으로 인해 인류가 존망의 기로에 놓였고 캐서린은 남아있는 사람의 뇌를 스캔해 우주에 발사하여 가상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아크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 이러면 최소한 몇천년 동안은 인류가 지속될 수 있다고 믿은 것이죠.

[뇌 스캔 실행]
[자신을 사람이라 생각하는 로봇]

 사이먼은 고민합니다. 인간의 기억을 심은 기계를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죠. 팔과 다리, 머리, 그리고 심장이 있어야만 사람이며 생물이라고 정의해야 하는가? 가상 공간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가 정말 인간이라 칭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자신을 사람이라고 믿는 기계들은 고통과 회환도 느끼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다를 것 없이 말이죠.

 

 칩을 복제해 같은 사람의 기억으로 여러 기계에 심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중에 누가 진짜이고 가짜인가? 진짜는 존재하기는 할까? 나아가서는 나는 누구인가? 까지 가게 되어 정말 무수한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 게임이 얼마나 주제의식을 잘 표현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게임으로 이야기의 기승전결도 확실하며 점진적으로 이야기를 극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도 훌륭합니다. 무거운 주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이야기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바다에서 발견한 새로운 물질과 그로 인해 벌어졌던 과거의 일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고 아크 프로젝트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도 상당히 즐겁습니다.

 

 다만, 캐서린과 아크 프로젝트를 제외한 배경설정은 대부분 문서와 녹음을 통해서만 가능해 꼼꼼히 찾아보지 않으면 내용 이해가 약간은 버거울 수 있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진짜 나란 무엇일까?]

 그래픽이 약간 떨어지고 퍼즐의 완성도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공간 속에서 주제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담아냄은 물론이고 아크 프로젝트를 비롯한 이야기마저 흥미롭게 담아냈습니다.

 

 특히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드는 주제의식은 소마라는 게임을 게임의 영역을 넘어 철학과 예술의 경지에 이르게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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