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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게임소감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두서없이 주절주절 씁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만 가지고
쓰는 것이라 객관적인 자료나 전문성이 떨어지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서풍의 광시곡을 끝마치고 바로 잡은 창세기전의 두번째 외전 템페스트입니다. 이 게임을 처음 본 것은 중학생 때 친구집에 가서 처음 보았습니다. 창세기전을 상당히 좋아했던 녀석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 표지에서부터 풍기는 미연시스러움이 저를 사로잡았었고 그림도 굉장히 이뻤습니다. 그리고 저 돌출된 허벅지... 아마 그때부터 저는 허벅지에 강한 집착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시 한창 게임잡지를 사면 게임을 번들로 주는 시기였었는데 친구들끼리 이미 완료해서 안 하는 구작 번들게임을 빌려주며 게임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 상당히 열심히 했었던 게임 중 하나가 에베루즈라는 게임이었는데 프린세스메이커 같은 육성에 미연시스러운 화면과 내용전개 그리고 간단한 전투까지 있는 독특한 게임으로 템페스트를 처음 봤을때 이 게임을 떠올리고 굉장히 끌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게임의 분위기가 밝게 바뀌면서 그래픽도 색도 밝아지고 전체적인 색감이 화사해졌습니다. 복합장르를 표방한 템페스트는 연애, 육성등의 요소를 넣으면서 연애시뮬레이션처럼 일러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기법을 사용하면서 상당히 덕후게임 냄새가 나게 만들어졌는데 바로 전 작품인 서풍의 광시곡과 대단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거기에 전투장면에서는 호빵맨의 비율을 보는듯한 대두를 선보여 상당히 아기자기함을 보여주는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도트가 너무 튀어보여 괴로운 면도 있지만 저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좋아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요 이벤트 장면에서는 서풍의 광시곡에서처럼 좀 더 사람다운 인체비율을 보여주는데 게임 초반 리처드의 대관식에서의 멋진 모습과는 달리 대관식 이후로는 상당히 빈약한 연출과 그래픽을 보여주어 대단히 아쉬웠습니다. 서풍의 광시곡이 인물표현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분위기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미연시? 일러스트는 좋다]


[서풍의 광시곡을 뛰어넘는 멋진 대관식 장면 이후로는 아름다운 그래픽을 감상하긴 힘들다]


[대두를 자랑하는 템페스트 전투그래픽은 정말 귀엽다]


 서풍의 광시곡이 그러했듯이 외전의 이름을 빌려서 대단히 색다른 게임을 내놓았습니다. SRPG의 모습은 전투에서만 찾아볼 수 있고 그 전투또한 이전과는 조금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본 틀은 마치 연애 육성시뮬레이션은 보는 듯 합니다. 인물의 일러스트, 대사창의 모습과 위치 그리고 가벼운 대사와 여주인공과의 호감도 체계는 이전 시리즈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며 RPG의 색채가 많이 옅어져 상당히 새롭게 느껴집니다. 게임의 진행또한 주요 스토리를 직선적으로 따라가던 이전작들과는 달리 9명의 여주인공 각각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훈련을 통한 능력치상승, 어드벤쳐를 통한 탐험을 구분해 놓아 마치 아틀리에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어드벤쳐에 준비되어 있는 던전은 전투경험을 쌓기도 좋고 확실한 타로카드 보상에 몇몇 던전에서는 멋진 장비도 마련되어 있어 도전욕구와 성취감을 동시에 만족시켜 줍니다.


 거기에 템페스트 서커스단을 통한 미니게임은 이 게임의 분위기를 잘 알려주는 요소인데 상당히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5가지 미니게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어서 미니게임에 숙련자가 된다면 벌어들이는 돈 또한 늘어나 더욱 빠지게 되기도 합니다. 단지 그 자금을 쓸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요.

 

[어드벤쳐, 트레이닝으로 나뉘어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어드벤쳐 모드를 통해 NPC에게 정보를 얻어 던전으로 갈 수 있다]


[서커스단 활동의 참맛!!]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전 시리즈에서 보기 힘들었던 각 인물들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대화인데 조금 유치하긴 하지만 성격을 잘 표현한 대사때문에 호감가는 여주인공이 바뀌기도 하고 더욱 빠져들게 되기도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애시뮬레이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러한 모습은 기존 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리즈 대대로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말장난처럼 보이는 이상한 말투때문에 반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존 팬이 아니라면 심한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덕력이 필요한 게임은 결코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시리즈의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시도를 하여 새로운 즐거움을 끌어내는데에 성공했습니다.. 이것보다는 오히려 시리즈 최초로 음성을 도입한 것 치고는 마지막 네번째 CD말고는 더빙된 목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는것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만약 더빙이 좀 더 제대로 됐다면 훨씬 더 몰입감도 좋고 밝은 게임 분위기에 어울렸을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개성이 확 들어나는 그녀들의 반응]


 연애, 육성등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표현하면서 특색있는 게임을 만들었지만 불행히도 그 깊이가 너무 얕은게 흠입니다. 여전히 전투와 레벨업을 비롯한 RPG 요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연애 시뮬레이션처럼 다양한 감정선을 매끄럽게 다루거나 다양한 사건과 복잡한 심리상태를 묘사하는 것까지 이르지 못하며 단지 2~3번의 선택지와 이벤트가 있을 뿐입니다. 물론 그 이벤트를 통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주인공의 뒷이야기를 알 수도 있고 사랑의 참맛까지는 아니더라도 달달한 대화와 사랑스러운 이벤트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즐거운 일이고 여러번의 반복 플레이 또한 가능케 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에밀리오와 주인공 샤른호스트는 여주인공을 훈련시켜 리처드와 대항할 힘을 기르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화하는 것은 전투에 활용하는 능력치입니다. 크게 전투, 마법, 타로카드, 휴식으로 나뉘어지는 훈련과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주인공들을 다양하게 육성해 볼 수 있으며 샤른호스트가 바로 옆에서 훈련을 해주면 피로도가 쌓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호감도까지 오르는 독특한 설정으로 다회차시 다양한 방향과 방법으로 육성해 볼 수 있다는게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육성 시뮬레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능력치 뿐만이 아니라 훈련의 종류에 따라서 변화하는 외모, 성격등을 보는 것이 큰 재미인데 템페스트는 전혀 그것을 활용하지 못합니다. 타로카드나 마법훈련등을 통해 차분한 성격, 전투훈련을 통한 강인한 성격으로 변한 대사나 모습을 표현하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음성만이라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어드벤쳐 또한 특색있는 미니게임이나 여주인공과의 관계에 따른 숨겨진 이벤트등 다양한 것을 준비해 놓았어야 함에도 그러한 요소는 전혀없이 지나치게 RPG의 모습만 갖추어 전투만이 반복되는데 육성과 연애 어드벤쳐 둘 중 한가지라도 깊게 파고들었다면 복합장르라는 이름에 조금 더 어울리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무래도 시리즈의 기본이 RPG이기 때문에 그것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둔 것 같은데 던전에서의 전투 말고도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던 어드벤쳐에서까지 단순하게 반복되는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이러한 단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던전을 통한 타로카드와 강력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수집욕을 자극하는 좋은 시도였고 몇몇 던전에서 나오는 강력한 적들과의 대결은 상당히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훈련을 통한 성장]


[강력한 적과 달콤한 보상이 있는 어드벤쳐 던전]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턴제 SRPG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외관에서부터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SRPG의 기본에 따라 하나의 큰 전장에서 다수의 적과 전투를 했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작은 독특하게 전장이 1~4개가 존재하며 화면구성또한 신선하게 바뀌었습니다. 하나의 전장은 소규모로 이루어져 있고 좁은 문이나 통로를 통해 다른 전장으로 갈 수 있다는 점 또한 독특한 점이며 여전히 배후공격이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어 전술적인 움직임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전차, 마장기등도 등장하며 여주인공들 또한 검, 총, 채찍,마법등 자신의 특색을 살린 무기를 가지고 있어서 전술적으로 다양한 움직임과 공격방식을 가져갈 수 있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요소들은 전투를 조금 늘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한 턴에 상,하 이동이 한 칸밖에 안 된다는 점과 전장이 여러장소일 경우 각 전장에 있는 아군 혹은 적군에게 턴이 넘어갈 시 화면전환이 잦아 적이 많아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기다림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말 재미없는 전투는 공중전인데 극후반을 제외하고 공중공격이 가능한 아군은 앤밖에 없습니다. 앤조차도 공중으로 올라가려면 기술도 못쓰고 몇턴동안 기다려야 하며 몇턴동안 기다려 공중으로 올라가면 적 공중군은 또 굉장히 약해서 김 빠지며 어드벤쳐에서 앤을 안 데려가면 공중전 자체를 치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전투를 승리할 수 없게 되는 불상사까지 생기는데 공중전이라고 공격방식도 특별하지도 않고 오히려 단순하기만 해서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는 전투방식이었다고 보여집니다.


 난이도는 시리즈 대대로 엉망인데 일반적인 육성만으로도 여주인공들의 능력치가 굉장히 강해짐은 물론이고 스탐블링거등 명검을 착용하면 쓸 수 있는 필살기 덕분에 후반 난이도가 극도로 쉽습니다. 발키리 아머가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후반 난이도가 낮아서 사실 육성방향에 대한 고민도 거의 필요없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창세기전의 이 강력한 초필살기를 좋아해서 서풍의 광시곡보다 훨씬 아름다운 필살기 연출과 압도적인 힘을 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엉덩이를 한 껏 드러낸 발키리 아머는 아름다웠습니다.


[화면전환을 통해 다른 전장으로 시점이 이동된다]


[정말 재미없는 공중전, 발키리 아머만은 이쁘다]


[서풍의 광시곡에서 참혹한 연출과는 다른 템페스트의 아름다운 초필살기 연출]


 템페스트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메리 팬드래건 왕녀의 아버지이자 팬드래건 왕국의 국왕인 윌리엄이 사망하면서 왕위를 장녀 엘리자베스가 아닌 윌리엄의 동생 리처드가 차지하게 되면서 엘리자베스와 윌리엄의 내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서풍의 광시곡에서도 등장했던 샤른호스트가 바로 템페스트의 주인공이며 윌리엄을 피해 온 엘리자베스를 비롯한 여러 여인들과 함께 용자의 무덤에서 힘을 기르며 세력을 키우고 윌리엄에 맞서야 합니다.

 한 나라의 내전을 다루는 내용이라 스케일이 클 것 같지만 중심이 되는 팬드래건 내전보다는 여주인공 각각의 이야기에 집중함과 더불어 나라의 정세를 반영하는 구성이나 대규모 전투도 거의 없고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 때문에 그것을 느끼긴 힘듭니다. 여주인공의 뒷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좋았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본편의 내용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점 또한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이렇게 여주인공의 속 이야기도 알게 되고 내전도 겪게 되면서 극이 막바지로 향하게 되다가 마지막 CD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화제가 전환이 되면서 주신, 암흑신이 살아있던 시절로 돌아가 뜬금없이 루시퍼와 리리스의 이야기가 한시간 넘도록 전개됩니다. 즉 팬드래건의 내전은 그저 단순한 사건에 불과하며 더욱 큰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로 게임이 끝이 납니다. 거대한 음모에 맞서 대결전을 펼치고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게임이 끝이 나는 당황스러운 전개인데 작가가 기승전결이란 것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힘들게 마음에 드는 여인과 호감도를 올려도 결국에 연결되는 것은 오직 한 사람 뿐이라 도대체 연애요소는 왜 넣은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제가 특히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주인공이 자신이 루시퍼라는 것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전2의 흑태자는 자신이 G.S라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고뇌에 빠지게 되며 그 고뇌 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아 신비전대를 조직하게 됩니다. 창세기전2의 이 장면은 대사도 멋있었고 내면의 갈등을 담은 내용이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루시퍼는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자신을 단숨에 받아들이게 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며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투 비 컨티뉴"로 마무리 되는 창세기전1편만큼은 아니지만 후속작을 대놓고 노린 더러운 마무리라는 점에서는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서야 뜬금없이 나오는 과거 이야기, 같은 이야기를 루시퍼와 리리스 각자의 시선으로 2번 진행된다. 스킵도 안된다]


[마장기 세라프는 멋있다]


 개인적으로 네번째 시디를 가득 채우고 있는 루시퍼 이야기가 가장 아쉬운 부분인데 루시퍼, 리리스 이야기에 대한 단서를 게임 내내 흘려주기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엉망이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전투 한 번 없이 급하게 끝맺음을 제대로 하지 못해 허무한 마무리가 됩니다만 루시퍼, 리리스 이야기만 따로 놓고 보면 상당히 괜찮습니다. 단지 그것이 게임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계가 어이없을 정도로 형편없어서 문제였죠.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했습니다. 특유의 가볍고 밝은 분위기와 간질간질하고 오그라드는 사랑이야기 그리고 몇번 나오진 않지만 서커스단 미니게임 또한 즐거웠으며 육성, 어드벤쳐를 통한 던전정복,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캐릭터성 짙은 대사를 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섞어놓다보니 그 깊이가 얕아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을만한 무언가가 이 게임엔 분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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